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도전적인 영화 산업이 더 수용해야"
봉준호 "도전적인 영화 산업이 더 수용해야"
  • 연합뉴스
  • 승인 2020.02.19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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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오스카상 주역 기자회견

HBO 드라마, 주제 더 파고들 것

"오스카 캠페인은 게릴라전"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기생충` 오스카상 주역들이 아카데미 시상식 이후 국내에서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다. 19일 오전 11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다. 이날 회견에는 봉 감독 이외에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박소담, 이정은, 장혜진, 박명훈 등 배우들과 제작자인 곽신애 바른손 E&A 대표, 한진원 작가, 이하준 미술감독, 양진모 편집 감독 등이 참석했다.

봉 감독은 이날 오스카 캠페인 뒷이야기를 들려줬다. 봉 감독은 "캠페인 당시 북미 배급사 네온은 설립된 지 얼마 안 된 중소 배급사였고, 우리가 처한 상황은 마치 `게릴라전` 같았다"고 했다. 이어 "거대 스튜디오나 넷플릭스 이런 회사에 비하면 훨씬 못 미치는 예산으로, 열정으로 뛰었다. 그 말은 저와 강호 선배님이 코피를 흘릴 일들이 많았다는 의미다. 인터뷰만 600차례 이상, 관객과의 대화도 100회 이상 했었다"고 험한 여정을 떠올렸다. 봉 감독은 "경쟁작들은 LA 시내에 광고판이 있고, 신문에 전면광고가 나왔다. 우리는 아이디어로 똘똘 뭉친 CJ와 바른손, 배우들이 팀워크로 물량의 열세를 커버하면서 열심히 했다"고 되짚었다.


봉 감독은 한 외신 인터뷰에서 아카데미 시상식을 `로컬`이라고 말한 게 아카데미를 도발하기 위해 계획한 것이었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제가 처음 캠페인을 하는 와중에 무슨 도발씩이나 하겠냐"며 웃었다. 그러면서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이 편지를 보내왔다고 전한 뒤 감사하고 기뻤다고 말했다.

`기생충` HBO 드라마 제작과 관련, "`기생충`이 애초 가진 주제 의식과 동시대 빈부격차에 대한 이야기를 블랙코미디와 범죄 드라마 형식으로 더 깊게 파고들어 갈 것 같다"고 귀띔했다.

봉 감독은 `기생충` 수상 이후 지자체에서 그의 동상이나 생가 복원 작업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그런 이야기는 제가 죽은 후에 해주셨으면 좋겠다. 이 모든 것이 지나가리라 생각하면서 그런 기사들은 넘겼다"며 웃었다.

한국 영화 산업 관련, "제가 데뷔할 때보다 20여년간 눈부신 발전이 있었고, 동시에 젊은 감독들이 모험적인 시도를 하기에는 점점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80~90년대 큰 붐을 이뤘던 홍콩 영화 산업이 어떻게 쇠퇴했는지에 대한 기억을 우리가 선명히 갖고 있다. 그런 길을 걷지 않으려면 지금 한국의 많은 인더스트리가 모험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더 도전적인 영화들을 산업이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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