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21:07 (금)
함께 격려하고 일어섭시다
함께 격려하고 일어섭시다
  • 경남매일
  • 승인 2020.03.16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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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청지기 공동체 대표 / 굿서번트 리더십센터 소장 하성재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전 세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3월 11일, WHO는 팬데믹(세계적 유행병) 선언을 하기에 이르렀다. 의료인들, 방역 관계자들, 공무원들이 현장의 최일선에서 분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의 많은 이들이 두려움과 불안에 떨고 있다.

자크 아탈리는 이러한 험한 상황에서 잘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것이 `회복탄력성`이라고 그의 저서 `살아남기 위하여`에서 말한다. 살아남기 위해 터득해야 할 원칙 중의 하나가 `탄력성의 원칙`이라고 한다. 이 탄력성의 원칙은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을 때 충격을 견뎌내는 힘, 충격을 겪으면서도 다시 튀어 오르는 힘을 의미한다. 우리는 고통스러운 사건을 통해 충격을 받으면 쓰러지게 된다. 그것이 인간이다. 그렇지만 거기에 머물면 안 된다. 다시 일어나야 한다. 인간은 약하지만 끈질긴 존재이다. 우리는 한 번 쓰러진다고 아주 무너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실패 때문에 낙심하는 분들을 만나곤 한다. 그 마음 잘 이해한다. 실패를 경험했기 때문에 잘 안다. 그렇지만 실패를 딛고 다시 일어서야 한다. 실패를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 중요한 것은 실패에도 불구하고 다시 일어서는 것이다. 우리는 위협에 굴복하지 않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마음의 준비를 언제나 하고 살아야 한다. 어떤 위기 상황에서도 신속히 반응할 수 있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그리고 넘어지고, 쓰러졌을 때 다시 일어서야 한다. 우리는 실패를 모르는 사람에게서 영감을 받는 것이 아니라 거듭 실패한 후에도 다시 일어서 우뚝 선 사람에게서 영감을 받는다.

켄터키프라이드치킨(KFC)에 가면, 문 앞에 세워진 하얀 양복을 입은 샌더스 할아버지를 만난다. 그는 다섯 살에 아버지를 잃었다. 일곱 살 때부터 삯바느질을 하던 어머니를 도와 동생들의 빵을 구웠다. 열 살에는 이웃 농가에서 일하며 돈을 벌었다. 열한 살에는 남의 집에서 새벽 4시 반에 일어나 쟁기질을 하고 16마리나 되는 젖소들의 젖을 짜면서 하루에 14시간씩 노동을 했다.

어렵게 초등학교를 졸업한 후에는 대장장이, 철도 소방원, 직업 군인, 보험 외판원, 유람선 종업원 등을 전전했다. 29세에는 주유소를 차렸다. 그러나 그것마저 대공황으로 망했다. 1929년, 39세에 주유소 한 귀퉁이에 식당을 차려 돈을 모았지만 4년 만에 불이 나 그마저 다 잃었다. 다시 식당을 열어 25년 동안 성실히 일했다. 그런데 64세가 됐을 때 갑자기 고속도로가 옮겨지면서 손님이 뚝 끊겨 파산에 이르렀다. 그는 연금을 받아 겨우 생활하는 처지가 됐다.

60대 중반의 나이에 제2의 인생을 다시 시작했다. 식당을 경영하며 특별히 고안한 닭튀김 요리 기술을 이용해 프랜차이즈를 만들고자 했다. 그는 압력 조리기를 실은 고물차를 운전하며 투자자를 찾아 전국을 헤맸다. 그를 만나는 사람마다 70이 다 돼가는 노인의 말을 귀담아들으려고 하지 않았다. 그는 1천8번의 거절을 당했다. 그리고 1천9번째 만남에서 투자자를 만나 세계적인 켄터키프라이드치킨을 창업할 수 있었다. 그는 거듭 다시 일어났다.

코로나19로 감염으로 인해 고통받는 환자들, 바이러스에 취약한 노약자들, 집단감염의 위험 속에서 근무하고 있는 노동자들, 복지의 사각지대에 있는 사회적 약자들, 경기 침체로 벼랑 끝에 몰려있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 특히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경북과 대구의 시민들, 그리고 이 고통의 시기를 함께 겪고 있는 우리들, 우리 모두에게는 회복의 능력이 있다. 그래서 우리는 오뚝이처럼, 쓰러져도 거듭 다시 일어설 수 있다.

격동의 현대사를 지나온 우리의 아버지와 어머니들은 한결같이 회복력이 탁월했다. 전쟁과 어두운 골짜기를 지나오면서도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그분들의 후손인 우리 안에는 어떤 충격도 견디어낼 수 있는 회복탄력성이 잠재해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낙심하지도 포기하지도 말아야 한다. 외롭고 어두운 이 시기를 같이 연대하고 격려하면서 다시 시작하고, 일어서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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