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관문’ 가곡동, 정체성 강화해 부흥 꿈꾼다
‘밀양 관문’ 가곡동, 정체성 강화해 부흥 꿈꾼다
  • 조성태ㆍ김용락 기자
  • 승인 2020.01.22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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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곡동 도시재생사업

80년대 호황 누렸던 밀양역 원도심

재생사업 추진해 347억원 지원 확정

주민 커뮤니티 형성 위한 상상창고

복합문화공간 상상어울림센터 조성

상업지구 영화ㆍ맛집거리 구역 형성

신역사 연계해 역 앞 인프라 개선

주민 자생력 확보 역량강화 진행
밀양 가곡동 20만 2천㎡에 347억 원 규모로 진행되는 도시재생사업의 주요사업 진행 위치.
 
지역공동체 거점지로 공작소로 운영 예정인 상상창고 부지.
작은 서점 등으로 활용 예정인 옛 밀양역파출소 건물.
상업특화거리로 조성될 예정인 가곡동 상업도로 입구.
신역사 건설과 함께 이벤트 광장으로 조성 예정인 밀양역 광장.


 115년 전인 1905년, 경부선 개통과 함께 현 가곡동에 위치한 밀양역이 운영을 시작했다. 기존 대구부에 속해있었던 밀양군이 1896년(고종 33년) 경남도로 개편된 지 9년이 지난 때이다. 이후 밀양역은 경남지역 교통의 요지로 관문 역할을 도맡으며 지역 발전을 이끌었다. 광복 이후 역을 중심으로 유동인구가 몰렸고 인근 상권도 자연스럽게 발달했다. 하지만 1980년대까지 호황을 누리던 가곡동은 현재 중심 상권의 이동으로 인해 지속적인 인구감소를 겪으며 도심 기능이 정체된 상황이다. 밀양시는 최근 새로운 가곡동 만들기에 돌입했다. 지난해 4월 국토교통부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공모 선정돼 경남도로부터 활성화 계획을 최종 승인받았다. 115년 역사를 가진 밀양역의 정체성을 살리면서 주민들의 상상으로 가꿔질 밀양시 가곡동 도시재생사업은 본격적인 시작을 앞두고 있다.

 △우수한 접근성과 노후화 상존

 가곡동은 남쪽으로 밀양천이 굽어 흐르고 북쪽으로는 용두산이 있는 배산임수 지형이다. 그리 높지 않은 용두산(129m)에서 내려다보는 가곡동은 밀양역을 중심으로 활짝 열려있는 동네의 형상이다.

 남쪽으로는 상남면과 북서쪽으로는 삼문동과 맞닿아 있다. 남북으로는 중앙고속도로가, 동서로는 경부선이 가로지른다. 특히, 밀양역은 경부선 개통 이후 밀양시민들의 출근수단이자 타 지역민의 밀양 관광의 시작점이었다. 버스보다 열차가 더 발달한 도시다. 80~90년대 화려한 전성기가 지났음에도 2004년 KTX가 들어서는 등 교통발전을 해오며 지금도 월 18만 명, 연간 240만 명이 이용하고 있다.

 이러듯 초기 밀양의 중심지였던 가곡동은 점차 밀양 외곽개발이 이루어지면서 원도심화 됐다. 가곡동 전체 건물 중 20년 이상 된 건물이 85%에 달한다. 2020년인 현재 가곡동은 특색을 잃고 상주인구의 고령화, 공동체 활력 감소, 상권 쇠퇴, 건물 노후화, 빈집ㆍ빈 점포 등을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남겨져 있다.

 

 △세종병원 화재 극복 계기 된 재생사업

 가곡동 상업지구의 중심지는 밀양역에서 서쪽으로 왕복 2차로를 350m가량 걷다 보면 이어지는 왕복 1차로 좁은 골목에서부터 시작된다. 총 400m 길이의 골목에는 양옆으로 1~2층 규모의 작은 상가에 식당, 카페, 철물점, 미용실 등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이곳 가곡동 주민들과 밀양시민들에게 지난 2018년 1월 26일은 잊을 수 없는 상처로 기억되고 있다. 당일 오전 7시 30분께 이 골목 중앙에 위치한 세종병원에서 192명의 사상자를 낸 화재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참사로 기록된 세종병원 화재로 가장 큰 충격을 받은 사람은 피해자들의 이웃이자 가족이었던 가곡동 주민들이었다.

 이에 이전부터 가곡동 활성화 계획을 진행 중이던 밀양시는 정신적 어려움을 겪는 주민들을 위해 서둘러 사업 추진에 나섰다. 밀양시 도시재생지원센터는 2018년 5월부터 가곡동 주민들과 월 1회 주민 회의를 열고 교육과 의견을 모았으며, 밀양시도 정부 국책사업인 도시재생 뉴딜사업 공모 신청ㆍ선정에 주력했다.

 그 결과, 시는 2019년 4월 ‘밀양의 문, 상상을 펼치다’란 이름으로 국토교통부 도시재생 뉴딜사업 중심시가지형에 최종 선정됐다. 도시재생 사업지는 가곡동 662-77번지 일원 20만 2천㎡이며, 2023년까지 마중물사업 250억 원,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자사업 124억 원 등 총 374억 원(국비 60%, 도비 12%, 시비 28%)을 지원받는다.

 

 △주민 주도 도심 정체성 강화 목표

 가곡동 도시재생 사업의 핵심은 상상어울림센터와 상상창고 조성이다. 상상어울림센터는 지역 주민들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의료복지, 건강문화 거점지 역할을 할 계획이다. 또, LH의 행복청년주택과 연계해 청년인구 유입을 위한 창업인큐베이팅 시설 및 지원공간 조성도 계획 중이다. 시는 지난해 상상어울림센터 조성지로 오래전 폐업해 흉물로 남아 있던 자동차 부품공장 부지를 매입했고 올해 센터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상상창고는 지역공동체의 거점지로 다양한 생산활동이 가능한 마을 공작소로 운영될 계획이며, 시민들의 문화강좌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과 소모임을 통한 지역민 교류도 지원한다. 이외에도 주민 및 지역에서 활동하는 문화예술단체의 활동을 돕고 다양한 문화창작 프로그램을 운영해 도심 정체성 형성에 힘쓴다.

 가곡동은 근대화와 함께 발전해 온 도심이다. 현 밀양역 서쪽 300m 부근에 남아 있는 옛 밀양역 파출소 건물(가곡동 662-78번지)이 이를 증명한다. 1920년대 지어진 파출소 건물은 역사적ㆍ건축사적 가치가 있어 2005년 9월 등록문화재 제205호로 지정되기도 했다. 밀양시는 이 건물을 마을문화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지역 주민들의 주도로 작은서점, 커뮤니티 공간으로 재탄생시키고 밀양지역 독립운동 역사문화 체험관과 밀양역 역사박물관 조성도 계획하고 있다. 이외 빈집으로 방치돼 있는 일제식 여관도 매입해 공공상가, 공유키친, 커뮤니티 룸 등으로 개편해 근대화 도심의 정체성 강화를 꿈꾼다.

 

 △상업특화거리 형성과 역 인프라 개선

 가곡동 핵심 상업거리인 중앙로는 보도와 차도의 경계, 단차, 시설물 등을 최소화하는 보행자 친화 근대거리로 조성해 보행환경을 개선한다. 이는 카페로 운영 중인 영화 ‘밀양’의 촬영지와 연계한 영화거리, 맛집거리와 연계해 찾아가고 싶은 거리로 만들어 갈 계획이다. 상업거리 내 빈 점포에는 창의마켓을 조성해 플리마켓 행사, 포장마차 거리, 각종 전시장, 지역 내 주민 창업 공간으로 활용한다.

 밀양역 앞 광장은 이벤트 광장으로 조성해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한다. 이는 밀양시 도시과의 ‘가곡동 도시재생 스타트업 사업’과 연계해 추진되며 행사공간을 설정해 원활한 활동 공간을 제공하고 광장 이미지 개선을 위한 경관조명, 수경시설, 휴식공간 등 조성에 나선다.

 이벤트 광장은 지난해 국토교통부가 확정한 밀양역 재건축과 함께 추진된다. 현 밀양역사는 1982년 준공돼 전국 일반철도 역사 중 가장 오래된 건물로 남겨져 있다. 밀양역사 재건축은 올해부터 2022년까지 240억 원의 사업비가 소요될 것으로 보이며, 시는 철도청과 협의를 거쳐 사업을 진행한다. 또 역 앞에 대중교통환승센터를 조성해 철도-버스 교통 네트워크를 정비ㆍ확보해 접근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공공기관 역할 한정… 사업 주인은 주민

 가곡동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2023년 마무리된다. 하지만 밀양시는 향후 수십 년을 바라보며 사업을 진행 중에 있다. 도시재생 사업은 좁은 의미로 기반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사업이 끝나면 공공기관의 역할은 한정적으로 바뀐다. 사업의 주인은 주민들이 맡으며, 사업의 성공 여부도 주민들의 몫이 크게 작용한다. 도시재생 사업을 좁은 의미로만 해석하고 추진하면 주민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문제점이 발생한다. 밀양시는 도시재생 사업의 성공에는 공간 조성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이 해당 공간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능력 함양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시가 이번 사업에 무엇보다 주력하는 것은 ‘주민 자생력 확보’다.

 시는 커뮤니티 센터, 상상창고 등 사업은 공공주도 거버넌스로 시작해 주민주도 거버넌스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도시재생지원센터와 연계해 사업 추진 단계부터 주민들의 교육ㆍ의견 성취를 진행해 왔다. 핵심 사업 내용은 공공기관과 전문가 중심으로 구축했지만 세부내용은 주민들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지속적인 주민참여와 역량 강화를 이끌어 사업이 종료되는 2023년까지 주민참여기반을 마련하고 사업 종료 후 주민주도의 관리ㆍ운영 등 자생력을 갖춘 조직 완성을 목표로 한다. 앞으로 시는 주민들의 마을기업, 협동조합, 사회적경제조직 등 운영 주체를 형성을 돕고 사업을 주민과 지역단체에 운영권을 이전해 스스로 먹거리를 찾도록 할 계획이다.

 현재 밀양시는 소멸위험 도시로 분류된다. 이를 벗어나기 위해 청년인구의 유출을 억제하고 지역의 내생적 성장을 위한 혁신이 필요하다. 가곡동 도시재생 사업을 시작으로 새로운 밀양으로의 재탄생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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