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8 12:59 (목)
`미래통합당에 미래가 있는가` 경남도민이 묻는다
`미래통합당에 미래가 있는가` 경남도민이 묻는다
  • 박재근 기자
  • 승인 2020.03.22 22: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기자ㆍ칼럼니스트 박재근

보수 텃밭 경남의 최대 수혜 정당인 미래통합당 공천 명분은 허접했다. 경남은 그러했다. 정치자산인 잠룡과 중진 컷오프는 명분이 없기 때문에 설득력도 없다. 목적을 위해 컷오프란 차도살인(借刀殺人) 완장을 차고 총질을 너무 해댔다는 소리도 들린다. 이를 지켜본 경남도민들로부터 "누구를 핫바지로 알고 있나"란 목소리도 나온다. 물갈이를 빌미로 한 잣대가 고무줄이어서 새물은커녕 경선 대상에 탁류를 유입시켜 도민을 뿔나게 한 것도 원인이다.

경남 출신 서울지역 모 의원은 인터뷰를 통해 "유명하고 인기가 있고 인지도가 높은 사람들이 모두 다 동원되는 것이 선거인데 이번에는 다 배제되는 이상한 양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준표 전 대표, 김태호 전 경남지사를 공천에서 탈락시킨 것은 김형오 전 위원장이었고 과연 이것이 황교안 대표의 뜻인지 잘 모르겠지만 어찌 됐건 선거에 앞장서야 할 사람들이 다 사라졌다"면서 "그래서 누가 표를 얻을 건지 굉장히 걱정되는 그런 선거"라고 말한 행간의 의미가 섬뜩함을 느낄 수 있다. 또 컷오프된 5선 이주영 국회부의장, 진주 출신 4선 김재경 의원 등이 미래의 경남 정치자산이란 점에서 도민을 의식하지 않은 결과다. 이 같은 공천으로 인해 표밭을 분산, 타 당을 위한 이적 공천이란 말도 나돈다. 이런 와중에 미래통합당 위성 정당인 미래한국당의 비례 명단에 경남 출신이 배제된 공천은 경남 자존심에 또 한 번 더 `칼`을 꽂은 것과 다를 바 없다. 당장 4.15 총선은 `문재인 정권 심판`에 앞서 `미래통합당을 심판해야 하지 않겠느냐`란 목소리가 경남을 휩쓸 기세다.

경남도민들은 코로나19 사태극복에 안간힘을 쓰는데 보수 텃밭의 가장 큰 수혜 정당인 미래통합당이 힘을 보태기는커녕, 총선을 앞두고 경남 홀대로 불을 지르면서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 리더십도 경남지역 정가의 도마에 올랐다.

미래통합당 위성 정당인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문제로 `한선교의 난`을 일으킨 대학 동문을 대표로 보낸 책임론도 피할 수 없게 됐다. 또 공관 위원으로 공천 파동 책임을 피할 수 없는 사무총장 박완수 의원은 황 대표의 창원지검 재직 시절 인연으로 초선 의원이 제1야당 사무총장이 됐다는 소문도 있다. 이를 두고 정권을 창출해야 할 미래통합당 운영에 사사로운 연(緣)이 엮인다면 쓰겠느냐는 목소리도 있다. 따라서 경남지역 미래통합당 막장 공천에 대한 책임론 또한 짊어져야 하는 등 경남 민심이 황 대표를 떠나고 있는 형국이다.

총선은 국민대표 국회의원을 뽑는 것이기도 하지만, 집권 정부와 여당에 대한 중간평가의 성격도 있기 때문에 야당이 주도권을 갖는 게 일반적이다. 여기에 코로나19란 사태로 야당이 주도권을 잡기가 한결 쉬워졌지만, 현 상황은 그렇게 녹록하지 않다. 차려준 밥상도 걷어찰 지경이란 소리까지 들린다.

지난 20대 총선 때 미래통합당 전신 새누리당은 진박 공천 파동으로 인해 흩어진 민심을 수습하지 못하고 패배한 전례가 있다. 현 미래통합당 지도부에 대한 갈등 논란은 수위가 높지 않다지만, 공천 파동과 비례정당 사태를 수습하지 못하면 결국 통합으로 이끌어낸 동력까지 상실될 수 있다는 평가다.

총선은 결국 후보가 누구인지를 통해서 판가름 난다. 각 지역을 대표하고 직업을 대표할 인재 영입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없다.

일관성, 독립성 리더십 문제로 분란을 자초했다면 공당의 의미는 바닥이다. 이럴진대 황 대표는 "전체적으로 혁신 공천이 이뤄졌는데, 그걸 채우는 과정에서 약간 시비들이 생긴 곳이 있다"고도 했다. 공천 결과에 대한 비판을 트집 잡기로 폄훼한 것으로 들려 야당 대표로서 정치 상황 판단과 정무적 감각이 이 정도 수준이냐, 경남 여론을 어떻게 전달받기에 당 대표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오느냐며 신문도 안보나, 본때를 보여 줘야 한다는 등 비판이 들끓는다.

하인리히 법칙은 큰 사고 전에 유사 사고가 잇따르고 각종 징후 300건이 선행한다는 경험법칙이다. 이 법칙은 `주춧돌이 젖어 들면 비가 올 것을 예측한다`는 현대판 초윤이우(礎潤而雨)다. 위기 징후의 젖은 주춧돌을 보지 못하는 것은 둔감, 이해관계, 오만의 에고(ego)에 있다. 에고 때문에 분명한 예고(豫告)를 놓치지 않았는지를 도민이 묻는다. 막장 공천에 이어 비례대표마저 경남을 홀대한 미래통합당, 보수 텃밭 표심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 때문에 도민들은 "도민이 무엇을 원하는지 스스로 `답`을 찾아야만 미래통합당에도 미래가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지금도 늦지 않다. 미래통합당이 확 바뀐다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