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19:01 (금)
경남의 봄은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경남의 봄은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 박재근 기자
  • 승인 2020.03.01 2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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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가 추진키로 한 청년특별도의 필수조건은

신산업유치와 대학발전 등 경남 홀로서기에 있다
대기자ㆍ칼럼니스트 박재근

경남경제, 기대와 달리, 하방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조선 자동차 등 제조업 불황에다 탈(脫) 원전 정책으로 원전 메카 경남이 꼬꾸라지고 있다. 최근 구조조정까지 겹치면서 산업계는 아사 직전이다. 이념이 과학을 이긴 사례로 최고 경쟁력을 가진 한국형 원전산업을 몰락 위기로 몰았다는 말까지 나온다.

삭풍을 견디며 막연하게 기다린 3월, 새싹이 톡톡 터져 나오기만을 기다린 3월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겹쳐 조마조마한 3월이다. 더 보태면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경제에 대한 부정적 전망도 쏟아진다. 소비자심리지수(CSI)와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떨어지는 등 체감경기도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이는 등 변동성 확대로 또 다른 경제 뇌관이 터질지 조마조마한 상황이다. 때문인지, 대통령 취임사 단락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연일 거론되는 종교단체에다 빗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를 세 글자로 줄이면 신천지(新天地)란 우스갯말까지 나돈다.

경남경제는 새로운 경제 지도를 그리겠다는 총론과는 달리, 토막 난 수출, 경제성장률 최저, 설비투자 전국 최대 감소, 제조업 가동률 최악 등 지난해 경제성적표는 온통 잿빛 소식뿐이다. 현장 목소리는 뒷전인 채 무리하게 강행한 주 52시간제는 일부 대기업 직원들의 잔치일 뿐, 경남 도내 산업현장 노동자들이 기대한 `저녁이 있는 삶`은커녕 급여를 줄인 꼴이 돼 버렸다.

또 최저임금의 과속 인상에 따른 파장도 만만찮다. 자영업과 서민경제는 붕괴 직전이며 최하위 20% 계층의 근로소득이 14%나 감소하는 믿기 힘든 일까지 발생했다. 그 결과, 빈부격차는 더 벌어졌다. 정부의 정책 실패는 아니라 해도 세금으로 메우는 악순환을 거듭하면서 국가 부채는 2년 새 80조 원이 불어났다 한다. 경남의 경우,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건전재정을 강점으로 한 지난 도정과는 달리, 생산성 있는 투자를 기대한 민생경제와 신르네상스를 강조한 `건장한 빚`의 도정 운영도 신선함이 묻어나질 않는 듯하다.

에둘러 경제 낙관론을 편 정부도 상황이 생각보다 심각함에 코로나19 탓을 보태고 싶겠지만 설상가상이 돼 피해가 더 커지고 있을 뿐이다. 그런 점에서 정부는 물론, 경남도의 `가용 수단 총동원`은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훨씬 전에 취해졌어야 했다. 창원공단 등 도내 기업과 자영업 모두를 뛰게 할 획기적 정책이 진작 나왔다면 쇼크도 지금보다는 훨씬 덜했을 것이다. 정확한 경기 진단도, 시의적절한 정책 동원도 못 했던 만큼, 기업 의욕을 꺾어놓은 `친(親) 노조, 반(反) 기업` 정책도 바꿔야 한다. 자영업을 사지로 내몬 최저임금 급등, 획일적 근로시간 단축 등도 재검토하는 것이어야 한다. 경제 추락은 풀타임 일자리 118만 개는 물론, 주력 근로 층인 40대 일자리가 50개월 연속 감소 추세다. 구직 포기는 1년 새 19만 명이 늘었다. 60대 이상 알바만 엄청나게 늘었고 정부는 이 숫자로 `고용이 증가했다`고 한다. 경남도 이와 다를 바 있겠는가.

취업과 대학 문제로 청년들의 수도권 이주가 전국 두 번째다. 부산 그늘에 묶여 로스쿨 없는 경남을 비롯해 의대, 약대, 치대, 한의대 등 타 시도와 비교, 350만 경남도민이 홀대받는 교육정책을 바로잡고 호남권과 충청권에도 뒤지는 신산업 유치 전략도 제고돼야 한다. 사례로 뿌리산업이라지만, 관내 진해 주물 단지 밀양 이전이 `상생형의 일자리`란 호들갑도 그렇지만 수소ㆍ탄소산업과 전기자동차 메카로 부상하는 호남과 반도체, 소재산업에 나선 충청권을 바로 봐야 한다. 또 언감생심, 부산경남항만 공사보다는 도내 시군 해안선을 감안, 경남항만 공사 신설이 해양 경남을 위한 길이다. 경남 해역에도 신(新)항만 명칭을 부산에 빼앗긴 마당에 정치적 수사(修辭)로 느껴지는 부ㆍ울ㆍ경 메가시티가 도민 피부에 와닿겠는가.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서둘기보다 하나라도 제대로 잡아야 한다. 코로나19ㆍ경제난으로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인 경남의 3월, 시공(時空)을 넘어 4월, 5월이었으면 좋겠다. 그때쯤이면 주름살이 펴질까 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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