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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하게 나이들기? 아름답게 나이들기!
추하게 나이들기? 아름답게 나이들기!
  • 경남매일
  • 승인 2020.01.2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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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청지기 공동체 대표굿서번트 리더십센터 소장 하성재

 이제 머리에 흰머리 가락을 더 이상 감출 수 없게 됐다. 올 설날에도 떡국을 한 그릇 먹으면서 이젠 제법 나이가 들었다는 것을 느낀다. 나이가 들어가는 것이 기쁨일까? 슬픔일까? 나이가 든다는 것이 조금 서글프게 느껴진다. 청년의 때를 지나고, 당혹감으로 중년을 맞이하고, 50대 중반을 지내면서는 불안감마저 들었다. 세월을 붙잡을 수 있다면 붙잡고 싶었다. 나이가 들어가는 것을 인정하고 그냥 받아들이기가 대부분은 쉽지 않다. 하지만 지나가는 세월을 누가 막을 수 있는가? 그래서 나이가 들어가는 것을 마음 깊이 받아들이고, 감사하며 살아야 한다. 진짜 지혜는 피할 수 없는 것은 환영하고 사랑하는 것이 아닐까! 더욱 중요한 것은 이 `나이 들어감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하는 것이다.

 서점에 가면 아름답게 나이 드는 법에 관련된 책들이 제법 많이 있다. 아름답게 나이 드는 어른이 되고 싶은 사람들이 꽤 많은 듯싶다. 실제로 어떤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서 이전보다 더욱 멋있고, 더욱 덕스럽고, 더욱 원숙해지는 것을 본다. 중동의 잠언에 "흰머리는 영광의 왕관이다"라는 말이 있다. 백발은 인생의 경험과 경륜과 지혜가 담긴 영광의 왕관이다. 반면에 어떤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서 더욱 고집스럽고, 더욱 속이 좁아지고, 더욱 탐욕스러워지는 것을 본다. 마치 시간이 지나면 부패되는 음식이 있고 발효가 되는 음식이 있는 것처럼, 나이가 드는 어른들에게서 이런 두 가지 모습을 보게 된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부패되는 음식이 아니라 발효되는 음식처럼 유익한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

 은퇴하신 은사님에게 "젊은 날로 다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으시냐"고 물었다. 그런데 그분은 "청춘은 아름답지만, 옛날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라고 했다. 그리고 이렇게 이야기를 이어갔다. "우리네 인생이란 참 힘든 것이지,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힘든 것이야. 그 힘든 인생길을 다시 돌아가서 시작하고 싶은 마음은 없네. 한 번의 인생으로 족하니까. 이처럼 인생은 힘들지만, 사랑하면서 살 때 환희에 찬 삶을 살 수 있다네. 우리는 뒤를 돌아보지 말고 앞을 향해 전진해야 하네. 자연의 사계절처럼 우리 인생에도 사계절이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면서 말이지. 인생의 모든 계절을 사랑할 줄 아는 것이 지혜야. 그것이 아름답게 나이가 드는 것 일이라네."

 나이가 들어가면서 어떤 소원을 품고 있는가? `통장에 이 정도는, 집은 몇 평이상. 적어도 이 정도로는 대접을 받아야지….` 하지만 이런 것보다 좀 더 본질적으로 자신 스스로의 삶을 아름답게 가꾸는 `나이 들기 소원`을 가지면 어떨까?

 예로부터 노년기는 인생의 황금기였다. 나이를 먹을수록 기력이 좋아진다는 노익장이란 말은 후한서(後漢書)의 마원전(馬援傳)에 나오는 `노당익장(老當益壯)`, 즉 늙을수록 더 건장해야 품은 뜻을 이룰 수 있다는 데서 유래한 말이다. 칸트는 73세에 자연지리학을, 괴테는 80세에 파우스트를 발표했고, 아서 밀러도 70세 이후에 다작을 했다. 피카소는 90세에 왕성한 창작활동을 했고, 조지 뮬러는 90세까지 1천500명의 고아들을 돌보며 "오! 나는 행복해"라고 말했다고 한다.

 2020년 설 명절을 지나면서 `나이 들어감`을 가꾸기 시작해야겠다고 다짐한다.

 먼저 감사하는 어른이 되고 싶다. 원망과 불평과 탓을 하기보다는, 살아오면서 관계 맺었던 사람들에 대해 고마운 마음을 가지며 살고 싶다.

 또한 평생 배움을 지속하는 어른이 되고 싶다. 얼굴의 주름살보다 마음의 주름살을 경계해야 한다. 배우는 사람은 미래 지향적인 사람이다. 그래서 배우는 사람은 `꿈 너머 꿈을 꾸는 사람`이라고 부른다. 얼굴의 주름살보다 마음의 주름살을 경계해야 한다.

 그리고 사람을 키우고 사람을 남기고 싶다. 일생을 살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2020년이 시작되고 벌써 한 달이 흘렀다. 빠르게 지나가는 세월을 아껴야겠다. 할 수만 있다면 인생의 남은 시간만이라도 후회 없이 살아야겠다.

 나와 내 주변에 아름답게 나이 들어가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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