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시꽃 붉게 타는
유월이 되면
흰 나비들이 호호 날아왔다.
생전의 아버님이
스님처럼 삭발하시고
공부하러 떠나시던 날
유월 한나절도 덧없이 화려했다.
배웅하던 사람들 사이로
어머님의 옥색 옷고름이 떨렸다.
십자수 꽃무늬의 손수건이
어머니의 눈가에서 흰 나비처럼
하르르 하르르 날리고 있었다.
어린 우리들은 가위 바이 보…보…하며
신명을 바쳐
아버님의 부재不在를 채우고 또 채웠다.
사람들이 뿜어내던
엷은 한숨 자락이 발밑에 자욱했다.
<평설>
사물을 곧 바로 진술하는 것을 옳게 보고 느낀다. 직서법의 언어가 생성됨으로써 시의 완성도를 높였다. 간결하면서도 흥(興)을 느끼는 것은 작가의 의도가 담겨 은유서정의 멋을 살아나게 한다. <안태봉 시인>
<시인약력>
- 경남 함안 출생
- 동아대학교 국문학과 졸업
- 부산대학교 교육대학원 교육학과 졸업
- 고려대학교 대학원 국문학과 졸업년대 소설에 나타난 이데올로기 연구>로 문학박사학위 취득년부터 현대사회교육원 원장 재임
- 시집 : 아름다운 공포, 방문객, 나는 말하지 않으리
- 자기계발서 : 삶을 변화시키는 긍정의 힘
- 인문교양서 : 세기를 뒤흔든 불멸의 사랑
- 연구저서 : 삶과 문학의 이해, 사랑의 기술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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