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참모는 국민과 법 앞에 겸손해야
청와대 참모는 국민과 법 앞에 겸손해야
  • 경남매일
  • 승인 2020.02.06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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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이태균


 김기현 자유한국당 전 울산시장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의 청와대 압수수색 영장 집행과 참모들에 대한 수사 과정을 보면서 가장 모범적으로 검찰의 범 집행에 솔선해야 할 청와대가 협조는커녕 되레 수사하는 검찰을 적반하장으로 대해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들은 국민과 법 앞에서 누구보다 겸손해야 하며 오만한 언행을 삼가야 하는 것은 기본 상식이다.

 그런데 최근의 청와대 참모들을 보면서 독재 시절 5공화국 때보다 더 오만함이 넘는 것으로 보인다. 조국 씨의 경우 범죄 혐의로 국민 여론이 임명하면 안 된다고 그렇게도 높았건만 여론을 중시한다고 자부한 문 대통령은 혐의만으로 임명을 안 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법무부 장관 임명을 밀어붙였지만 결과적으로 인사 실패였다. 국론을 극단으로 분열시킨 조국 씨의 장관 임명을 두고 국민에게 사과는커녕 책임지고 물러난 사람도 없다.

 여론조사에서 국론통합이 절실함에도 진영 논리에 빠진 대통령을 바라보는 중도층의 민심이 크게 변하고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역대 정부에서 청와대 참모가 피의 사실로 검찰의 수사를 받거나 기소되면 자리에서 물러나게 했는데, 최근 청와대의 참모들은 물러나기는커녕 되레 수사하는 검찰을 향해 적반하장 식의 비상식적인 언행도 서슴지 않고 있다. 피의자인 최강욱 씨의 직책은 공무원들의 기강을 바로잡으라는 중책을 담당하는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다. 그는 변호사로서 무죄 추정도 좋고 설사 검찰의 수사 과정이 억울한 측면도 있다고 가정해도 피의자로서 검찰 수사에 대한 선전 포고식의 발언은 묵과할 수 없는 것이다. 윤석열 총장이 책임지고 있는 검찰의 수사 결과는 법원의 최종 판단을 받아봐야 하겠지만 청와대 참모를 수사하면서 아무런 증거 없이 기소했겠는가.

 문재인 정부에서는 비상식이 상식처럼 통하는 세상이 되고 말았다. 정의와 공정을 들먹이며 검찰개혁을 외치고 있는 청와대의 법률가 출신 대통령과 공직기강비서관의 처사를 보면 국민의 눈높이와는 동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임명한 후 검찰에 대한 대대적인 인사 조치로 조직을 뒤흔들어 놓은 것도 상식을 가진 국민들의 생각과는 너무나 거리가 멀다.

 통상 검찰 인사는 인사 후 1년 이상 시간이 흘려야 새로운 인사를 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불과 6개월 정도 된 조국 씨와 살아있는 청와대 권부를 수사 중인 검찰 조직을 대폭으로 물갈이했다. 추 장관의 검찰에 대한 인식은 법원의 영장을 발부받아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 수사 중인 검찰이 마치 월권행위라도 하는 것처럼 국민을 당혹하게 만든다. 검찰이 피의자를 공정하게 수사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할 법무부 장관이 훼방이라도 놓는 것처럼 비치는 것은 필자만의 생각일까.

 대통령이 앞장서고 정부 여당이 맞장구를 치는 검찰개혁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정부 여당은 마치 검찰을 조폭 집단처럼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박근혜 정권의 적폐 청산을 할 때는 윤석열 총장에게 박수치던 사람들이 진작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해도 좋다고 윤 총장 임명식에서 부추겨놓고 지금은 윤 총장이 지휘하는 검찰을 청산 대상으로 여기는 분위기는 백번 양보해도 이해되지 않는다.

 더욱 한심한 것은 청와대 수보 회의가 정부의 국무회의보다 상위인 것처럼 비치고 비서들의 오만이 도를 넘어도 비서실장이 통제도 않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청와대에컨콘트롤 타워가 있는가. 아니면 비서들이 나서서 대통령을 대신해 진영논리를 펴도록 방치하는 것인가. 청와대 내부의 통제 기능이 지금처럼 된 것을 한 번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더욱 궁금하다. 임기 초기에 탁현민 씨의 연출로 보여준 대통령의 살가운 국민 대하기 모습은 사라진 지 오래다. 하기야 탁 씨가 기획해 연출한 사실이 드러났는데 이런 모습이 국민에게 더 이상 감동을 줄 수도 없겠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기소된 피고인 신분의 청와대 참모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정말로 사심 없는 검찰개혁을 하려면 우선 그들부터 자리에서 물러나게 해야 한다. 그리고 청와대 참모들이 국민과 법 앞에 겸손하도록 조치해야 한다. 문 대통령은 검찰의 살아있는 권력 수사에 청와대 참모들이 적극 협조하도록 지시하고 자신이 임명한 검찰총장을 홀대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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