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창원의 보물’ 국내 최대 철새도래지 과거 명성 넘어 훨훨 난다
[기획/특집]‘창원의 보물’ 국내 최대 철새도래지 과거 명성 넘어 훨훨 난다
  • 강보금 기자
  • 승인 2020.01.13 22: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내 대표 철새 도래지인 창원 주남저수지에 재두루미 등 천연기념물이 관찰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25일 촬영한 재두루미. / 최종수 생태사진작가
국내 대표 철새 도래지인 창원 주남저수지에 재두루미 등 천연기념물이 관찰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25일 촬영한 재두루미. / 최종수 생태사진작가

가창오리 1만6천여마리 월동 확인
2008년 이후 철새 보호 환경정책 펼쳐
전국 첫 인근 ‘창원형 자연농업’ 시행
철새도래기간 11월~2월 어로행위 중단
최근 재두루미 등 개체 수 꾸준히 증가
주변ㆍ수면 안정적 철새 휴식처 제공

 철새도래지로 유명한 창원시 주남저수지에 올겨울 11년 만에 최대 개체수인 1만 6천여 마리의 가창오리가 월동하고 있다. 가창오리는 기러기목 오리과로 세계자연보전연맹 적색자료 목록에 멸종위기에 처한 취약종으로 분류 돼 있으며 러시아 바이칼호수, 캄차카반도 부근에서 번식하고 우리나라에서 90% 이상 월동하는 새이다. 수컷의 얼굴에는 노란색, 녹색, 검은색의 독특한 태극무늬가 있어 북한에서는 ‘태극오리’라 불리는 겨울 철새로 무리를 지어 활동하는 특징이 있는 새이다.

 주남저수지는 국내 최대 철새도래지라는 과거의 명성을 다시 찾고 전국에서 가장 가까이 철새를 만날 수 있는 생태관광의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가창오리 군무.
가창오리 군무.

 과거 농업용수 공급과 홍수 조절용으로 조성된 주남저수지가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은 1980년대 초, 우리나라 새 박사의 원조 경희대 원병오 교수가 수만 마리의 가창오리 군무 광경을 언론에 알리면서부터였다. 적게는 2~3만 마리, 많게는 8~10만 마리의 가창오리가 마치 회오리바람처럼 소리를 내며 석양을 배경으로 집단 군무를 펼치는 광경은 전국에서 모여든 탐방객들과 사진 애호가들을 매료시켰다. 그러나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중반 주남저수지 인근 농로가 포장되고 각종 공장과 비닐하우스 건립 등 주요 채식지 환경이 급변하게 돼 2009년 1월 일제히 자취를 감춘 이후 더 이상 가창오리의 군무를 볼 수 없었다.

 2012년부터 창원시에서 시행한 ‘조류모니터링 보고서’를 통해 최근 2016년부터 적게는 수백 마리, 많게는 2~3천 마리 정도가 일시적으로 관찰돼 오다가 지난해 12월에는 1만 6천여 마리가 월동하는 것이 확인돼 창원시와 지역민, 전문가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주남저수지의 생태 환경적 가치 척도 기준에 있어 철새류의 도래 여부는 절대적으로 중요하므로 창원시에서는 주남저수지의 생태 보전과 철새보호를 위한 다양한 환경정책을 꾸준히 시행하고 있다.

재두루미.
재두루미.

 지난해 전국 최초로 주남저수지 인근 농경지를 대상으로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생태환경 조성을 위한 3無 농법인 ‘창원형 자연농업’을 시행했다. 농약과 비료를 사용하는 기존 관행농업으로 오염된 토양환경을 되살려 생물다양성을 확보하고 생태계를 보전하고자 창원시와 지역주민, 환경단체가 업무협약을 맺었다. 2019년 주남저수지 일대 약 3만 8천㎡의 농경지에서 북흑조, 아롱벼, 졸장벼 등 토종 벼를 재배했으며 2020년에는 5만 6천㎡로 확대 시행하는 한편, 지역농민을 대상으로 한 창원형 자연농업 기술교육과 토종벼 재배 체험행사 등을 실시해 창원형 자연농업단지 조성지역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 정책은 지난해 제1회 경남도 민ㆍ관협치 우수사례 공유대회에서 주남저수지를 둘러싼 지역주민들과 환경단체 간의 오랜 갈등을 친환경 자연농업단지 조성을 통해 해결하고 주남저수지 철새들의 안정적인 먹이터를 확보하는 지역 맞춤형 민관협치의 좋은 사례로 인정 돼 상을 받기도 했다.

허성무 시장이 주남저수지 벼베기 행사에서 벼베기 체험을 하고있다.
허성무 시장이 주남저수지 벼베기 행사에서 벼베기 체험을 하고있다.

 아울러 지역 주민으로 구성된 주남저수지협동조합과 창원시가 업무협약을 맺고 안전하고 건강한 철새먹이 공급과 탐방객들의 생태체험을 위해 철새먹이 판매사업과 함께 ‘탐조객 꿈을 이루는 철새먹이함’을 운영하고 있다.

 새가 하늘과 땅의 인간을 이어주는 존재라는 전통 관념에서 착안, 흥부전의 은혜 갚은 제비 이야기를 접목시킨 시민참여 정책으로, 예로부터 신선이 타고 다니는 영물이라는 재두루미(일명 ‘학’)에게 소원을 빌고 그 소원 성취를 기원하기 위해 새에게 먹이를 주고자 하는 탐방객들의 소망을 함께 담고 있다. 월 1회 ‘오감만족 생태체험 철새먹이주기 행사’도 병행하고 있어 탐방객이 직접 구매한 먹이를 철새에게 제공하는 생태체험 기회를 부여하고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철새먹이 공급으로 지역농가 소득 증대에도 기여하고 있다.

 또 주남을 찾아오는 철새의 안전한 먹이터 및 서식 공간을 확보하고 철새로 인한 농작물 피해와 개발행위 제한에 따른 주민 불편 해소를 위한 사업으로 2008년부터 주남저수지 주변 농경지를 매입하고 있다. 지금까지 164억 원의 사업비로 약 20만㎡의 토지를 매입했으며, 매입한 토지는 철새먹이 생산, 연꽃단지 및 습지체험장 조성 등으로 활용하고 있고, 지역 농민에게 임대한 농지는 겨울철 무논을 조성해 철새먹이 활동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고 있다. 2019년에는 사업 시행 이래 역대 최대 규모인 약 4만㎡(40억 원)를 매입해 지역주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어린이와 탐조객들이 ‘철새먹이함’에 철새먹이를 넣고 있는 모습.
어린이와 탐조객들이 ‘철새먹이함’에 철새먹이를 넣고 있는 모습.

 시는 1999년부터 전국 최초로 생물다양성 관리계약 사업을 시행해 지역주민이 생태계 보전활동에 직접 참여하도록 하고 철새로 인한 농민 피해 손실을 보상하고 있다. 겨울철새 도래시기인 매년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보리재배, 볏짚존치, 생태둠벙 조성 등의 사업을 시행함으로써, 철새들의 먹이활동을 위한 공간을 마련함과 동시에 철새 서식에 중요한 논농사 유지를 위한 유인책이 되고 있다.

 이외에도 최근 주남저수지는 수면부에 연 군락이 과도하게 확산돼 따른 생물다양성의 감소와 철새 서식 환경 악화가 우려됨에 따라 2018년부터 3개년 계획으로 연 군락지 제거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수초제거선을 이용한 연 군락지 제거 사업으로 가시연, 마름, 자라풀 등의 다양한 수생식물이 서식할 수 있게 됐으며, 겨울철새들의 충분한 서식 공간 확보를 통해 보다 안정된 월동환경을 조성했다.

 주남저수지를 기반으로 내수면어업활동을 하고 있는 지역 어촌계와 관리계약을 체결해 겨울철새 도래기간인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주남저수지 내 어로행위를 제한하고 있다.

주남 연 군락지 연 제거 모습.
주남 연 군락지 연 제거 모습.

 최근 주남저수지의 겨울철새 개체수는 창원시의 생태보전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재두루미 400~500여 마리, 큰고니 2천여 마리 등 국가 보호종 20여 종이 관찰되고 있다고 밝혔다. 여러 조류 전문가들도 이번 가창오리의 대규모 귀환은 일정한 물 수위 유지, 연 군락지 제거를 위한 비행 공간 확보, 동절기 어로행위 금지 등으로 저수지 주변과 수면의 안정된 휴식처 및 잠자리 제공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하며, 타 지역과 차별된 창원시의 주남 관련 환경정책에 대해 긍정적 반응을 보여주고 있다.

 강신오 주남저수지사업소장은 “주남저수지는 창원의 보물이면서 우리가 지키고 보호해야 할 중요한 생태 자원이다”라고 말하면서 “더욱 다양한 정책을 통해 사람과 자연의 아름다운 만남이 있는 주남을 만들고 알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