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20:01 (금)
꽃길만 걷겠다는 홍준표
꽃길만 걷겠다는 홍준표
  • 경남매일
  • 승인 2020.02.04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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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지 없다는 홍 대표 주장 궤변

PK 지역 중심 역할 희망에 불과

상대 후보 비방 품위만 떨어져
(사)경남수렵인 참여연대 회장 오수진
 

 제10대 경남 도의회에서 활동하던 전 현직 도의원 23명이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의 밀양ㆍ창녕ㆍ함안지역 총선 출마를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하면서 험지 출마를 요구했다고 한다.

 이들은 "홍 전 대표는 경남지사 재임 시절 도민과 소통 부재로 문제를 일으켜 불신을 받았고, 2018년 6ㆍ13 지방선거에서는 무소불위 공천권을 행사해 경남지사 선거를 비롯해 창원ㆍ김해ㆍ양산ㆍ통영ㆍ고성 등 경남 지방선거 전체를 망친 장본인임을 우리 당원과 도민들은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러나 홍 전 대표는 자신을 향한 `험지 출마` 목소리에 "20년간 전방에서 근무했다면 마지막 전역을 앞두고 흔들리는 후방에서 근무할 권리도 있다. 자유를 부르짖는 한국당에서 당원의 출마 지역 선택의 자유를 제한할 법적 근거도 없고, 정치적 이유도 없다. 나는 손바닥 공깃돌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또한 홍 전 대표는 "부산ㆍ울산ㆍ경남 도지사가 모두 민주당 소속이고 기초단체장 65%가 민주당인데, 4ㆍ15총선에서 PK 지역에서 민심의 축이 되는 중심 역할을 하겠다"고도 했다.

 또한 "통합 논의가 되고 있어 유승민 의원이 있는 대구 동구 을에 갈 이유가 없어졌고, 김부겸을 잡으려고 수성 갑을 간다는 것은 정치 이전에 사람 도리가 아니고, 북구을 출마설에 대해서도 대학 후배이자 집안사람(홍의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있는 자리를 뺏으려고 가는 것 또한 적절치 않다"고 했다. 홍 전 대표는 초ㆍ재선 의원들이 험지 출마를 요구한 데 대해 "험지가 아닌 곳이 어디 있느냐? 따뜻한 고향에 앉아 선배 보고 험지에 가라고 한다"고 "니가가라 하와이"라고 했다.

 그러나 국회의원은 연고가 있는 곳에 출마하기 때문에 어딜 가더라도 고향ㆍ학교 선후배로 얽혀있어 아프리카 오지에 가서 국회의원에 출마하지 않는 한 학연ㆍ지연은 피할 수가 없다.

 친인척이라는 이유로 김부겸, 홍의락 의원 지역구에 갈 수 없다는 홍 전 대표의 말은 이분들을 이길 자신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18대 국회, 같은 당에서 함께 활동한 조해진 동지의 지역구를 빼앗는 것은 정치 도리라 할 수 있을지?

 또한 유승민 의원 지역구에 갈 수도 있다는 말은 대구ㆍ경북지역은 박근혜 향수가 강해 유승민 의원에게 탄핵에 찬성한 배신자(背信者) 프레임만 씌우면 쉽게 이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험지가 아닌 곳이 없다. PK 지역에서 중심 역할을 하겠다"는 홍 전 대표의 주장은 궤변이고, 큰 착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창녕ㆍ밀양ㆍ함안지역은 물론, 김태호 전 경남지사가 출마한 거창, 김영선 전 한나라당 대표가 출마한 진해는 단 한 번도 민주당 국회의원을 배출한 사실이 없기 때문에 한국당 공천만 받으면 당선은 땅 짚고 헤엄치기라 해도 지나친 표현은 아닐 것이다.

 당 대표와 도지사까지 지낸 분들이 험지를 피해 안방으로 찾아 드는 이유를 알 수가 없다.

 PK 지역에서 중심 역할을 하겠다는 구상 또한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당시 당 대표였던 홍준표의 지원 유세를 모두 거부한 이유를 생각해 보면 이 또한 희망 사항일 것이다.

 또한 상대 후보를 `조무래기들`이라고 했는데 당 대표ㆍ대통령 후보까지 지낸 홍 전 대표에 비교하면 조무래기는 맞지만 말을 함부로 하면 자신의 품위만 떨어뜨리는 것이 된다.

 따라서 당 대표와 대통령 후보까지 지낸 분이 밀양ㆍ창녕ㆍ함안지역에서 국회의원 출마하겠다는 발상은 꽃길만 걷겠다는 것으로밖에 달리 해석할 여지가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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