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16:02 (목)
삶에 책임을 지는 사람
삶에 책임을 지는 사람
  • 경남매일
  • 승인 2020.02.03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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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명ㆍ비판은 인생 낭비 습관

선택하는 사람이 인생의 성공자
선한청지기 공동체 대표굿서번트 리더십센터 소장 하성재

 "요즘에는 큰 인물이 영 나오질 않아! `3金, 박정희`나 `이병철, 정주영` 같은 리더들이 없어. 그런 사람들이 나와서 확실하게 휘어잡고 가야 하는데..."

 이번 명절 동안 몇몇 어른들과의 대화 중에 나온 말이다. 아무래도 후기 산업화 시대를 지나고, 우리 사회도 점점 전문적인 영역으로 나뉘다 보니 이런 이야기들을 듣게 된다. 그래서 최근에는 다시 `학제 간 융합`이니 `통섭(統攝)`이니 하는 것을 통해, 어떤 한 분야만 아는 전문가가 아니라, 그 너머를 볼 수 있는 리더들을 요구한다.

 아무리 전문자격증을 가지고 있고, 전문가적인 식견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혼자서 모든 일을 감당할 수는 없다. 그래서 다른 사람과 더불어 일하게 되는데 그때 우리는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종류의 사람을 만나게 된다.

 첫째는 매사에 다른 사람 탓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자신을 모든 일의 희생자라고 떠든다. 이들은 "모든 게 당신 탓이야"란 말을 주로 한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책임회피에 능숙한 사람들이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우리는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경향의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있다. 법정에 선 범죄자들은 자신이 오히려 사회의 희생자라고 주장하고, 아이들은 부모를 비난하며, 경영자와 노동자는 서로를 비난한다. 교사들은 교육행정가를 비난하고, 모든 이들이 정부를 비난한다. 우리는 우리의 불행을 누구의 탓으로 돌리고 있는가? 물론 우리는 누군가를 비난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우리는 비굴한 사람이 된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둘째는 다른 사람을 비난하지는 않지만, 모든 일에 변명을 하는 사람이다. 그럼으로써 어떤 실패나 실수도, 어떤 무책임도 정당화시킬 수 있다. 그들은 "나는 원래 그래. 이것이 원래 내 방식이야"라는 변명을 좋아한다. 변명할 구실을 찾으려면 얼마든지 뒷받침해 줄 철학을 찾을 수 있다. 다윈은 우리가 진화의 희생자라고 설명했고, 막스는 인간이 환경의 희생자라고, 프로이트는 인간이란 이미 결정된 조건의 희생자라고 했다. 이외에도 만들어 낼 변명은 얼마든지 많이 있다. 반면에 벤저민 프랭클린은 "변명에 능숙한 사람은 다른 어떤 것에도 능숙하지 못하다", 조지 워싱턴은 "모든 실패의 99%는 완벽하게 변명하는 사람들에게서 온다"고 했다. 우리가 책임감을 줄이려고 하면 할수록 우리의 역량이 줄어든다는 것은 피할 수 없는 분명한 진리이다.

 끝으로 선택하는 사람들이다. 이 사람들이 바로 인생의 성공자들이다. 이들은 성공도 실패도 늘 자신의 책임으로 돌린다. 물론 이들은 일어나고 있는 모든 일을 완벽하게 다스릴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안다. 그러나, 삶에 대해 반응하고 조절할 수 있음을 알고 있으며 또 조절한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위대함을 갖는 이유는 바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유`이다. 욕망이 이끄는 대로, 하고 싶은 대로 하는 자유가 아니라, 책임을 품고 선택하는 자유는 우리의 삶을 훨씬 더 가치 있게 만들어 준다.

 지난 2018년 소천하신 故박누가 원장(필리핀 누가병원)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분명 한국에 있었으면 엄청나게 돈을 벌고 남들이 부러워하는 자리에서 편안한 생활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한국에는 좋은 실력 있는 의사들이 많기에 나는 한낱 먼지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여기에서는 나는 반드시 필요한 존재이다. 그게 내가 이곳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이며 내가 살아가는 존재의 증명이다." 이처럼 자기 삶을 선택하고 그 책임을 지려는 사람들이 진정 인생의 성공자가 아닐까!

 인간은 태어날 때. 성별, 부모, 환경 등 선택할 수 없는 몇 가지가 조건 지워진다. 그러나, 이 카드를 어떻게 사용하느냐 하는 것은 우리의 선택이다. 비난하는 자와 변명하는 자는 우리가 바꿀 수 없는 것들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인생을 낭비한다. 따라서 우리가 스스로 선택하는 사람들이 돼서, 인생을 보다 책임 있게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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