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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이 원하는 지도자의 자질
시민이 원하는 지도자의 자질
  • 경남매일
  • 승인 2020.03.30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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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격ㆍ자격 겸비해 믿음 줘야

겸손 갖추고 유혹 흔들리지 않길
선한청지기 공동체 대표 / 굿서번트 리더십센터 소장 하성재

지난 미국 대선을 앞두고, 2009년 7월경 캘리포니아에서는 두 명의 미 대선 주자가 공식적으로는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이는 행사가 열렸다. `리더십과 긍휼`이라는 주제로 개최된 이 행사는 새들백 시민 포럼(Saddleback Civil Forum)이라는 모임이었다. 미국 내 여러 방송사를 통해서 실시간 중계된 이 행사를 통해 두 명의 대선주자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했고, 이 과정에서 `미국이 원하는 리더십`이라는 특집의 글을 타임이라는 잡지에 실었다. 특히 리더들이 부딪히는 근본적인 문제와 그 해결책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데, 4월 15일 제21대 총선을 앞두고 있는 우리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시민들이 믿고 세우길 원하는 리더의 첫 번째 자질은 성실함(integrity)이다. 그리고는 `성실함`을 두 가지로 설명한다. 첫째는 마음의 투명함(integrity of heart), 둘째는 손의 능숙함(skillful hands)이다. 여기서 투명함은 `인격`을, 능숙함은 `자격`을 말한다. 즉 시민들이 원하는 리더는 인격과 자격을 겸비한 사람이다. 왜냐하면 신뢰성(credibility)이 없으면, 믿음(trust)을 줄 수 없고, 믿음을 주지 못하는 사람은 리더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거의 모든 리더십 이론에서는 믿음과 신뢰는 성실성(integrity)에 기반을 둔다고 가르친다. 성실성을 기초로 한 리더만이 바른 곳으로 사람들을 인도할 수 있다. 꿈만 꾸는 사람이 아니라 자질을 갖춘 선장을, 이미지만이 아니라 인격이 성실한 리더를 원한다. 시민들은 이런 리더를 원한다.

시민들이 리더들에게 원하는 두 번째 덕목은 겸손((Humility)이다. 이미 잊고 있겠지만, 지난 20대 총선 결과에 대한 한결같은 논평은 "오만한 권력에 대한 준엄한 단죄"였다. 독단, 아집, 힘겨루기 같은 것은 이제 집어치우고 대화, 타협, 설득의 정치를 해보라는 것이 시민들의 뜻이었다. 그러나 20대 국회의 끝자락에서 과연 그 소명을 다했는지 성찰하는 국회의원들은 몇이나 될까? 결국 겸손하지 않은 자들은 부끄러움을 당하게 된다. 그래서 성경에서도 "너희 중에 누구든지 크고자 하는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라"(막10:43)고 권면한다.

시민들이 리더들에게 원하는 마지막 덕목은 관대함(generosity)이다. 국회의원들은 헌법이 보장하는 불체포특권과 면책특권이 있다. 게다가 1억 원이 넘는 세비, 후원금 모금, 7명의 보좌관과 2명의 인턴 등 국회의원 1명을 4년간 유지하는데 35억 원이 소요되고, 약 200여 가지의 혜택도 모두 혈세로 지원된다. 엄청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 영향력으로 무엇을 하는가에 달려있다. 국회의원 후보자들은 모두 자신을 뽑아달라고 한다. 그 많은 영향력을 자신에게 달라고 한다. 그 영향력의 목적은 무엇일까? 영향력은 영향력이 없는 사람들을 위해 사용돼야 하는 법이다. 리더는 그 영향력을 리더 자신이 강력해지기 위해서 사용해서는 안 된다.

특히 이 글에서는 리더들은 수많은 문제들을 직면하게 되는데, 그 문제들을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한다. 성(sex)의 유혹, 물질의 유혹, 명예의 유혹이라고 한다. 이 유혹들은 앞서 말하는 시민들이 원하는 세 가지 자질들에 의해서 이길 수 있다고 충고한다. 성에 대한 유혹을 이기기 위해서는 투명성과 성실함(integrity)이 필요하고, 돈에 대한 욕심을 이기기 위해서는 관대함(Generosity)의 자질이 필요하고, 끝으로 더 나은 지위에 대한 유혹을 이기기 위해서는 겸손함(Humility)의 자질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이번 21대 총선에는 성실성, 겸손함, 관대함의 자질을 가진 일꾼들을 잘 뽑아서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적 소명을 다하고, 우리와 우리의 다음 세대들이 행복한 공동체를 이뤄가는 시금석을 만들 수 있기를 간절히 소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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