2024-04-25 01:22 (목)
정치에 매몰된 생활민원
정치에 매몰된 생활민원
  • 임채용 기자
  • 승인 2020.04.02 0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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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부 본부장 임채용

양산시의회가 부결한 양산 물금신도시 내 공영주차장 사업이 4ㆍ15 총선을 앞두고 정치 쟁점화로 점화되고 있다. 양산시의회 여ㆍ야 정치권이 공영주차장 조성 문제를 놓고 이견이 있는 가운데 지역민들도 조성 찬반으로 의견이 양분되고 있다. 이 때문에 생활민원인 공영주차장 조성 문제가 총선에 이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우려스럽다.

이 같은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은 물금 지역 내 주차장 조성 추진 과정에서 기인하고 있다. 양산 물금신도시는 신도시 조성으로 도시화가 급격히 진행된 지역이다. 그러나 한국토지주택공사는 2004년 택지를 분양하면서 제대로 된 주차공간 확충 없이 분양해 결과적으로 주차 지옥을 만들었다. 양산 물금신도시는 아파트, 상가와 음식점 등 주거와 상가가 혼재되면서 이 일대 왕복 2차로 불법주차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고질적인 주차 민원이 수년째 이어져 오면서 하천변 등 다양한 주차장 조성 방안을 모색했다. 제시된 주차장 조성계획들은 역 민원으로 수차례 무산되는 과정을 겪다 황산어린이공원 부지 지하를 활용한 자하 공영주차장 조성으로 의견이 모였다. 2017년 야당 시의원이 제시한 황산어린공원 부지 지하 공영주자장 조성 사업은 타당성을 얻었다. 양산시는 이 사업을 정부 SOC 사업 공모에 신청해 선정되면서 국비 20억 원을 확보했다. 양산시와 양산시의회도 두 손을 모아 예산 확보에 나서는 등 지하 공영주차장 조성에 힘을 얻어나갔다. 그러나 양산시의회는 사업 추진을 위한 막바지 예산 확보를 위한 예산심의를 하면서 이 사업을 부결시켰다. 그동안 양산시와 시의회가 손을 모았던 범어 택지 내 주차 숙원이 갑자기 멈추게 된 셈이다. 사실상 무산될 처지에 놓였다고 봐도 무방하다.

양산시의회가 지하 공영주차장 조성에 제동을 걸고 있는 주된 이유는 사업 효용성 문제다. 황산어린이공원 지하주차장은 국비 20억 원 등 모두 90억 원을 들여 주차 대수 90면 규모로 조성할 계획이었다. 주차 1면당 1억 원이 들어가는 셈이어서 주차 1면당 소요되는 비용은 과다한 편이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은 막대한 사업비에 비해 90면에 불과해 만성적인 범어 택지 내 고질적인 주차 민원 해소에는 역부족이라는 판단이다.

이에 반해 미래통합당 소속 시의원들은 범어 택지 주민과 상가 이용 시민 불편 해소를 위해 하루빨리 주차장을 조성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여기에다 물금 황산마을과 백호마을 이장과 주민 등 지하 공영주차장 조성지 인근 주민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사업을 부결시킨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을 비난하고 나섰다. 이들은 하루빨리 공영주차장을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반해 황산초등학교 등 학부모들도 학교와 인접한 어린이 공원에 지하주차장을 건립하면 이용 차들로 인해 아이들이 교통사고 위협이 있고 지하 공영주차장 건설에 따른 소음과 분진, 공사 차량 등으로 아이들이 위험에 노출된다며 주차장 조성을 반대하고 나섰다.

이 같은 정치권과 주민 간의 충돌로 양산시 곤혹스럽다. 잘 추진되던 공영주차장 사업이 표류 내지 무산 위기에 놓이자 곤혹스럽다. 애초 신도시 조성 과정 때부터 어긋한 공영주차장 확보 난맥상은 이번 여야 대립으로 인해 극명하게 드러난 셈이다. 생활민원에도 정치 논리 작동 등 정치화가 또 다른 민원 해결에 걸림돌로 부상하고 있어 앞으로의 일이 막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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