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16:16 (금)
아랑 전설 속 목민지관牧民止觀 교훈 상기하자
아랑 전설 속 목민지관牧民止觀 교훈 상기하자
  • 장세권 기자
  • 승인 2020.01.21 2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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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함 해결 나선 밀양 부사 위민정신

서민 아픔 외면받는 현 세상에 귀감

지역 위해 헌신한 인물이 일꾼돼야
지방자치국 부국장 장세권

 

 총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 후보자들은 저마다 자신이 적임자라고 지역 행사장 곳곳을 누비며 열을 올리고 있다. 후보자들은 매번 선거 때만 되면 화려한 공약을 내세우며 표를 위해 동분서주(東奔西走) 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이 시점에서 진정한 일꾼은 어떤 마음을 가진 자여야 하는지 깊이 생각하게 된다.

 당선만 되면 자신의 정치적 입지만을 위해 지역민들의 표심을 내팽개치는 정치인들을 너무나 많이 봐 왔기 때문에 이번 선거만큼은 제대로 살펴보고 선거에 임하고 싶다는 생각이다.

 밀양 하면 아랑낭자의 전설이 떠오르는 고장이다. 흔히 아랑 전설 하면 권선징악의 구시대적인 계몽소설로 치부하고 말지만 아랑 전설 속에 진정한 목민관의 정신이 잘 드러나 있다.

 아랑 전설 하면 우리는 늘 한 여인의 억울한 죽음으로 순결의 화신이 된 대목만 부각시켰다. 그러나 아랑 전설 속에는 세상살이에 또 다른 많은 교훈이 담겨있다.

 굳이 고전소설의 효시로 장화홍련전과 콩쥐팥쥐를 탄생시킨 문학적 배경을 자랑하지 않아도 아랑 전설은 권선징악을 대표하는 작품임을 부인하지 못한다.

순결을 첫 번째 교훈으로 삼는다면 두 번째로 억울한 한 여인의 사연을 듣고 이를 해결해 주는 담이 큰 부사의 위민정신이야말로 작금에 가장 큰 가치와 덕목임을 상기해야 한다.

 붓 장사로 전국을 떠돌았던 이상사라는 장사꾼이 죽더라도 원님이나 한번 돼보자는 마음으로 부임 첫날 죽어 나가는 무시무시한 두려움을 무릅쓰고 밀양 부사로 자임했다. 억울한 여인의 한을 풀어준 그의 애민 사상이 이 시대 가장 본받아야 할 가치로 아랑 전설을 다시 기억할 필요가 절실하다.

 모르쇠로 일관하는 높은 양반들의 처신이 상식화돼버린 세상이다. 고위공직자의 위선과 국민을 생각하지 않는 배부른 위정자들의 탐욕과 욕망 앞에서 서민들이 고통받고 있는 세상이다. 악 소리도 내지 못하고 억울한 고통을 겪는 가난한 서민들의 아픔 따윈 헌신짝처럼 외면당하고 마는 요즘 세상에서 붓 장사 이상사가 왜 지금 더욱 위대해 보이는 걸까.

 서민의 억울함을 귀담아듣고 이를 해결해 주는 가장 기본적 덕목을 가진 지도자가 절실한 시대에 애써 오래된 전설 속에서 바람직한 지도자 상을 떠올리는 마음이 서글프기만 하다.

 총선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서민을 위해 봉사하는 참된 일꾼을 아랑 전설 속 붓 장사 이상사의 위민정신이 다시 소중하게 생각된다. 힘없는 여인의 한을 풀어준 붓 장사 이상사와 같은 목민관이야말로 약한 자의 편에서 정치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그동안 치적 쌓기에만 전전하는 정치인들을 많이 봐 왔다. 사소한 서민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 서민의 고통을 소중히 생각하는 정치인들을 만들어서 시민이 모두 행복한 지역사회를 만들어 보자.

 `등 굽은 나무가 선산을 지킨다`는 말처럼 부모 곁에 사는 아들딸이 한 번이라도 더 부모를 챙긴다. 지역을 가장 잘 알고 지역민들과 희로애락을 같이하고 지역에 뼈를 묻을 수 있는 그러한 일꾼이 절실히 요구된다.

 이번 총선에선 지역에서 오래 봉사하고 활동한 지역 일꾼들이 많이 당선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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