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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개인파산 신청 증가율 `전국 최고`
경남 개인파산 신청 증가율 `전국 최고`
  • 박재근 기자
  • 승인 2020.01.30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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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3천499건… 전년비 18.7%↑

조선ㆍ자동차 등 부품업체 불황

"법원에 빚 탕감" 12년 만에 증가세

 경남지역의 개인파산 신청이 전국에서 가장 많이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남 주력산업인 조선 자동차 기계 등 부품업체들의 불황에 따른 것이다. 이 같은 개인파산의 급증은 12년만에 최고치다.

 특히 경남의 경우, 지난해 접수한 개인파산 신청은 3천499건으로 전년 대비 18.7%(552건) 급증, 전국 14개 법원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그 다음으로 울산지법은 11.9%, 수원지법은 9.9%, 부산지법은 7.4% 증가했다. 전국 14개 법원에서 지난해 접수한 개인파산 신청은 4만 5천642건으로 전년(4만 3천402건)보다 2천240건(5.1%) 늘었다.

 경남의 파산 신청이 늘어난 것은 성동조선해양과 STX조선해양의 구조조정 등 영남 지역의 경기침체가 가장 큰 요인으로 풀이된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통영의 성동조선과 창원의 STX조선 협력업체들은 주로 창원, 부산, 통영, 고성 등에 분포해 있다. 산업은행과 자율협약(채권단 주도 구조조정 제도)을 맺고 있는 STX조선은 한때 근무하는 직원만 1만여 명에 달했지만 현재 5분의 1 수준(2천여 명)으로 쪼그라들었다. 사내협력사도 100여 곳에서 50여 곳으로 반 토막 났다.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성동조선 역시 한때 근무 인원이 5천여 명에 달했지만 지금은 10분의 1 수준(500여 명)으로 급감했다. 창원상공계 관계자는 “조선업종 외에도 불황을 겪는 자동차부품업종, 기계업종 협력업체들이 창원 주변에 집결해 있어 지역 경제가 크게 어려운 상황이다”며 “특화된 원전 방산 등 산업도 탈원 등에 따른 경기난으로 지역경기는 더 불황을 겪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경남지역 개인파산 두 자릿수 폭증에 대해 법원 관계자는 “소득이 없어 법원에 빚을 탕감해달라고 요청하는 개인파산 신청이 12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며 “조선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불황으로 창원을 비롯해 경남일원과 울산 등 산업도시에서 개인파산이 급증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융권은 “경기침체로 소득이 줄면서 개인회생제도로 부채를 탕감하기 어려워진 서민들이 파산으로 넘어오고 있다”며 “법원의 무분별한 파산 접수가 자칫 빚을 갚는 것을 회피하려는 도덕적 해이(모럴해저드)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창원 등 동남권은 관할지역 경제의 주축인 조선기자재, 자동차 부품, 기계산업 등의 불황으로 지난해 중소기업 수천 개가 무너졌다”며 “실직한 근로자들이 재취업에 실패하면서 창원을 중심으로 개인파산 신청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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