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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이 주인 되는 도시재생 실현 지역 부흥 이끈다
주민이 주인 되는 도시재생 실현 지역 부흥 이끈다
  • 조성태ㆍ김용락
  • 승인 2020.02.19 22: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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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밀양, 변화하는 밀양
③밀양시 도시재생지원센터

지역 위기 속 자생력 확보 돌파구
2016년 설립해 3개 재생사업 추진
공모 신청 전부터 주민협의체 구성
주민ㆍ행정ㆍ전문가 간 소통 역할
주민공동체 유지 위해 다방면 노력
관광ㆍ문화 담긴 마을브랜드화 통해
청년ㆍ실버세대 일자리 기여할 것
지난해 10월 진행한 2019년 밀양시 삼문동 도시재생대학 수료식에서 90여 명의 수강생이 박일호 시장(앞줄 가운데)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3개 사업 추진을 위해 내이동에 자리잡은 도시재생지원센터 전경.

 

△‘소멸위기’ 밀양시의 새로운 돌파구

과거 급속한 경제발전과 도시화로 인해 지역도시의 소멸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도시재생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도시재생이란 도시재개발의 한 방법으로 상대적으로 낙후된 구도심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해 활동적인 지역으로 부흥시키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에서 도시재생사업은 2003년 시작돼 2013년 관련 법률이 제정되며 본격화됐다. 이후 시범사업을 진행하다 2017년부터는 도시재생 뉴딜사업이란 이름의 정부 핵심 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다. 인구 50만 명 이상의 대규모 도시부터 작은 시골 마을까지 참여하고 있는 이 사업은 자생력을 잃어가고 있는 소규모 도시에는 새로운 돌파구로 다가오고 있다.

인구 10만 명이 거주하는 밀양시도 마찬가지다. 밀양시는 하루 1.7명이 태어나고 3.1명이 사망(2019년 9월)하는 등 소멸위험이 큰 도시에 해당한다. 이에 밀양시는 지난 2016년 8월 도시재생지원센터(센터장 이성원)를 설립해 도시재생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이성원 센터장을 포함한 9명이 상시 근무하도록 근무체계를 변경키도 했다.

 

이성원 밀양시 도시재생지원센터장.

 

△밀양 지역 내 3개 재생사업 추진

센터는 내이동 골목(밀양시 백민로4길 20)에 자리 잡고 있다. 2층으로 된 건물로 1층은 재생센터 사무실로, 2층은 내달 리모델링을 진행해 육아 나눔센터로 활용할 계획이다.

재생지원센터 운영 방식은 △행정 직영 △협동조합 위탁 △재단 운영 등으로 나누어진다. 밀양시는 행정 직영 방식을 채택했는데, 시에 소속돼 탄력적인 자금 활용이 힘들다는 점은 단점이지만 체계가 탄탄해 소규모 도시에서 가장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현재 밀양시에는 내일ㆍ내이동, 가곡동, 삼문동 등 총 3곳에서 재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내일ㆍ내이동, 가곡동은 공모 선정이 완료돼 사업에 착수했고, 삼문동은 공모 신청을 위해 센터가 사전 작업을 진행 중인 곳이다. 가장 먼저 추진된 내일ㆍ내이동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지난 2017년 공모에 선정돼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가곡동은 지난해 공모선정을 받고 2023년까지 5년간의 사업을 시작했다. 삼문동 지역은 현재 센터 주도하에 공모 신청을 위한 사전 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

도시재생은 유럽과 일본 등 해외에서 먼저 시작됐다. 지역 쇠퇴를 먼저 인지한 지역주민들이 나서서 시작된 해외 사례와 달리 우리나라 도시재생사업은 아직까지는 정부 주도로 추진되고 있다. 이 때문에 현 사업은 도시재생에 무관심했던 주민들을 설득하고 그들이 주도적으로 사업을 이끌 수 있도록 만드는 과정이 동반돼야 한다.

밀양시는 도시재생사업을 구도심 부활이라는 통상적인 결과가 아니라 지역에 약하게 퍼져있는 에너지를 한곳에 모으는 중심지 역할을 하도록 방향을 잡고 있다. 밀양에 맞춘 도시재생을 위해 밀양시 도시재생지원센터는 보이지 않는 노력을 착실히 수행 중이다.

 

지난해 진행한 내일ㆍ내이동 도시재생워크캠프 당시 벽화 그리기 모습.
순천 선진지 견학을 간 삼문동 도시재생 주민협의체 구성원들.

 

△사업지 선정과 주민협의체 구성

도시재생사업을 진행하려면 반드시 재생센터가 설치되고 운영돼야 한다. 밀양시는 더 나아가 공모 전 단계부터 현장지원센터를 조직해 사전작업을 진행했다. 단순한 공모 신청이 끝이 아닌 사업의 성공을 바라기 때문이다. 사전 조직된 현장지원센터는 원활한 주민협의체 구성을 목표로 주민들을 만나 정보를 공유했다.

도시재생사업 추진을 위해 우선 지역 내에서 △노후주택 △인구 감소 △사업체 감소 등을 따져 쇠퇴지역을 선정하고 공고를 통해 해당 지역 주민들을 모았다. 이후 참여 의사를 밝힌 주민들을 상대로 지원센터에서 사업 취지를 설명하고 다양한 교육을 진행했다. 이때, 지원센터와 주민 간 교감이 어느 정도 이뤄지는지가 사업 성공을 사실상 결정한다고 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밀양시 재생센터는 합격점이다. 지난해 10월 진행한 삼문동 도시재생대학 프로그램은 주민 40명을 목표로 추진했지만 2.5배에 달하는 100여 명이 신청해 90여 명이 졸업했다. 센터의 적극적인 사전 교육과 홍보로 주민들의 관심은 최고도에 달해있다. 이미 사업이 진행 중인 내일ㆍ내이동도 과거 주민들이 나서서 스토리텔링을 해 공모 선정에 큰 도움이 됐다.

이렇게 구성된 주민협의체는 사업지마다 25~40명으로 구성돼 있다. 회장ㆍ임원 등 선정도 마쳐 조직적으로 운영된다. 협의체 안에 상권, 문화, 공동체 등 3개 분과를 나눠 주민들이 관심 있는 분과에 참여하는 밀양시 재생센터만의 특징도 있다. 재생센터는 매달 한 차례 주민협의체와 만나 사업 추진 방향, 내용 등을 건의받고 밀양시와 조율하는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시민ㆍ행정ㆍ전문가 간 조율 역할

도시재생사업에는 크게 사업의 주인인 ‘주민’, 공모ㆍ예산 등 실질적 업무를 담당하는 ‘행정’, 정보를 공유하고 조언하는 ‘전문가’가 참여한다. 밀양시 도시재생센터는 이들 간 의견을 조율하고 전달하는 컨트롤타워를 맡으며 거버넌스 형성에 집중한다. 컨트롤타워는 주민협의체 구성이 끝나면 본격 가동한다.

주민협의체 구성이 끝나면 공모 선정과 사업 추진을 위해 주민주도 사업 개발ㆍ추진에 주력한다. 우선, 주민들이 이곳에서 어떤 계획을 가지고 사업을 추진할지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을 진행한다. 재생사업 전문가를 동원한 강의ㆍ선진지 견학 등이 그 예다. 카페, 빵집 등 주민 수익사업의 방향이 정해지면 관련 바리스타, 제과ㆍ제빵 교육까지 이어진다.

가장 중요한 것은 주민공동체 자생력 확보다. 재생사업은 마중물사업으로 진행되기에 기반시설이 확충되면 사업비 지원은 없다. 자칫 주민들의 역량강화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잘 짜인 사업이라도 사업 주체가 사라져 중간에 파탄 나기 마련이다. 이를 막고자 재생센터는 자립적인 마을 공동체로 자생할 수 있도록 주민리더ㆍ현장전문가 육성 등 다양한 소프트웨어 기반 조성 교육에 힘쓰고 있다.

밀양시 도시재생지원센터는 도시재생사업을 신새마을운동으로 해석한다. 70년대 마을 주민들의 사회기반시설을 확보하는 사업이 새마을운동이었다면, 도시재생사업은 마을 주민들의 사고를 개선ㆍ진보시키는 사업이라는 것이다. 당장 주민들에게 재생사업을 설명하면 일부는 자신들에게 어느 정도 수익이 들어오는가에 집중한다. 공동체 형성에는 무관심하다. 지속 가능성 확보가 중요한 재생사업 특징상 주민들에게 공동체에 대한 사고의 재생이 절실하다. 이에 대한 해답은 긴밀한 소통에 있을 것이다.

 

△사업의 주인이 될 지역 주민들

지난해 7월 해외에서 온 학생들과 함께 밀양문화를 체험하는 ‘도시재생워크캠프’가 내일ㆍ내이동에서 열렸다. 학생들이 떠나기 전날 밤 마을 잔치가 열렸고 오랜만에 마을에 활기찬 기운이 듬뿍 풍겼다. 마을 주민들은 그날을 기점으로 재생사업의 성공의 불씨를 느꼈다고 한다.

2016년부터 추진해 올해로 5년차를 맞은 밀양 내일ㆍ내이동 도시재생사업은 내년이면 사업이 마무리된다. 앞으로 2년간 밀양시 도시재생센터는 주민들의 역량을 최고치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현재는 주민 협동조합 구성에 집중하고 있다. 협동조합은 주민들이 출자해 시설을 스스로 운영하도록 하는 체계다. 비영리로 추진되다 보니 배당금이 없어 수익적인 측면에서 실망하는 주민들도 일부 존재한다. 이에 센터 측은 많은 주민들을 조합원으로 참여시켜 개인부담은 줄이고 규모는 커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센터 관계자는 “도지재생사업에서 수익성을 걱정하는 주민들로부터 경제적사회적기업이라는 신용어가 나왔다”며 “조합 운영을 하면서 발생한 수익을 자기 지역에 개발하는 식으로 환원하는 방식으로 주민들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원 밀양시 도시재생지원센터장 일문 일답

Q1. 밀양형 도시재생을 위한 센터의 역할은?

“센터는 밀양만이 가지고 있는 문화ㆍ역사적 자산들을 마을브랜드화하고 재창조 작업을 통해 청년과 실버세대의 일자리 창출을 지원할 계획이다.”

Q2. 지역사회 네트워크 협력 방안은?

“주민들과 호흡하는 도시재생 활동가 육성에 힘을 쏟겠다. 이들을 통해 마을공동체 사업의 안정적 지원 기반을 구축하고 행정ㆍ마을 간 커뮤니케이터의 역할을 맡기겠다.”

Q3. 재생센터의 궁극적 목적은?

“마을 사람들이 그 속에서 어떤 형태로 살아갈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궁극적으로 센터는 주민들 모두가 만족하는 결과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이성원 밀양시 도시재생지원센터장은?

2015년 건설과 농산어촌개발 담당으로 농촌중심지 활성화 사업 8건ㆍ창조적마을만들기 사업 2건 추진. 2019년 도시과장을 맡으며 가곡동 도시재생사업 공모 신청 및 확정 성과. 2019년 9월 명퇴 후 밀양시 도시재생지원센터 센터장으로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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