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옻칠처럼 깊고 단아하게, 명품 갤러리 만들어요”
“옻칠처럼 깊고 단아하게, 명품 갤러리 만들어요”
  • 박성렬 기자
  • 승인 2020.03.31 2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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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촌(村)살이
서면 송치화 씨
(‘옻채 아트’ 대표)

지난해 예계마을 ‘옻채 아트’ 개관
남해군 내ㆍ외 미술가 전시공간
딸 김나래 옻칠공예가 성장 기반
옻채 아트는 ‘옻칠로 채우다’라는 의미로 미술품 갤러리와 옻칠공예품 전시ㆍ판매 공간을 겸하고 있다. 사진은 옻채 아트 외부 전경
서면 예계마을에는 바다를 향해 들어선 멋진 갤러리가 있다. 갤러리 ‘옻채 아트’를 세운 송치화 대표 모습.

보물섬 남해군의 서면의 1024번 지방도를 따라 자동차를 달려보자.

구불구불 한적한 시골길을 타고 가다 보면 남해가 과연 보물이라 할 만한 자연환경을 가졌음을 금방 느끼게 된다.

남해군 남면 홍현마을부터 서면으로 이어지는 망망한 바다와 여수로 통하는 뱃길을 오가는 크고 작은 선박들, 햇님이 물 위에 그리는 윤슬과 해 지고 난 후 펼쳐지는 붉은 노을의 장관… 이를 보지 못했다면 남해를 보았다 말하지 못한다.

이 시골길을 달려보신 분들에게 여쭙는다.

1024번 지방도 서면 길(남서대로)에서 또 무엇을 보셨는가?

스포츠파크에서 불과 2㎞ 정도 더 달려 예계마을을 지날 때 바다를 향해 서 있는 빨간 벽을 발견하셨는가? 그 빨간 벽이 무엇인지는? 그것이 갤러리 ‘옻채 아트’의 넓은 등이라는 것은 누구도 짐작 못한다.

 △‘옻채 아트’, 성장 기대되는 명품 갤러리

남해군 서면 남서대로 1903(작장리 271번지). ‘옻채 아트’에서는 지금 박기웅 작가의 전시회가 진행 중이다.

야외 전시장에는 선악과를 사이에 두고 범죄 직전의 상황에 놓인 아담과 이브의 모습이 스테인리스 작품이 되어 서 있고 실내 전시장과 옥상 전시장에도 다양한 조소작품들이 전시됐다.

박기웅 작가는 홍익대학교와 영국 노팅햄 트랜트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스페이스 드로잉’ 시리즈들을 스테인리스 스타일을 활용한 하이브리드 조각형식의 맥락에서 개척해오고 있다.

우리나라와 일본, 미국, 유럽 여러 나라에서 82회의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한국, 스위스, 싱가포르, 미국, 벨기에 등 세계 각국의 컬렉터들이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옻채 아트 송치화 대표 또한 박기웅 작가의 작품 소장자 가운데 한 사람이다.

옻채 아트는 ‘옻칠로 채우다’라는 의미로 미술품 갤러리와 옻칠공예품 전시ㆍ판매 공간을 겸하고 있다. 사진은 옻채 아트 외부 전경

 

앞서 등장한 아담과 이브 작품이 그것이고 실제 사람보다 더 큰 금속의 거인들은 뛰어난 조형미와 웅장한 규모로 보는 이들을 압도하며 옻채 아트의 상징물로 자리 잡았다.

옻채 아트는 아직 남해군민들에게 조차 널리 알려져 있지 않지만 사실 이곳은 벌써 개관 1년을 앞두고 있는 알려지지 않은 명소 중 명소이다.

지난 “2019년 5월 개관한 이후 벌써 1년이 다 돼 가네요. 옻채 아트는 예계마을 바닷가에 조성돼 다랭이논과 바다, 빨갛고 하얀 건물과 야외 조각 작품이 한데 어우러진 예술적 공간이지요. 지난해 개관과 함께 조각가 박찬갑 작가 초대전을 연 바 있고 지금은 진행 중인 박기웅 작가 전시회는 4월 30일까지 이어질 예정입니다. 앞으로도 여러 우수 작가들의 작품전이 펼쳐질 예정이니 예술을 사랑하시는 작가님들과 남해군민, 관광객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부탁합니다.”

별다른 홍보활동도 없이 조용히 예술과 함께해 온 1년. 송치화 대표는 개관 1년을 되돌아보며 이와 같이 초대의 말을 남겼다.

오는 5월 ‘옻채 아트’에서는 남해 귀촌 작가인 박세상 작가 초대전이 펼쳐질 예정이다.
 

옻채 아트 옥상에 꾸며진 작품 전시 공간. 지금 옻채 아트에서는 박기웅 조각가 초대전이 열리고 있다
옻채 아트 옥상에 꾸며진 작품 전시 공간. 지금 옻채 아트에서는 박기웅 조각가 초대전이 열리고 있다

△‘옻채 아트’ 태동부터 탄생까지

김성남ㆍ송치화ㆍ김나래 세 가족은 김해시와 부산시에서 오래 살았다.

어느 날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는 세 가족은 경치 좋은 곳에서 자연과 예술이 조화를 이루는 꿈의 공간을 운영하겠다는 생각으로 남해 귀촌을 결심했다.

처음에는 거제도를 생각했지만 거대한 조선소가 거슬렸고 굴뚝 산업이 없는 남해가 가족의 귀촌지로 최종 결정됐다.

벌써 10년 전인 지난 2010년의 일이었다.

가족은 남해군 남면에서 펜션을 열었다.

옻칠공예가인 딸 나래 씨의 전도(前途)를 생각해 갤러리를 염두에 두고 설계ㆍ시공한 공간이었다.

그러나 갤러리도 펜션도 처음 운영하는 가족에게 갤러리와 펜션의 융합 및 운영은 쉽지 않았다.

펜션 영업은 말할 것도 없고 갤러리를 겸한다고는 해도 전문 갤러리는 아니었기 때문에 큰 작품을 전시하기도 힘들었다.

펜션을 정리한 가족은 구례예술인마을로 잠시 자리를 옮겼다가 보물섬 남해로 되돌아오게 된다. 그리고 바다 경관이 뛰어난 서면 예계마을에 ‘옻채 아트’가 들어섰다.

옻채 아트는 남해읍에서 건축사사무소를 운영 중인 김성남 씨의 작품으로 2019년 경상남도 우수주택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옻채 아트’의 옻채는 ‘옻칠로 채우다’라는 뜻입니다. 벽을 빨간색으로 칠한 것도 옻칠이 검은색이나 빨간색이 많기 때문에 선택한 것이었어요. 옻채 아트는 여러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갤러리이면서 옻칠공예 작품 전시ㆍ판매장이기도 합니다. 오는 5월 박세상 작가 초대전을 시작으로 전시공간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작가들의 갤러리 역할을 수행하는 한편, 또한 화려한 옻칠공예를 선보이는 공간이 되겠습니다.”

송치화 대표는 이와 같이 ‘옻채 아트’의 탄생배경과 방향성에 대해 설명했다.

 △‘옻채 아트’ 미래 주역, 옻칠공예작가 김나래

옻채 아트의 미래 주역은 김석남ㆍ송치화 부부의 딸인 김나래 옻칠공예가다. 사진은 김 작가의 옻칠 공예 작품
옻채 아트의 미래 주역은 김석남ㆍ송치화 부부의 딸인 김나래 옻칠공예가다. 사진은 김 작가의 옻칠 공예 작품

 

옻채 아트는 엄밀히 말해 김성남ㆍ송치화 부부의 딸 김나래 옻칠공예가의 공간이다.

부부가 남면에 갤러리 펜션을 시작한 것도 김 작가를 염두에 둔 결정이었고 서면에 갤러리를 열어 ‘옻채 아트’라 명명한 것 또한 이 공간이 김나래 작가를 위한 것임을 나타낸다.

김나래 작가는 현재 울산에서 작품을 준비하고 있으며 2021년 봄 남해로 돌아와 옻채 아트를 이어갈 계획이다.

김 작가는 “4년째 울산에서 머물며 2020년, 2021년 공예 트랜드 페어에 출품할 작품을 준비 중입니다. 내년 대회 출품작 제작이 마무리되는 2021년 2~3월경 남해로 돌아갈 생각”이라고 말하고 “갤러리 명칭은 ‘옻채 아트’이지만 저는 이곳을 저만의 공간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아요. 갤러리는 여러 작가들을 위한 전시공간으로 활용하고 저는 저만의 디자인과 기법을 찾으며 작가로서의 완성도를 높이는 시간을 가질 겁니다. 보물섬 남해군에 가면 도장과 액세서리 같은 생활공예품들을 많이 선보일 예정이며 옻칠공예 수업을 개설해 남해군민과 만날 생각도 갖고 있어요”라고 남해 복귀 이후의 계획에 대해 야무지게 설명했다.

이어 “옻칠 공예란 옻나무에서 얻은 천연 수지 도료를 사용해 작업하는 전통공예로 옻 도막의 우수한 성질 때문에 가구, 칠기, 공예품은 물론 유리, 금속, 도자기 등 많은 곳에 적용됩니다. 제품에 옻칠로 마감하면 방수와 항균은 물론 화학반응에도 탁월한 보존효과를 갖게 되며 깊은 색감으로 인해 고풍스럽고 단아한 매력을 느낄 수 있지요”라며 옻칠공예의 매력에 대해 언급했다.

옻채 아트는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매주 월요일 휴관한다.

실내 전시장 입장료는 1천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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