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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패 보고 있는 전ㆍ현직 의령군수
낭패 보고 있는 전ㆍ현직 의령군수
  • 변경출 기자
  • 승인 2020.02.27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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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부 중부본부장 변경출

의령군에서는 오영호 전 의령군수와 이선두 현 의령군수에 대한 경찰 수사 보도가 터져 나오자 "구속된다"와 "안 된다"는 여론 공방전이 잇따르고 있다.

의령군 역대 처음으로 군수실을 비롯해 전ㆍ현직 군수의 자택에 압수수색이 벌어진 데 이어 뇌물수수와 공금횡령 등의 혐의로 경찰 수사를 강도 높게 받고 있기 때문이다. 여론은 전ㆍ현직 군수의 혐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날 수 있느냐`며 기정사실화 쪽으로 돌아가고 있는 상태다.

낭패를 보고 있는 전ㆍ현직 군수의 관계는 오영호 전 군수가 2014년 6월 의령군수에 당선된 지 얼마 안 돼 차기 의령군수 후보라며 당시 이선두 사천시 부시장을 소개하면서 알려졌다. 이후 세월이 흘러 현직에서 퇴임한 이 전 부시장은 2018년 6월 의령군수 선거에 전 자유한국당 후보로 출마(3명 출마) 해 9천154표(47.88%)를 득표, 압도적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군수 선거가 끝나자마자 의령군적폐청산위원회가 "불법 선거 오영호 전 군수 구속하고 이선두 군수 사퇴하라"는 집회를 60일간 이어갔다. 이후 집회를 주도했던 의령군적폐청산위원회는 양산희망연대 의령지회(공동대표 김창호)라는 시민단체를 결성하고 집회를 가속화 시켰다. 2018년 여름을 뜨겁게 달구었던 집회는 이 군수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검찰 수사를 받은 후 지난해 1심과 2심에서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300만 원을 각각 선고받아 대법원에 상고를 하는 사태로 확산됐다. 여기에다 이 군수는 공직선거법 위반 외에 또 뇌물수수와 공금횡령 혐의가 터져 나와 이중으로 수사를 받는 곤욕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지난 20일 양산희망연대 의령지회가 대법원 앞에서 판결 촉구 집회를 가졌다.

오 전 군수와 이 군수는 의령의 한 어묵 업체 생산품을 의령 농산물 유통기업 `토요애유통` 브랜드로 등록해주는 대가 등으로 수천만 원의 금품을 수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역 기업으로 기대를 모았던 어묵 업체는 지난해 8월 경영 악화를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파산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2월 5일과 9일 두 차례에 걸쳐 공금횡령 등 의혹을 받는 오 전 군수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오 전 군수는 "돈을 받아 건네준 것은 맞지만 빌린 돈"이라며 공금횡령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또 2월 15일에는 이 군수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10시간 정도 고강도 조사를 벌였다. 이 군수가 혐의를 전면 부인하자 경찰은 다음날 이 군수에게 3천만 원을 건네준 혐의를 받고 있는 의령군체육회 A 사무국장을 불러 보강 조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공모 관계인 이 군수 측이 오 전 군수에게 범죄와 관련해 진술 번복을 종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군수의 변호인 B 씨가 오 전 군수에게 연락해 만난 자리에서 진술 번복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군수와 A 사무국장은 B 씨를 같은 변호인으로 선임해 경찰 수사에 방어권을 행사하고 있다. 이 같은 내용은 오 전 군수가 B 씨와 만난 상황을 지인들을 만나 털어놓으면서 지역에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오 전 군수가 B 씨가 이 군수와 연관된 진술을 번복해 줄 수 없느냐는 취지로 제의해 `그럴 수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변호인이 범죄를 은폐하려고 진술 번복을 종용하며 증거 인멸을 시도하는 것은 범죄행위"라면서 "이 군수와 A 사무국장이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어 이 부분도 강력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변호인 B 씨는 한 언론 매체와의 통화에서 "오 전 군수와 새해 인사차 만나 식사를 한 것이지, 진술 번복 운운하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지만 이제는 한배를 탈 수 없는 전ㆍ현직 군수의 `불행스러운 낭패`가 크게 다가오고 있는 판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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