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멋집]안 짠 장에 담긴 게 “여수 게장보다 맛있어요”
[맛집&멋집]안 짠 장에 담긴 게 “여수 게장보다 맛있어요”
  • 김정련 기자
  • 승인 2020.03.29 22: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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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장유 무남정

연평도 꽃게와 비법간장 조화
십여 가지 약재 비릿한 맛 잡아

국물 자작한 LA갈비찜도 별미
자극적이지 않은 음식 손님 발길
인천 연평도에서 잡은 신선한 꽃게와 십여 가지 약재가 들어간 비밀간장으로 만든 무남정 시그니처 메뉴 간장게장.
무남정 허진영 대표

최근 80여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상윤쓰’가 ‘밥도둑 스페셜’을 주제로 간장게장과 새우장, 연어장 등을 준비해 라이브 먹방에 도전장을 냈다. 영상 속에서 그는 “간장게장은 예전에 먹었던 것에 비하면 비린 수준이 덜했지만 원래 간장게장은 좀 비린가보구나”라며 끝내 먹방을 성공하지 못하고 촬영을 종료했다.

이처럼 간장게장은 ‘밥도둑’으로 불리고 있지만 게장 특유의 비릿함과 짠맛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는 음식이기도 하다.

영상을 보자마자 몇 년 전 인터넷으로 구매한 비리고 짠 간장게장이 떠올랐다. 그 뒤로 자연스럽게 간장게장은 찾지 않게 됐다. 얼마 전 한 지인의 추천으로 게장한정식ㆍ갈비찜 전문점인 ‘무남정’에 들러 몇 년 만에 처음으로 간장게장에 손을 댔다.

장유 율하 카페거리 근처 관동로에 위치한 무남정은 넓은 주차장을 확보하고 있어 방문객의 주차 걱정을 덜어준다.

무남정의 허진영 대표는 “인천 연평도에서 잡은 신선한 꽃게만 사용한다”며 “신선한 꽃게로 꽃게장을 담가 비리고 짠맛을 잡는 게 무남정 꽃게장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평소 그다지 비린 음식을 즐기는 편은 아닌 사람, 특히 날것은 더더욱 가까이 하지 않는 사람은 짭짤한 간장게장보다는 매콤한 양념게장 파가 많다. 그럼에도 간장게장을 밥도둑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노오란 알이 가득 들어찬 몸통과 환상적인 간장의 조합 때문일 것이다.

허 대표가 메인 메뉴인 간장게장과 갈비찜을 내왔다.

먹기 좋은 크기로 다듬어진 게들이 찰랑이는 짙은 갈색의 간장에 발목을 담그고 있다. 보자마자 감탄이 절로 나온다.

무남정 간장게장 한 상 차림.

위생장갑을 낀 손으로 몸통 하나를 들어 입 안 가득 넣고 있는 힘껏 쭉 짜 들이마셨더니 탱글탱글한 알이 입안으로 흘러넘친다. 밥을 곁들이지 않아도 짜지 않다.

신선한 속살과 양념간장의 맛이 어우러져 입안에서 춤을 춘다. 녹진한 알이 게의 풍미를 더하고 맛의 끝에는 매콤한 고추가 알싸하게 퍼지며 내장 특유의 비린 맛을 잡아 준다. 조금 더 매콤한 맛을 즐긴다면 청양고추를 요청해도 좋다.

주황색 알이 가득 찬 간장게장은 얇게 썬 홍고추와 함께 시각적인 즐거움을 한껏 끌어올려 더욱 빛을 발한다. 등을 숨기고 누운 게딱지에는 내장과 함께 송송 썬 파가 한 가득이다. 이어 밥을 몇 숟갈 퍼 게딱지에 넣고 밑반찬으로 나온 날치알과 함께 섞었다. 게딱지 구석에 숨은 알과 내장을 조금이라도 놓치지 않고 싹싹 긁어모아 김에 싸 먹었다. 게장의 풍미와 김의 고소함이 은은하게 잘 어우러진다.

점심시간을 훌쩍 넘긴 시간이라 식당 안은 특별한 대화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다만 간장게장의 다리를 쪽쪽 빠는 소리와 게딱지에 밥 비비는 소리만 가득하다.

허 대표는 “신선하지 않은 꽃게로 장을 담글 시 꽃게가 물러져 상품으로 가치가 없다. 서해안에서 주로 잡히는 꽃게는 인천의 대표적인 수산물이다. 특히 인천 앞바다 서해도 중 한 곳인 연평도는 꽃게 산지로 유명하다. 꽃게는 봄철과 가을철에 잡힌다. 봄철에는 알이 가득 배 있는 암꽃게가 주로 잡히며 암꽃게는 주로 게장을 담가 먹는다. 한정식에서 빠지지 않는 간장게장은 암꽃게로 만든다”고 했다.

허 대표는 “해마다 꽃게 가격이 올라 가격을 맞추기 쉽지 않지만 늘 무남정을 찾아주시는 단골손님을 위해 매번 같은 곳에서 공수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며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무남정을 찾아주시는 손님이 절반으로 줄었다. 그래도 타 식당 매출이 90% 이상 감소한 것에 비하면 여전히 무남정을 찾아주시는 손님들께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LA갈비로 만든 국물이 자작한 갈비찜은 버섯과 갈비, 떡 등 각종 야채가 푸짐하게 들어가 있다.

부드러운 살결을 뼈와 분리해 밥에 쓱싹쓱싹 비벼 먹었다. 무남정의 밑반찬을 비롯한 모든 메인 메뉴의 특징은 짜지 않다는 것이다. 짜지 않아 속이 부대끼지 않고 편안하다. 간장이 듬뿍 든 게장과 양념게장을 먹고 나면 평소보다 물을 두 배로 마시게 돼 속이 불편했는데 무남정에서 한 식사는 그런 번거로움을 거치지 않았다.

메인 메뉴에 양념 게장은 없지만 허 대표는 손님들이 양념게장을 맛 볼 수 있도록 양념게장 한 접시를 제공한다. 빨간 양념 소스를 가득 물고 있는 양념 게장 역시 입 안 가득 넣고 쭉 짜 먹어도 짜지 않다. 양념게장이 부족한 손님은 추가로 주문할 수 있다. 무남정의 또 다른 별미는 간장새우장이다.

통통한 에콰도르산 왕새우와 비법 간장의 조화가 잠자던 미각을 깨운다. 새우의 크기가 커 세 마리만 먹어도 금세 밥 한 공기를 비우게 한다. 탱글탱글한 새우는 간장게장과는 다른 또 다른 씹는 즐거움을 준다. 허 대표는 얼마 전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는 손님들을 위해 배달업체 서비스에 가입했다. 장유 주민들은 배달의민족 배달 서비스를 통해 무남정 간장게장 등을 맛 볼 수 있다.

다른 게장 전문점처럼 무남정에는 꽃게 찜과 꽃게탕 등의 다른 꽃게 메뉴는 볼 수 없다.

허 대표는 “게 전문점인 만큼 손님들께 게를 이용한 다양한 메뉴를 제공할까 생각도 했었지만 기존 음식의 질을 계속해서 유지하고자 메뉴를 더 늘리지 않기로 했다”며 “앞으로도 무남정을 찾아주시는 단골손님들을 위해 늘 신선한 간장게장으로 보답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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