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09:11 (토)
프로농구, 출범 23년 만에 조기 종료
프로농구, 출범 23년 만에 조기 종료
  • 연합뉴스
  • 승인 2020.03.25 0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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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ㆍSK 공동 1위 시즌 마무리

이상범ㆍ문경은 감독 "아쉬워"

이 감독 "윤호영ㆍ김태술 감사"

문 감독 "기대 이상으로 잘 와"
이상범 원주 DB 감독(왼쪽)과 자유계약선수 최대어 김종규 선수. /연합뉴스

"축하받아도 되는 건가요? 우승 아니고 그냥 1위면…"(이상범 원주 DB 감독)

"뭐라고 기분을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네요."(문경은 서울 SK 감독)

프로농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출범 23년 만에 처음으로 시즌을 `조기 종료`하면서 `공동 1위`로 시즌을 마친 두 사령탑은 유례없는 상황에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도 쉽게 정할 수 없는 모양이었다.

이들은 매듭짓지 못한 승부엔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결정을 존중하며 사태 종식을 기원했다.

이상범 DB 감독은 24일 KBL 이사회의 시즌 조기 종료 결정 뒤 "4라운드 전승을 거두며 완전히 올라탄 상승세가 6라운드까지 이어지기를 기대했는데, 이렇게 돼버려 아쉽다"고 소감을 밝혔다.

DB는 지난달 28일 창원 LG와의 경기까지 3연승을 이어가며 28승 15패로 선두에 오른 채 정규리그가 끝나면서 이날 SK와 공동 1위를 확정했다.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 김종규까지 영입하며 정상을 향한 꿈을 부풀린 시즌이었으나 끝을 보지 못한 채 막을 내렸다.

이 감독은 "다시 `대권`에 도전하려고 종규도 데려왔고, 막바지 기세가 좋아서 이대로라면 한 번 가 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라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하지만 "모든 게 끝나면 다 아쉬운 법 아니겠나"라며 "한 시즌 선수들 모두 수고했고, 지금부터 내년을 잘 준비하겠다"고 이내 털어냈다.

간판 슈터 허웅을 비롯해 시즌 내내 부상자가 속출한 가운데 "선수들이 열심히 해주고, 한 발 더 뛰어줬다"고 칭찬한 그는 "특히 고참으로서 선수들을 잘 다독이고 분위기를 이끌면서 제 역할을 해준 윤호영과 김태술에게 고맙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29일 이번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인천 전자랜드를 잡고 5연승을 질주하며 DB와 공동 선두를 이룬 채 중단을 맞이한 SK도 아쉬움이 크기는 마찬가지다.

지난 2017-2018시즌 정규리그 1위인 DB를 물리치고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한 뒤 지난 시즌은 하위권에서 보냈으나 이번 시즌엔 정상 재도전의 분위기가 무르익던 중이었기 때문이다.

문경은 감독은 "재작년에 이미 `고기`를 먹어보지 않았나. 올해도 선수들의 눈빛과 생활, 훈련 자세 하나하나를 보면 그때처럼 분위기가 올라온 게 보였는데, 승부를 내보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고 곱씹었다.

그러나 시즌 전반적으론 "4라운드 3승에 그치며 순탄치 않았지만 5라운드에 김선형과 최준용의 부상 공백 속에서도 5연승을 거둬 공동 1위에 올라 좋은 모습으로 끝낼 수 있었다. 기대 이상으로 잘 왔다"고 총평했다.

문 감독은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니 긴장의 끈을 조금이라도 놓지 말라고 하고 훈련을 해왔다. 오늘 이사회가 열리는 시간에도 훈련을 하고 있었다"면서 "선수들의 아쉬움도 클 텐데, 잘 다독이겠다"고 말했다.

예년이라면 정규리그 막바지 레이스를 벌여야 할 때 `오프 시즌`을 맞이한 건 베테랑인 두 감독에게도 낯선 상황이다.

"당장 내일부터 어떤 생활을 해야 할지 멍하다. 계속 긴장하고 있다가 갑자기 끝이라니 스케줄이 고민된다"고 전한 문 감독은 "우선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고 신인이나 부상 선수에게는 재활 계획을 짜줘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갑자기 일이 밀려 들어와 이번 주 무척 바쁘게 됐다"면서 "FA 계약과 외국인 선수를 비롯한 선수 구성 작업을 바로 시작해야 할 것 같다. 재계약 문제도 있다"며 웃었다.

여러모로 복잡한 심경 속에서도 이들은 코로나19 사태가 하루빨리 끝나기를 한마음으로 바랐다.

문 감독은 "이렇게 시즌이 끝나 찝찝하지만, 건강이 가장 중요한 거고, 어수선한 나라가 안정되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고, 이 감독도 "코로나19가 빨리 잠식되기를 바란다. 건강에 유의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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