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21:14 (수)
경남도민 손가락 자른다는 `말` 없어야 할낀데
경남도민 손가락 자른다는 `말` 없어야 할낀데
  • 박재근 기자
  • 승인 2020.02.23 23: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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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자ㆍ칼럼니스트 박재근

경남도민들은 투표를 잘못한 죗값으로 한 시중 잡답 "이번에는 손가락을 자르는 일이 없어야 할 낀데…"를 자주 되뇐다. 총선을 앞두고 기대가 염장을 지르는 정치 행적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경남도민의 장탄식이다.

대통령이나 국회의원 선거 가릴 것 없이 선거 이후, 이 같은 말이 끊이지를 않은 게 사실이었다. 때문인지 4ㆍ15 총선을 벼르면서도 고개가 갸웃거리게 된다. 여야를 막론하고 거론되는 예비후보들의 처신이 도마에 오르면서다.

친척 취업으로 논란이 일고, 공항 잡음과 경찰청장을 비롯해 한때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기관의 도지부장 등 도내 각급 기관장이 사직토록 한 큰 사안에도 선출직이어서 고비를 넘긴 자 등 후보자들의 면면이 `그렇고 그래서`다. 그래서인지 도민들은 시큰둥해한다. 또 훈장마냥 선거 때 진박을 내세운 자, 의원의 존재가치가 희미한 자, 경남도민의 이익보다는 부산 이익에 우선한 자, 완장 찬 듯 나대는 자, 지팡이도 공천주면 잎이 난다는 그때 그 시절을 자랑하는 자 등 수두룩하다. 총선이 코앞인 시중 분위기에도 경남은 물론, 전국이 코로나19의 확산으로 패닉 상태다. 이런 와중에 정치권은 뒤늦은 코로나19 특위 구성에도 하찮은 문제로 옥신각신하는 등 애당초부터 국민은 안중에도 없었다. 이런 정치권이지만, 복(福)은 터져 나갈 정도로 넘쳐난다. 한쪽으로 쏠림 현상도 없다.

우선 여당은 장기간의 경기 침체에 이은 코로나19의 여파로 경제는 파탄 지경인데도 야당 복이 많아서 어려움을 모른다. 정부는 코로나19의 초기 대응에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지만, 전문가 단체인 의사회의 지적 등을 무시한 안일한 대처로 지역사회 전파라는 사상 초유의 상황을 초래했다. 낙관론과 강경론이 부딪치고 자당에 유리한 정치권 논평이 염장을 찌르고 야당은 울림이 없다.

그렇다고 최대 야당인 미래통합당에 운이 없는 것은 아니다. 여당 못지않게 여당 복이 넘쳐나고 있으니 말이다. 야당 역할이라고는 삭발과 단식밖에 없어 보이고 잊을만하면 사고를 쳐주는 여당이 있어 존재감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탄핵 후 보수 세력 통합으로 시너지 효과를 낼 만도 하건만, 물갈이는커녕, "000은 아니다"란 게 보태지면서 기대는 간곳없다. 이 같은 서로 간의 실기로 인해 복 많은 여야지만, 도민들은 쪽박을 찰 판이다. 경제는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 직격탄으로 대기업, 중소기업, 자영업자를 불문하고 삶이 팍팍하다. 오죽하면 오스카 영화계를 휩쓴 관계자들을 청와대로 초대해 `짜파구리`를 즐긴 것을 두고서도 뒷말이 무성하다. 이는 시장 상인이 대통령 면전에서 "거지 같다"는 말을 한 것으로 대변돼야 할 상황이다. 이런 상황은 경남이라고 다르지 않다. 경남 정치인들은 공약(公約)을 공약(空約)으로 만드는 탁월한 능력으로 도민들을 실망시켰다. 선수가 앞섰다고 해서 뚜렷한 족적도 없지만 그렇다고 초ㆍ재선도 기대할 게 없다. 70을 바라보는 초선이 완장 찼다고 50~60대 중진을 쇄신 대상으로 한다는 말이 나도는 등 물갈이하려면 몽땅 정치권을 떠나길 바라는 게 도민의 심정이다.

경남경제의 축인 원전산업은 명분도 이익도 없는 탈원전으로 폭삭 내려 앉게 됐다. 구조조정은 경남 삭풍과 다름없다. 이런 문제에도 나서는 정치인이 없다는 것은 한심하고도 슬픈 일이다. 타 지역 정치권은 신산업 육성과 대기업 유치에 여야가 없다. 정치를 거래 대상으로 해도 경남 이익을 챙겨야 하지만, 언제나 `문간방` 신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350만 도민, 경남만이 로스쿨이 없다. 또 중동부 200만 명을 위한 상급병원도 없다. 180만 전북에는 로스쿨 2곳, 의대 3곳, 한의대 등이 소재했지만 경남은 한의대도 없고 의대도 사실상 1곳뿐이다. 치대 약대는 또 어떠한가. 비교하면 쪽팔린다는 한 도민, 이러고도 국회의원이랍시고 거들먹거리는지를 되묻는다. 대학도 그렇지만 밀양이 가덕도보다 월등한 용역 결과에도 말을 않는 미래통합당이나 김해공항 안전을 가름막으로 가덕도신공항에 힘을 싣는 민주당 등 도민이 안중에 없기는 여야 모두 마찬가지다. 골목 청소하듯 돈 몇 푼의 땜질보다는 경남 현안 해결에 우선하는 후보자를 택해 "총선 후, 말이라도 손가락을 자르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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