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하지 못한 나라에서 `방주` 타는 법
경험하지 못한 나라에서 `방주` 타는 법
  • 류한열 기자
  • 승인 2020.03.20 00: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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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수에 꼼수가 더하면 정의가 되고, 경제가 꼬꾸라져도
목소리만 높이면 경제가 잘 돌아가는
경험하지 못한 나라에서 탈출하고 싶으면
방주를 타야 한다.
편집국장 류한열

인류 역사는 경험하지 못한 일을 경험하면서 발전해 왔다. 항해술의 발전은 신대륙을 발견하는 바닷길을 열었고 무기는 제국주의를 팽창시키데 강력한 힘을 뿜었다. 유럽의 세균은 아메리카 대륙을 정복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였다. 인류 간에 경쟁하면서 호모 사피엔스는 최후의 승자가 돼 현재의 역사를 호령한다. 긴 인류의 역사에서 더 이상 경험이 발전의 기폭제가 되지 않는다는 데 여러 의견이 있다. 현 정권이 들어서면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목소리 높였는데 지금 생짜배기를 경험하는 역사의 터에 서 있다. 올 초에 어느 누구도 약국 앞에 주민등록증을 보여주고 마스크 두 장을 살지를 예상하지 못했다. 생년월일 뒷자리를 기억하고 손꼽아서 약국에 달려가서 한두 시간 대기하는 진풍경은 일상적인 일이 아닌 예전에 경험하지 못한 모습이다. 6ㆍ25 전쟁 당시 굶주림을 면하기 위해 줄을 서서 피죽을 받아먹던 일과 뭐가 다른가. 살자는 소망은 똑같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전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고 있는데 우리나라만 떼어 경험하지 못한 나라라고 떼쓰는 모양은 바르지 못하지만 현 정권이 만드는 경험하지 못한 나라는 예상을 뛰어넘는 강도에 놀라울 따름이다.

앞으로 더욱 충격을 줄 경험하지 못한 나라가 올 수도 있다. 설마가 사람을 잡는 일이 펑펑 쏟아지는 나라에 사는 국민은 참 불행하다. 4ㆍ15 총선 한 달도 남겨두지 않고 비례당 꼼수가 난무하는 나라를 보면 기가 찬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여당이 추진하는 비례연합당을 두고 `개싸움비례당`이라고 했다. 사람들 싸움판이 개 싸움판이 된 모습을 언제 경험했던가. 여당 비례당에 참여하는 당의 이름조차 알기도 힘들뿐더러 갖다 붙이는 논리를 보면 상식의 선이 없다. 하기야 개싸움 판에서 상식을 찾는 사람이 문제이긴 하다. 꼼수가 상식이 되는 나라, 이 꼼수를 받드는 나라, 꼼수로 권력을 잡는 나라…, 이런 나라를 벗어나기 위해 방주를 타고 싶은 사람이 많다.


성경에 보면 하나님이 의로움이 없는 세상을 보고 한탄하면서 의인(義人)인 노아를 보고 큰 배(방주)를 만들 것을 명령했다. 불법이 난무하는 세상을 물로 심판하고 방주에 노아 가족만 태워 구원하려는 계획이었다. 결론을 말하면 비에 쏟아지고 방주가 둥둥 떠다닐 때도 세상에서는 불법이 그치지 않았다. 상식을 뛰어넘어 불법이 세상을 물로 쓸어버렸으니 하나님의 눈에 비친 당시 세상은 보통 가관은 아니었을 게 분명하다. 경험하지 못한 나라가 도래하면서 눈 뜨고 보기 힘든 일이 상식처럼 벌어지고 있다.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목을 매는 통에 광화문에서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드라마 같은 일이 벌어졌다. 진영 논리에 너무 깊게 팬 세상은 상식이 통하지 않지만 조국 사태를 두고 가증스러운 집회가 버젓이 벌어졌다. 의가 없는 세상에서는 방주를 기대하고 싶은 의인이 많다.

정권을 굴리다 보면 시행착오를 겪는다. 잘못된 정책은 뒤로 물리거나 잘못을 시인하고 대체 정책을 추진하면 된다. 뻔뻔한 정권은 잘못을 시인하지 않고 되레 말로 포장해 잘못된 것을 잘된 것으로 내세운다. 염치없는 정권을 보면 밥맛이 없다. 소득주도성장을 내세워 국가 경제가 뒷걸음질 쳐도 경제가 팽팽 돌아간다고 말한다. 서민과 중소기업은 죽을 판인데 희한한 경제 통계를 들어 경제가 좋다고 말한다. 창원 경제의 큰 축이었던 두산중공업이 내일모레 문을 닫을 판인데 탈원전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이 죽으면 한국 원전산업을 영원히 나락으로 떨어진다 해도 눈을 감고 있다. 경험하지 못한 나라는 눈을 감고 보면 다 보이는 모양이다.

꼼수에 꼼수가 더하면 정의가 되고, 경제가 꼬꾸라져도 목소리만 높이면 경제가 잘 돌아가는 경험하지 못한 나라에서 탈출하고 싶으면 방주를 타야 한다. 노아 시대에는 방주를 타고 불법이 넘치는 세상을 벗어났다. 마스크를 꼭꼭 쓰고 코로나19를 극복하려고 애쓰는 국민 앞에 갑자기 마스크를 벗고 나타난 대통령이 "불가피한 경우만 사용"한다며 마스크 수급의 실패를 슬쩍 돌리는 꼼수를 보면서 혹 방주가 이번 4ㆍ15 총선 현장에 나타날지 고대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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