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교통법으로 본 개인이동수단에 관한 소고
도로교통법으로 본 개인이동수단에 관한 소고
  • 경남매일
  • 승인 2020.03.26 0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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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김주복

우리 생활과 가장 밀접한 대표적 법률 중의 하나가 도로교통법이다. 도로교통법은 1961년 12월 31일 법률 제941호로 제정돼 현재까지 십수 차례 개정을 거듭하면서 시행되고 있다.

올해를 `교통패러다임의 전환의 해`라고 표현할 만큼 도로 교통질서의 확립에 관해 정부와 관련 단체들이 모든 역량을 집결하고 있는 분위기다.

작년 6월 25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이른바 `윤창호법`(법안 내용은, 음주운전으로 인명 피해를 낸 운전자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이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 개정안`과 음주운전 기준을 강화하는 내용 등을 담은 `도로교통법 개정안`)으로 인해 음주운전 적발 건수가 20% 정도 감소했다고 한다.

또한, 올해 3월 25일부터는 `민식이법`(어린이보호구역 내 신호등과 과속단속카메라 설치 의무화 등을 담고 있는 `도로교통법 개정안`과 어린이보호구역 내 안전 운전 의무 부주의로 사망이나 상해사고를 일으킨 가해자를 가중처벌하는 내용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등)이 시행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생활 주변 곳곳에는 아직도 도로교통법에 대한 인식과 이해 부족으로 인해 위법행위들이 버젓이 일어나고 있다.

가장 흔한 예로, 요즘 유행하고 있는 개인이동수단(Personal Mobility, 전기자전거, 전동 킥보드나 전동휠 등)을 운전면허도 없이 인도나 자전거도로 위를 운전하거나 음주를 한 상태로 운전하는 경우가 그렇다.

도로교통법은 이것들을 `원동기장치자전거`로 분류한다(도로교통법 제2조 제19호). 즉, `배기량 125cc 이하의 이륜자동차 또는 배기량 50cc 미만의 원동기를 단 차`로 분류하고 있으므로, 이것들을 운전하려면 원동기장치자전거 면허나 자동차 운전면허가 있어야 한다. 면허가 없거나 면허정지 기간에 아무런 생각 없이 탔다가 적발되면 1년 이하의 징역형이나 300만 원 이하의 벌금형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이것들은 도로교통법상 `차마`로 분류되기 때문에 차도로 통행해야 하고 자전거도로 이용은 법률상 불가하다. 자전거도로 주행이 가능한 전기자전거는 페달 보조(PAS)방식뿐이고(자전거 이용 규칙 개정에 따라 2018년 3월부터 `페달 보조` 방식의 자전거는 자전거도로 주행 가능), 오토바이처럼 페달 조작 없이 레버 조작만으로 주행하는 `스로틀(throttle)` 방식은 일반 도로 주행만 가능하다.

도로교통법에 대한 인식과 이해 부족으로 형사처벌을 받는 사례도 종종 있으나, 아직은 처벌 수위가 약한 경향이다.

실제 사건을 소개해 본다.

A 씨는 2019년 10월 22일 오전 1시쯤 원동기장치자전거 면허 없이 서울 학동역 부근 도로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112%의 상태로 `듀얼 트론` 전동 킥보드를 운전해, 무면허 운전과 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됐다. A 씨는 특히 이전에도 음주운전으로 단속돼 처벌받은 적이 있어 도로교통법 142조의 2 1항의 `반복 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됐다(2회 이상 음주운전자를 단순 음주운전 중 혈중알코올농도가 가장 높은 0.2% 이상인 운전자와 똑같이 취급해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 원 이상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함).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방법원(2019고단 8190)은 A 씨에게 벌금 1천만 원을 선고하면서, 그 양형과 관련해, "피고인은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된 상태에서 다시 술을 마시고 전동 킥보드를 운행했고, 음주 수치도 상당하며 사고로 이어졌고, 이 사건 이전 징역형의 집행유예의 선처를 받은 것을 포함한 음주운전 및 다수의 무면허 운전 처벌 전력이 있음에도 자숙하지 아니하고 다시 범행을 저지른 불리한 정상들을 고려하면, 징역형을 선택해 실형을 선고해야 하는 것이 마땅한 것이 아닌가 하는 판단도 드나, 전동 킥보드가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금지규정의 적용을 받는 `자동차 등`에 해당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아직 법인식이나 구체적인 운용이 정착되지 아니한 부분이 있어 피고인의 범의가 중하다고 볼 수는 없는 점 등을 고려해 다시 한번 벌금형을 선택하기로 한다"고 판단했다.

비단 도로교통법의 문제에만 그치지 않는다. 우리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내용이라면 관련 법률이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내용이 무엇인지 미리 이해하고 살아가야만 예상 밖의 고초를 피할 수 있다.

`법률의 부지는 용서받지 못한다`는 법언을 깊이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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