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령군수가 당연직으로 맡고 있던 의령군체육회 회장이 2020년 1월 14일 자로 선거를 통해 민간인이 회장을 맡게 되는 전환점을 맞았다. 이번 첫 민간 체육회장 선거는 2019년 1월 15일 공포된 `지자체장과 의원의 체육 단체장 겸직 금지`에 따른 것이다.

개정(법률 제16225호)된 국민체육진흥법에 따르면 현행법은 체육 단체의 장에 대해 겸임을 제한하는 규정이 없으므로， 대부분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체육단체의 장을 겸임하고 있다. 따라서 지방자치단체의 장 또는 지방의회 의원이 체육 단체를 이용해 인지도를 높이거나 정치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 체육 단체의 정치화가 발생하고 있으나 이를 규제할 수 있는 근거가 없었다.

이에 따라 체육단체의 장은 지방자치단체의 장 또는 지방의회 의원이 겸직할 수 없도록 제한함으로써 체육단체를 정치적인 영향력에서 배제하려는 것이다. 현행 국회법은 정치와 체육 분리의 원칙에 따라 국회의원이 체육단체장을 맡지 못 하도록 규정됐으나 지자체장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번 법 제43조의 2(체육단체의 장의 겸직 금지) 통과로 자치단체장이 체육단체장을 겸직 못 하도록 원천 봉쇄된 것이다.

이런 시대적 변화와 같은 맥락에서 의령군수가 당연직으로 맡고 있는 (사)의병기념사업회 회장도 민간인 대표회장으로 되돌려야 한다는 여론이 또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 여론은 2016년 언론에 보도된 적이 있어 이를 알고 있는 일부 군민들이 `민간인 대표회장`으로서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것이다.

당시 보도 때 도내 45개 축제 단체 중에서 의령군을 비롯한 8개 지역에서만 단체장이 위원장이나 회장 등을 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의병기념사업회의 경우 의령군수가 당연직 회장을 맡게 된 것은 1995년 지자체 부활에 따라 민선 군수 시절인 1997년 故 전원용 의령군수부터 시작해 올해까지 23년째 계속되고 있다. 이런 배경에는 민간 주도보다 예산 확보와 인력 지원 등 의령 홍의장군 축제(올해부터 의병 제전을 의령 홍의장군 축제로 명칭 변경) 행사를 실제로 관이 주도하지 않으면 개최가 힘들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사)의병기념사업회는 회장 1명， 부회장 13명(부 군수， 도의원， 군 의원， 조합장 등)， 감사 2명， 사무처장 1명을 비롯해 이사 50명(공무원， 사회단체장 및 지역 인사 등)， 13개 읍ㆍ면 회원 128명 등 총 195명으로 구성돼 있다.

군민들은 "의령 홍의장군 축제 때 의령군 공무원들의 참여 없이는 사실상 진행이 어렵겠지만 그래도 단체 대표는 선거로 당선된 군수보다 옛날처럼 민간 대표가 회장을 맡는 것이 정상"이라고 지적했다. 또 "군수 선거에 단체를 이용해 인지도를 높이거나 정치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가 있어 의령군체육회 회장처럼 민간인 회장으로 되돌리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니냐"며 "따라서 (사)의병기념사업회 이사회에서 거국적으로 판단하고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해 민간 회장 실현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홍의장군 축제 행사는 1592년 임진왜란 때 의령군 유곡면에서 전국 최초로 의병을 일으켜 공을 세운 의병장 곽재우 장군을 비롯한 휘하 의병들의 숭고한 넋을 기리고， 후대에 의병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1972년 4월 22일에 첫 행사를 개최했다. 의령읍 남산 기슭에는 의병탑과 의병장 곽재우 장군을 비롯한 17장령의 위패를 모신 사당이 있는 충익사도 함께 건립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다음은 최초 (사)의병제전위원회에서 현재 (사)의병기념사업회의 역대 위원장 및 회장 명단이다. ▲위원장=故 권수기(1973년～1988년) ▲위원장=故 허만성(1989년～1990년) ▲위원장=故 허용태(1991년～1996년) ▲위원장=故 전원용 의령군수(1997년～2002년) ▲위원장=한우상 의령군수(2002년～2006년 ▲위원장=김채용 의령군수(2006년～2010년) ▲회장=김채용 의령군수(2010년～2014년) ▲회장=오영호 의령군수(2014년～2018년)▲이선두 의령군수(2018년 6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