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 따라 변하는 명절 갈등유형과 대응
시대 따라 변하는 명절 갈등유형과 대응
  • 경남매일
  • 승인 2020.01.29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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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김주복


 매년 어김없이 찾아오는 설날과 추석은 우리 최대의 명절이다. 2020년 경자년 설날도 지난 주말에 겹쳐서 지나갔다. 명절은 우리의 기억 속에는 대부분 설레고 풍요로운 날로 남아있다. 그러나, 2000년 이후부터는 명절 전후에 가족 간의 갈등으로 인해 이혼, 상속, 부모 부양 관련 분쟁들이 종종 나타나곤 한다.

 대표적인 갈등의 유형으로는, 고부 갈등과 장서 갈등, 이에 파생되는 부부간의 갈등, 부모 부양이나 상속재산 문제 등으로 인한 형제간의 갈등이 있다. 고부갈등은 오래전부터 흔히 있는 일이라서 우리에게 익숙하지만, 최근에는 장서갈등(장인, 장모와 사위 간의 갈등)도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기도 한다. 과거에는 `사위는 백년손님`이라든지, `사위 사랑은 장모`라든지 하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사위는 처가에서 늘 환영받는 입장이었으나, 최근에는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 향상과 처가와의 교류 증가 추세에 따라 장서갈등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최근 5년간 이혼 통계`에 따르면, 설날 전후인 2~3월과 추석 전후인 10~11월에 이혼 건수가 다른 달보다 평균 11.5%나 증가했다고 한다. 이 기간에는 이혼에 관련된 전화상담이나 인터넷 검색도 급증한다. 필자의 법률사무소에도 명절 전후에는 평소보다 많은 이혼, 상속 상담이 들어온다.

 또한, 경찰청 자료에 의하면,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설날과 추석 명절 연휴 기간에 112에 접수된 가정폭력 신고 건수도 평소보다 53%가 늘어났다는 통계수치도 있는데, 부부간 폭력, 부모ㆍ자녀 간 폭력, 형제자매 간 폭력 순이었다.

 부부간의 갈등으로 인해 법원에 이혼소송이 제기된 경우, 혼인 파탄의 책임소재를 가리는 법원의 판단 기준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하고 있다.

 즉, 1994년경 사례로, 결혼 14년 차였던 남편 김 씨는 `아내 이 씨가 맞벌이를 이유로 시부모를 소홀히 대한다`며 이혼 청구 소송을 제기했는데, 재판부는"맏며느리인 이 씨가 결혼 이후 시부모의 생신이나 명절에 시댁을 제대로 찾지도 않는 등 전통적인 며느리의 역할을 소홀히 해 가정불화가 야기된 점이 인정된다"며 남편 김 씨의 청구를 받아들였다.

 한편, 2003년경 사례로, 남편 박 씨가 `아내 정 씨가 시댁 식구에게 극도로 인색하고, 남편에게 포악한 처신을 일삼는다`며 이혼 청구 소송을 제기했는데, 재판부는 "박 씨는 정 씨에게 시댁에 대한 일방적 양보와 희생을 강요했으며 불만을 폭력으로 해소하는 등 배우자로서 신의를 저버린 만큼 불화의 주된 책임은 박 씨에게 있다"며 남편 박 씨의 청구를 배척하였다.

 그 후 최근까지의 판결은 `부부가 서로 동등한 위치에서 책임과 의무를 다했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추세로 변하고 있다.

 명절에는 형제간의 상속 분쟁도 많이 발생한다. 요즘과 같은 핵가족 시대에 형제간에 평소에 자주 만나지 못해 속내를 드러낼 기회가 없다가, 명절 때 오랜만에 만나서 그동안 벼려왔던 상속재산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다툼은 시작된다. 특히, 상속재산분할 협의 과정에서 `기여분`에 관한 서로의 인식 차이가 다툼의 원인이 된다[기여분이란, 공동상속인 중에 피상속인(부모)을 특별히 부양하거나 피상속인(부모)의 재산의 유지 또는 증가에 특별히 기여한 자가 있을 경우에, 그 기여분을 공제한 나머지를 상속재산으로 보아 상속재산분할을 하는 것, 기여 상속인이 되면 `기여분과 상속분을 합산한 금액`을 받을 수 있음(민법 1008조의 2 참조)].

 결국, 누가 상속재산 유지에 특별히 기여를 했는지, 누가 부모에 대한 부양의무를 더 부담했는지 등 기여분에 대한 협의가 되지 않아, 갈등이 발생하고 소송으로까지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가족 간의 갈등도 절대로 피하지 못할 일은 아니다.

 부부간에는 평소 충분한 대화를 통해 서로 배려와 이해를 하고, 형제간에는 평소에 자주 소통해 감정의 골이 깊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갈등을 피하는 좋은 방법이다. 작은 불만이라도 있을 때는 가족들에게 충분한 설명을 통해 이해를 끌어내는 것이 좋다.

 또한, 명절에 가족들이 모인 자리에서는 아이들의 성적, 진학, 진로, 취업, 결혼 등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주제는 될 수 있는 한 꺼내지 않는 것이 좋다. 물론, 지나친 음주를 피하는 것도 갈등 예방의 한 방법이 될 것이다.

 "가족은 거부할 수 없는 운명이며 우리 삶의 전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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