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마을을 지나며
마지막 눈빛을 뚝 떨구고 간
벚나무 이파리 애가(哀歌)
단풍나무가
그림 전시회를 여는 곳에
유독 빛깔이 구멍 난 동양화 한 잎
철새가 떼지어 가을을 떠날 때
그들의 단체 고별 여행 문자가
산야에 떨어진 것
먼 집을 나와서 헤매다가
홀로 때늦은 장미꽃을 피운
그 적막한 일렁임
끝 간 데 없는 이슬로 얼룩져
네 이름이 또렷이 보이는
삭악삭 낙엽 편지
불현듯
달빛이 보이지 않으면
중력처럼 오는 그대들이여
기억해요 묵음(默吟) 한 행까지도
감사해요 그 마음 하나하나
<시인약력>
- 호 : 敬天(경천)
- 경남 거창 출생
- 창원 배꽃 어린이집 원장 역임
- 월간 '문학세계' 시 부문(2015) 등단
- '현대 시조' 시조 부문(2016) 등단
- 영남시조문학회 동인
- 대구 문세사람들 동인
-장유문학회 동인
- 시집 '우듬지 빈 둥우리를 지키는 바람'
- 공저 '文世 사람들'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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