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19:50 (금)
협동의 습관을 세워라
협동의 습관을 세워라
  • 경남매일
  • 승인 2020.03.09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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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청지기 공동체 대표굿서번트 리더십센터 소장 하성재

조직의 리더들과 상담을 하면서, 종종 듣게 되는 이야기는 "조직 안에서 결속력을 허물어뜨리는 취약한 순간을 경험한다"는 것이다. 나름대로 끈끈한 조직이라고 생각했는데, 대인관계에서 어려움이 발생해 순식간에 조직이 취약해짐을 경험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조직이 가지는 본질적인 취약성을 극복할 수 있을까? 특히 조직 구성원들이 대인관계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협동하는 습관을 가지게 될까?

와튼스쿨 조직심리학 교수인 애덤 그랜트가 "조직 문화를 다룬 다른 책들은 전부 물에 던져버려도 좋다"라고 극찬한 대니얼 코일의 `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가`에서는 다음과 같이 충고한다.

조직의 구성원들이 서로 취약한 순간을 여러 번 반복해서 경험할 때 협동심이 형성된다. 특히 리더가 "제 잘못입니다"라고 먼저 솔직하게 고백할 때, 구성원들은 함께 취약성을 극복하고자 마음을 모으게 된다.

대니얼 코일은 쉑쉑버거의 CEO 대니 마이어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대니 마이어는 자신의 첫 TED 강연을 마친 다음 날, 20여 명의 직원들과 함께 자신의 연설 동영상을 시청하며 회의를 시작했다. "전 두려웠어요. 너무 긴장해서 사시나무 떨듯 떨었습니다. 리허설도 엉망이었습니다." 마이어는 솔직하게 고백하며 자신을 도와준 두 직원을 칭찬했다. "칩과 헤일리 덕분에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마이어는 "전 두려웠어요"라고 고백하면서 침착하고 편안한 자세로 두 직원을 칭찬하는 가운데 `진실을 고백해야 안전합니다`라는 더 깊은 메시지를 전한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직원들은 마이어를 더욱 신뢰하고 마음을 모을 수 있게 됐다.

준비된 리더는 협동심이 저절로 생겨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대신 협동에 대한 기대를 형성하고, 협동의 틀을 세우고, 그에 맞는 언어와 역할을 통해 서로 돕는 행동을 극대화할 뚜렷한 신호를 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구성원들이 협동하도록 리더가 계속 격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각자 서로를 도울 수 있도록 역할을 명확히 정해주고 자연스럽게 서로를 돕고, 협동했을 때 어떤 유익이 있는지 지속적으로 알려주며 구체적으로 어떻게 협동할 수 있는지 알려줘야 한다.

또한 리더는 조직 내에서 부정적인 이야기를 전달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때가 있다. 이때 리더는 부정적인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전달하지 않아야 한다. 아무리 사소한 이야기라고 해도, 공개적인 비판을 자제하고 당사자와 직접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해야 한다. 직접 마주 보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면, 부정적인 이야기를 전할 때 생기는 긴장감을 해소할 수 있다. 오해를 피하고 명확하게 소통하며 교감을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조직 내에서 취약한 모습이 드러나는 `처음 두 번`의 순간에 어떻게 반응하는지가 매우 중요하다.

하버드 경영 대학원의 대인관계 전문가인 제프 폴저 교수는 두 번의 결정적인 순간에 조직의 운명이 달려 있다고 주장한다. 일반적으로 두 번 모두 조직이 구성된 초기에 찾아온다.

첫 번째는 처음 서로의 취약한 모습을 발견할 때이다. 두 번째는 처음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 순간이다. 이러한 순간들은 사소해 보여도 "함께 소통하는 것이 중요할까? 함께 배우는 것이 중요할까?"에 대해 "예" 또는 "아니오"라는 대답을 정하게 만들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취약한 모습이 드러날 때 꾹 참고 기다리거나, 방어적으로 변하거나, 합리화를 시작한다.

리더의 반응이 향후에 문제가 생길 때 구성원들이 반응하는 패턴을 결정하기 때문에, 구성원들이 서로의 취약한 모습을 인정하고, 서로 다름을 인지하고 의견을 맞춰갈 수 있도록 중재해야 한다. 조직 내에서 취약성 극복과 협동의 습관을 구축하는 일은 근력 훈련과 비슷하다. 리더가 솔직하게 자신을 그려내고, 협동의 유익을 이해시키고, 서로를 섬기도록 지속적으로 격려하면, 취약한 모습은 감춰지고, 약점이 강점으로 승화되는 결과를 맛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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