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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 인구감소 마지노선 어떻게 지킬 것인가
창원시, 인구감소 마지노선 어떻게 지킬 것인가
  • 강보금 기자
  • 승인 2020.02.05 2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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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기자 강보금

 지난해 12월 행정안정부의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인구가 최초로 사망자 수 보다 출생자 수가 적어지는 자연 감소로 돌아섰다. 이는 통계청이 추정한 2030년 중반에 비해 5년이나 이르게 시작된 것이다. 한국은 OECD 국가 중 2004년부터 가장 낮은 합계 출산율을 기록해 왔으며, 고령화는 지속적으로 가속 되고 있다. 이른바 여느 공상과학 영화에 나왔던 `인공자궁`을 생산해야 할지도 모르는 아찔한 상상을 자극하게 하는 수치이다.

 UN 개발계획은 1987년 7월 11일 전 세계 인구가 50억 명을 돌파한 것을 기념하며 매년 7월 11일을 세계 인구의 날로 제정했다. 전 세계 인구는 2011년 10월 70억 명을 넘어서며 인구수, 인구 분포, 고령화 등 다양한 인구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일깨워 줬다.

 이와 반대로 인구감소로 고민을 안고 있는 창원시는 `마지노선`이라 선포했던 104만 선이 무너지기 일보 직전이다. 창원시는 2010년 마산시, 진해시와 통합해 올해 통합 10주년을 맞았다. 당시 2010년 12월 기준 창원시의 인구는 109만 181명으로, 수도권을 제외하고 전국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기초지자체로 부흥했다. 그러나 그리 길지 않은 영예는 10년 내내 내리막길을 탄 인구감소로 그 빛이 힘없이 흔들리고 있다. 창원시 인구는 지난해 6월 말 기준으로 105만 명 선이 빠른 속도로 붕괴돼 104만 8천279명으로 조사됐다. 구 별로 보면, 의창구 25만 3천943명, 성산구 22만 4천107명, 마산합포구 17만 9천821명, 마산회원구 19만 6천759명, 진해구 19만 3천649명으로 나타났다.

 이에 창원시는 통합 이후 광역시의 꿈을 한차례 접고 `특례시` 실현에 몰두했지만, 이마저도 국회에서 보류 중이다. 조선, 자동차, 기계산업의 메카인 창원시는 이제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원전과 방산업에도 비상이 걸려 인력, 특히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아 떠나고 있다.

 산부인과에서는 임신을 준비하는 여성들에게 엽산을 권유한다. 엽산은 비타민 B의 일종으로, 태아의 뇌 발달을 도와 신경관 결손을 막고 습관성 유산과 다운증후군, 저체중아, 거대적아구성빈혈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어 임신 3개월 전부터 복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창원시는 창원국가산단과 방산업 등의 튼튼했던 기술 자원이 엽산의 역할을 하며 이른바 `강철 자궁`을 가진 도시였다. 한때는 수많은 시민들을 모두 먹여 살리고도 남을 영양분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아무리 튼튼한 자궁이 있어도 자궁에서 키워낼 자식이 없어 자궁이 녹슬어가고 있는 모양새가 되고 있다.

 도시의 흥망성쇠는 인간의 생과 많이 닮았다. 한 인간이 태어나는 것은 자궁의 역할이다. 그러나 인간이 자궁을 벗어나 세상이라는 넓은 환경에서 한 명의 성인으로 성장하기까지 놀이터와 교육의 장이 필요하다.

 물론 창원시는 통합 10주년인 2020년을 `대도약과 대혁신의 해`로 선포하고 창원 대로를 중심으로 연구혁신기관을 밀집시키는 `I-Road 프로젝트`와 마산과 진해권역의 지역 특색을 반영한 DNA 육성 거점 실현, 수소 산업 선도 산단 본격화 등의 전략을 추진 중이다. 변혁의 태동을 보이고 있는 창원시이지만 아직 인력이 자라고 성장할 인프라가 현저히 부족한 상태이다. 특히 로스쿨 유치를 비롯해 의대 약대, 치대, 한의대 등 주요 학과의 유치는 창원시를 기둥으로 지붕을 얹고 있는 경남도의 큰 과제이기도 하다. 학력인구의 감소는 인프라의 축소에 이어 아파트 가격의 붕괴로 이어진다는 주장이 나온다. 생산인력의 감소는 경제성장을 위한 도약에 걸림돌이 될 것이다. 이를 막을 방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행정은 앞에 놓인 떡에서 눈을 돌리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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