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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문화의 변화
장례문화의 변화
  • 경남매일
  • 승인 2020.02.27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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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천문화회문화예술 분과위원장 라옥분

한 번 왔다가 꼭 한 번은 가는 것이 우리네 삶과 죽음이다. 죽음은 탄생만큼 중요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다. 생을 마감하는 순간 어떤 형태로 모실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것 또한 사실이므로 그 부분에 대해서 좀 더 깊이 있게 생각해 보게 된다.

매장에서 화장으로 관리가 어려운 묘지가 없어지는 추세 속 요즘 대세는 자연장으로, 부모님들은 자식에게 부담을 덜기 위해 미리 준비한다고 한다.

한국장례문화진흥원에서는 장례문화의 인식개선을 위해 친자연적 장례문화(자연장)와 관련해 산 자와 죽은 자가 공존하는 자연스러운 추모 장면, 자연장 제도 도입 취지에 맞는 자연장지 등 검소하고 허례허식 없는 장례문화에 관련된 친자연적 장례를 비롯한 자연장지 조성 사례, 웰다잉 등에 대한 내용을 설명한 바 있다.

장례 의식은 사후세계에 대한 믿음에서 비롯된 것으로 먼저 떠난 사람에 대한 그리움과 슬픔을 기리기 위해 만든 장례 의식으로 과거나 지금도 사람 마음은 다를 바 없을 것이다. 아주 오래전 원시시대 때부터 있었던 장례문화가 시대에 맞춰 변화하고 있는데 미래의 장례문화를 예측해 볼 필요성을 느낀다.

기존 장례문화의 문제점인 국토의 황폐화와 자연훼손을 줄이고 토지의 효율적 이용을 위한 장묘문화 개선이 시급하다. 또한 조상님을 편히 모시고 자주 찾아뵙는 것이 기본 도리임에도 불구하고 호화 분묘를 조성하는 것만이 도리이며 후손이 잘 되는 길이라는 명당에 대한 그릇된 고정관념도 문제시되고 있으며 환경파괴의 주원인이 될뿐더러 후손들이 관리하기도 불편함이 컸던 것은 거역할 수 없는 기정사실이다.

그런 문제들을 해소하기 위해서 자연장을 적극 추천해 마땅하다고 생각하며 자연장의 유형으로 잔디형 자연장과 화초형 자연장 그리고 수목형 자연장으로 구분할 수 있다. 국토의 1%인 996㎢가 묘지로 잠식되고 매년 여의도 면적 1.2배인 9㎢의 묘지가 생겨나고 있다. 이는 전국 주택면적 2천177㎢의 절반에 해당하는 면적으로 서울시 면적의 1.6배에 해당한다. 이로 인해 귀중한 산림이 훼손되는 것은 물론 호화 분묘로 국민적 위화감마저 조성되고 있는 실정이다.

자연장(自然葬)은 무덤이 아니고 바다나 산 등에 사체나 유회를 돌려보냄에 따라, 자연의 큰 순환 안에 회귀해 나가려는 장송 방법이다. 그리고 자연장은 고인의 유지와 그것을 존중하는 유족의 의사에 의해서 또는 생을 마감하기 전 자기결정에 의해서 결정되는데 예전부터 전통적 장법을 현대에 부활시키는 것과 동시에 묘지 조성에 의한 환경파괴를 막을 수 있는 장법이라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자연장은 화장한 골분을 수목, 화초, 잔디 등의 밑이나 주변에 묻어 장사하는 친환경적 장법으로 경제적이면서도 환경보호에 기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다른 방법보다는 수목장을 선호하는 추세인데, 나무와 함께 상생한다는 의미가 담긴 새로운 장례문화로, 자연 친화적이고 묘지가 주던 혐오감을 주지 않으며 묘지에 비해 면적을 적게 차지하기 때문이다. 이는 국토를 효율적으로 활용 가능하며 후손에게 아름다운 미래 환경을 물려준다는 의미도 있고 건축물을 이용하는 봉안당(납골당) 등에 비교해 훨씬 관리가 수월하다.

수목장의 전망으로는 환경훼손을 최소화하는 장사 방법으로 인구증가에 따른 묘지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돌아가신 분을 추모하기 위해서라도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에 모셔져 있는 것이 훨씬 낫다고 판단된다.

그리고 수목장에 쓰이는 나무는 주로 소나무, 잣나무, 굴참나무 등이며 부부목, 가족목, 공동목 등 다양한 형태로 활용된다. 장묘의 겉치레에서 벗어나 또 다른 생명으로 되돌아오는 철학적 의미가 담긴 장례 방법으로 화장한 유골을 지정된 나무뿌리 주위에 묻는 자연 친화적인 장례문화로 각광받고 있다.

화장시설과 자연장의 수요에 맞는 시설 확충과 자연장의 활성화를 위한 방안이 꾸준히 연구돼야 할 것이며 자연장이 보편화되고 보다 친환경적인 장례문화가 뿌리내렸으면 하는 바람과 부당한 상도덕 행위의 개선을 위해 정부와 시민사회가 협력해야 한다고 조심스럽게 주장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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