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04:29 (수)
女복싱 오연지, 무르익는 도쿄 `메달 꿈`
女복싱 오연지, 무르익는 도쿄 `메달 꿈`
  • 연합뉴스
  • 승인 2020.03.12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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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지역 예선 4경기서

모두 심판전원일치 판정승
지난 2018년 자카르타ㆍ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펀치 날리는 오연지. /연합뉴스

 

한국 여자복싱 간판 오연지(30ㆍ울산광역시청)가 발군의 기량을 과시하며 올림픽 메달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오연지는 12일(한국시간) 요르단 암만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ㆍ오세아니아 지역 예선 여자 라이트급(60㎏) 결승에서 인도의 시므란지트 바트(25)에게 5-0 심판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두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앞서 8강전 승리로 도쿄행을 확정한 오연지는 올림픽 본선 티켓을 획득한 것에 만족하지 않았다.

지난 2012년 런던,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서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한 오연지는 지난 세월의 한을 다 풀려는 듯 쉴 새 없이 스텝을 밟았다.

"스텝을 이용해서 펀치를 넣고, 상대 공격을 따돌리는 것은 자신이 있다"는 오연지의 말 그대로였다.

오연지는 빠른 스텝으로 바트의 공격을 피한 뒤 정확한 원투 펀치로 차곡차곡 포인트를 쌓았다. 5명의 부심은 모두 오연지의 손을 들어줬다. 오연지는 이번 지역 예선에서 결승전까지 포함해 4경기 모두 5-0 심판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노련함까지 갖춘 오연지는 이제 어떤 상대를 만나도 영리하게 경기를 운영하며 원숙한 기량을 과시했다.

오연지는 지난해까지 전국체전 9연패를 달성한 한국 여자복싱의 간판이다.

지난 2011년 전국체전에 여자복싱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후 그 누구도 오연지의 벽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오연지는 지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시종일관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석연찮은 판정으로 패하며 출전이 무산됐다.

당시 오연지의 소속팀이었던 인천시청의 김태규 코치는 울분을 참지 못해 링에 올라가 항의하다 징계를 받았다.

김원찬 인천시청 감독 역시 김 코치와의 연대책임을 이유로 징계를 피하지 못했다.

오연지는 이로 인해 한동안 방황했지만, 실력이 부족해 떨어졌다고 생각하면서 마음을 다잡고 더 열심히 훈련했다.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선 오연지는 지난 2015년과 2017년 아시아복싱연맹(ASBC)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여자복싱 사상 최초로 2연패를 달성했다.

한국 여자복싱이 아시아선수권에서 따낸 금메달 2개가 모두 오연지의 주먹에서 나왔다.

지난 2018년 자카르타ㆍ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한국 여자복싱 사상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아시아 무대를 평정한 오연지는 그해 11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올림픽 지역 예선에서도 오연지는 한국 대표팀 13명 중 유일하게 결승 무대에 올라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오연지는 `2전 3기` 끝에 개인 첫 올림픽 본선 진출의 꿈을 이루고 자신감도 끌어올렸다.

이번 지역 예선 우승으로 도쿄올림픽에서 유리한 대진표를 손에 넣을 가능성도 커졌다.

지난해 전국체전과 세계선수권대회 일정이 겹쳐 세계선수권 등 주요 국제대회에 불참했던 터라 실전 감각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이마저도 깨끗이 씻어냈다.

여자복싱은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으나 한국은 런던에 이어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도 올림픽 무대를 밟지 못했다. 하지만 한국은 오연지가 여자 페더급(57㎏)의 임애지(21ㆍ한국체대)와 함께 잇따라 사상 첫 올림픽 본선 진출의 낭보를 전했다.

오연지가 도쿄올림픽에서 한국 여자복싱 사상 첫 메달이라는 새 역사를 쓸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이번 지역 예선 통과에 실패한 11명은 오는 5월 13∼20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패자부활전` 성격의 세계 올림픽 예선에서 다시 한번 올림픽 티켓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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