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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의 시간` 넷플릭스 독점 공개로 직행
`사냥의 시간` 넷플릭스 독점 공개로 직행
  • 연합뉴스
  • 승인 2020.03.23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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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개봉 않아 영화계 파문

"이해하지만 파급효과 우려"

해외 판권 철회에 분쟁 예고
영화 `사냥의 시간`의 윤성현(가운데) 감독과 출연진이 2월 22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포토콜 행사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정민, 안재홍, 윤 감독, 이제훈, 박해수. / 연합뉴스

 

윤성현 감독 영화 `사냥의 시간`이 극장 개봉 없이 넷플릭스 독점 공개를 선택하면서 영화계에 파문이 일고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ㆍ영화를 제외하고, 개봉을 앞둔 한국 영화 신작이 넷플릭스로 직행하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로 개봉이 차일피일 늦춰지면서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이지만, 극장 중심의 관람 및 제작 행태에도 변화가 오는 등 영화계 전반에도 `뉴노멀`(새로운 정상)이 자리 잡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사냥의 시간`은 이미 해외 30여개국에 판매됐지만, 넷플릭스 독점 공개 계약에 따라 해외 판매도 철회해야 한다. 이에 해외 세일즈를 담당한 국내 업체 콘텐츠판다는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혀 공방이 예상된다. 다음 달 10일 넷플릭스를 통해 190여개국, 29개 언어 자막으로 공개되는 `사냥의 시간`(윤성현 감독)은 이제훈ㆍ안재홍ㆍ최우식ㆍ박정민 등 충무로를 이끄는 젊은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일찌감치 관심을 모았다. 지난 2월 20일 개막한 올해 제70회 베를린영화제 베를리날레 스페셜 갈라 섹션에도 초청됐다. 배급사 리틀빅픽처스 측은 베를린영화제 화제몰이에 이어 곧바로 2월 26일 국내 개봉할 계획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악재를 만나 발목이 잡혔다. 결국 개봉을 일주일 앞두고 연기를 결정했다. 그러나 이미 해외 30여개국에 판권이 팔렸기 때문에 해외 배급사 뉴(NEW) 자회사 콘텐츠판다 측은 "리틀빅픽처스가 넷플릭스와 계약을 추진하면서 일방적으로 해외 세일즈 대행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리틀빅픽처스 측은 "판권을 산 해외 배급사에는 일일이 메일을 보내 현 상황을 설명했다"면서 "법정에서 시비를 가려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극장 관계자는 "배급사 결정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이러한 결정이 어떤 파급효과를 가져오게 될지 우려된다. 중급 영화들이 스크린을 포기하는 사례가 나올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극장들은 그동안 넷플릭스와 힘겨루기를 해왔다. 넷플릭스 영화를 개봉할 경우 2~3주 유예 기간(홀드 백)을 거쳐 넷플릭스에 공개할 것을 요구해왔다. 홀드 백 기간을 지키지 않으면 상영을 거부했다.

반면, 국내 코로나19 사태가 다른 국가들보다 빠르게 잡혀 사람들이 일상으로 복귀한다면 할리우드 영화들이 올스톱된 상태에서 한국 영화는 경쟁작이 없어 독주할 가능성이 크다는 긍정적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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