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매각, 선택과 집중 필요한 때
대우조선해양 매각, 선택과 집중 필요한 때
  • 한상균 기자
  • 승인 2020.03.22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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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부 본부장 한상균

대우조선해양 매각이 발표된 지 1년이 지났다. 현대중공업은 매각을 성사시키기 위해 중간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을 설립했다. 지난해 3월 8일 한국조선해양은 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관한 본 계약을 실시했다. 한국조선해양이 당시 산업은행과 체결한 계약에는 계약 만료일을 이날부터 12개월 이내로 설정했다. 그러나 계약 만료일을 넘겼지만 해외 기업결합 심사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 진도가 나가지 못하는 것 같다.

인수 절차의 가장 핵심 절차는 기업 결합 심사다. 해외 기업결합 심사를 받아야 하는 나라는 중국ㆍ유럽연합(EU)ㆍ일본ㆍ싱가포르ㆍ카자흐스탄 등 모두 5개국이다. 이 가운데 카자흐스탄은 심사를 승인했다. 그렇지만 나머지 4개국과의 해외 기업결합 심사는 지지부진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한국조선해양은 매각 절차를 수행하기 위해서 대우조선해양 현물 출차를 해야 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근 한국조선해양이 산업은행과 체결한 대우조선해양 현물출자 계약 만료일을 오는 9월 30일로 연기하는 수정계약을 체결했다는 것이다.


각국의 심사도 연기되고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한국조선해양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대한 기업 결합 심사의 최종 시한을 7월 9일로 연기했다. 지난해 12월 심사를 시작해 올해 5월 7일까지 결정하겠다고 밝혔다가 2개월여 기한이 연기됐다. 일본 공정거래위원회도 지난해 9월 사전심사에 들어간 지 6개월여 만에 한국조선해양이 제출한 기업결합 신고서를 지난달 25일 접수하고 1차 심사에 돌입했다. 싱가포르는 지난해 11월 29일 2차 정밀심사에 돌입해 4개월째 심사 중이다.

이렇게 지난해 7월 국내 공정거래위원회를 시작으로 총 6개국에서 기업결합 심사를 진행하면서 현대중공업그룹이 공언한 1년의 인수 기간을 훌쩍 넘기고 있다.

일본의 심사도 뛰어넘어야 하는 큰 산이다. 일본은 한국 정부가 자국 조선사를 지원하고, 한국조선해양ㆍ대우조선해양 합병이 WTO 규범을 위반했다며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한 상황이다. 중국은 코로나19 사태로 기업결합 심사 자체가 중단돼 있다. 합병 절차가 까다로운 EU의 상황도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다.

여기에 국내 공정거래위원회도 아직까지 심사를 완료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의 합병은 일본의 WTO 제소로 인한 국제분쟁으로 확대된 데다 정치권과 노동계의 반대 입장이 거세다. 노동계는 민주노총 차원에서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민주노총대우조선지회(지회장 신상기)는 대우조선해양 매각은 정부의 밀실야합, 동종사 매각 반대 등 반정부 투쟁을 천명한 상태다. 이미 지난해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현지실사도 대우조선지회가 원천 봉쇄할 정도로 결사적이다. 여하튼 해외 5개국 중 단 한곳이라도 반대하면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무산된다.

정부는 4ㆍ15총선을 의식해 정치적 부담감이 줄어드는 총선 이후 합병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 빨간불이 좀처럼 바뀔 것 같지 않다는 중론이다.

이처럼 정부의 대우조선해양 매각은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 경제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선 선박 수주가 아주 부진하다. 올해 실적이 현재까지 셔틀 탱크 2척이 전부다. 회사는 품질 향상, 더 나은 서비스, 높은 기술력을 발휘해야 할 때 매각 반대로 시간을 허비해야 한다. 이 회사가 위치한 장승포동ㆍ아주동ㆍ옥포동은 개점휴업 상태다. 부동산ㆍ음식점ㆍ서비스업 등 지역 경제 전반이 비상사태로 내몰리고 있다. 더욱이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개인 중심에서 범국민적 운동으로 확산되면서 더욱 침체는 가속화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매각은 회사 당사자들이 배제된 상태에서 우선 매각 대상자도 정해지지 않은 불공정한 인수합병이라는 비난을 자초했다. 글로벌 선박 시장이 날로 복잡해지는 해외 기업 심사 철회는 주요한 화두로 등장했다. 정부는 매각을 하더라도 동종사가 아닌 업체를 찾아보면서 근로자들이 집중할 수 있는, 초일류 기업의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길을 찾아줘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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