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아가씨` 이후 두번째
9일 아카데미 시상식 주목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이번에는 영국 아카데미에서 수상 소식을 알렸다.
영국영화TV예술아카데미(BAFTA)는 2일(현지시간) 저녁 런던 로열 앨버트 홀에서 열린 `2020 영국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 수상작으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을 선정했다. 한국 영화가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것은 2018년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기생충`은 오리지널 각본상도 받아 2관왕에 올랐다.
봉 감독은 "함께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오른 훌륭한 영화들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최고의 앙상블을 보여줬던 배우들이 아니었으면 힘들었을 것 같다. 5년 전부터 저와 함께 이 영화를 고민한 곽신애 대표에게도 함께 박수를 보내고 싶다"면서 주연 배우 송강호와 제작자인 곽신애 바른손 E&A 대표를 소개했다. 그는 "나는 항상 카페에서 글을 쓰면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면서 "로열 앨버트 홀에 설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봉 감독은 "`기생충`에 많은 사랑을 보여준 영국영화TV예술아카데미에 감사한다"면서 "시나리오 제작사와 투자사, 모든 스태프와 함께 일한 분들에게 영광을 돌린다"고 덧붙였다.
`기생충`과 봉 감독은 그러나 기대를 모았던 작품상과 감독상은 아쉽게 받지 못했다. 샘 맨데스 감독의 `1917`이 작품상과 감독상을 포함해 모두 7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앞서 `기생충`은 지난달 작품상, 감독상, 외국어영화상, 오리지널 각본상 등 4개 부문 후보로 지명됐다. 총 39개 작품이 이번 영국 아카데미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남우주연상은 `조커`의 호아킨 피닉스가, 여우주연상은 `주디`의 러네이 젤위거가 각각 받았다. `원스 어폰 어 타임…인 할리우드`의 브래드 피트가 남우조연상을, `결혼이야기`의 로라 던이 여우조연상을 각각 가져갔다.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은 1947년 설립된 영국영화TV예술아카데미가 주최하는 행사로, 영미권 최고 권위의 영화제 중 하나다. 영국과 미국 영화 구분 없이 진행되는 만큼 곧 있을 미국 아카데미상의 향배를 가늠해볼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