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8 22:04 (목)
[새 책갈피]도널드 홀의 ‘죽는 것보다 늙는 게 걱정인 ’
[새 책갈피]도널드 홀의 ‘죽는 것보다 늙는 게 걱정인 ’
  • 김정련 기자
  • 승인 2020.03.17 22: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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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이 된 지금 현재를 사는 지혜로운 이야기

여든 이후에 쓴 시인 에세이
위트 매력 넘치는 필력 특징

전통적으로 나이가 많으면 직급이 높았다.

디지털 세대에도 마찬가지일까. 디지털 시대의 지식은 나이가 어린 사람으로부터 나이 든 사람에게 전달된다. 이 속에서 갈등이 야기되기도 한다. 세대 갈등이 심화될 때 우리는 나이 든 상사를 ‘꼰대’로 본다.

간혹 품격을 갖춘 노인들도 볼 수 있다. 

미국 계관시인인 도널드 홀은 80대에 에세이 14편을 엮어 ‘죽는 것보다 늙는 게 걱정인’을 출간했다.

원제는 ‘여든 넘어 쓴 에세이(Essays After Eighty)다. 이 책의 특징은 위트 있고 매력이 넘치는 필력이다. 저자는 자신이 젊었을 땐 현재를 견딜 수 없어서 미래에 살았다고 고백한다. 노인이 된 지금에서야 현재에 집중한다고 한다. 죽음이 멀리 있지 않음을 분명히 아는 지금에서야 현재에 집중할 수 있다고 말한다.

여든이 넘은 시인은 늙음을 포장하지도 않고 늙음이 불편하고 쓸쓸한 것이라는 것을 숨기지도 않는다. 저자는 불편하고 쓸쓸하더라도 좋아하는 일을 계속해서 하라고 주장한다. 매일 비슷한 날일지라도 죽기 전까지 삶은 이어지니 탄식하고 우울해하지 말라고 한다. 저자는 죽음을 걱정한 것이 아니라 늙음을 걱정해왔다. 자신을 무기력하게 하는 늙음에 맞서 현재에 온전히 집중해 살아간다. 책은 글을 쓰며 노년의 일상을 쾌활하게 보낸 저자의 소중한 문장들을 담았다.

저자 도널드 홀/ 역자 조현욱/ 동아시아/ 240쪽/ 1만 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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