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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다시 다짐합니다
설날, 다시 다짐합니다
  • 경남매일
  • 승인 2020.01.20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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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꿈은 현실 극복 원동력

냉혹한 현실 속 한 걸음 내딛길
선한청지기 공동체 대표 / 굿서번트 리더십센터 소장 하성재

 

 리더가 비전을 가져야 한다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지난주 미국에서 함께 공부했던 몇몇 동료들을 만난 자리에서 조지 바나 교수의 연구 결과를 들었다. 그에 따르면, 미국 조직의 리더들을 대상으로 리더십을 조사한 결과 "불과 2% 정도 만이 꿈을 가진 리더였고 나머지 98%는 그저 평범한 지도자로 나타났다. 그리고 그 2%에 속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지금의 미국을 대표하는 리더들이다"라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들을 접하며 우리가 얻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오늘날 젊은이들이 허무주의에 빠지고 사회가 물질주의와 패배주의에 허덕일 때,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것은 바로 꿈을 가지고 비전을 제시할 사람들이다. 조지 바나 교수는 조직을 이끄는 사람들을 `비저너리`(Visionary, 비전을 제시하는)와 `오디너리`(Ordinary, 일상에 파묻힌)로 나눈다. `비저너리`들은 조직에서 무엇인가 더 나은, 더 많은 결과를 낳을 것인가 궁리하고 날마다 실천하는 사람들이고, `오디너리`는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다.

 꿈은 단순히 미래의 성공을 가져다주기 때문에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아무리 어려운 현실이라도 극복하게 만드는 힘을 제공해 준다. 방글라데시에는 `그라민`(Grameen)이라는 은행이 있다. 20여 년 전만 하더라도 이 은행은 정말 보잘것없는 은행이었다. 42명에게 27달러를 빌려준 실적이 전부였다. 그런 정도의 대출 실적으로 은행을 유지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런데 그 은행에 `무하마드 유누스`라는 은행장이 취임하면서 완전히 다른 은행이 됐다. 전국에 1천175개의 지점을 두게 됐고 240만 명에게 1천600억 다카(약 3조 3천600억 원)를 대출해 줬다. 직원 수도 1만 2천여 명의 대형은행으로 성장했다.

 무엇이 이 은행을 이토록 성장시켰을까? 많은 이들은 유누스 은행장이 주어진 환경을 `재해석`한 것에서부터 출발했다고 설명한다. 꿈의 눈으로 현실을 바라본 것이다. 그는 당시의 빈곤에 처해진 나라 상황을 보면서, "지금의 가난은 자선으로 퇴치되지 않는다. 가난은 나태함이 아니라, 일할 기회를 갖지 못한 데서부터 비롯됐다"라고 해석했다. 그리고는 은행원들에게 자산이 없는 빈민들에게 담보 없이 신용만으로 자본을 빌려주게 했다. 당시 은행 상황으로는 나라는커녕, 자신의 은행조차도 가난에서부터 헤어 나올 수 없었던 상황이었는데, 그의 가슴속에 있던 자국에 대한 비전적인 생각 하나로 그라민 은행이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 작은 생각의 씨앗은 방글라데시를 거국적으로 가난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을 줬으며, 결국 그 일로 유누스 은행장은 2006년에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비전이란 공동체의 방향을 잡아주는 일이다. 그것은 조직에 속한 사람들에게 강한 동기를 유발하고 에너지를 분출시키는 힘을 공급한다. 뿐만 아니라, 비전은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라도 그 현실을 재해석하게 함으로써, 그 어려움을 딛고 일어설 용기와 힘을 제공해 준다.

 우리에게 주어진 2020년이라는 현실은 우리가 기대하고 대비했던 것보다 냉엄하고 혹독할지도 모른다. 특히 날마다 찾아오는 현실적인 어려움 앞에서 뼈아픈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경우가 생길지도 모른다. 그럴 때, 우리로 하여금 인내하도록 만들고, 다시 힘을 얻게 하는 것은 오직 우리 마음속에 작은 씨앗으로 남겨진 꿈과 비전뿐이다. 설날을 맞이하면서, 다시 한번 다짐하게 된다. 주어진 일상 속에서 날마다 꿈을 키우고 꿈의 실현을 위해 허리띠를 동여매고 성실하고 진실하게 한 걸음을 내딛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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