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령군의회 5명(무소속 의원 4명, 더불어민주당 1명) 의원들이 의령군의 내년도 예산 174억 400여만 원을 무더기로 삭감하자 의령군 이장단 협의회, 업자, 지역 주민들이 군 의회를 항의 방문 하는 등 반발이 이어졌다. 현재 의령군의회는 자유한국당 4명, 더불어민주당 1명, 무소속 4명 등 총 9명으로 구성돼 있다. 정원은 10명이지만 지난 5월 자유한국당 의원 1명이 의원직을 상실함에 따라 9명이 됐다.
의령군의회는 지난해 12월 17일 군의회 제2차 정례회 4차 본회의를 열어 집행부가 제출한 2020년도 예산안 4천467억 2천300여만 원 중 26개 부서 262건 사업에 174억 400여만 원을 일괄 삭감하는 수정안을 의결했다. 무더기 삭감한 262건 중에는 3천만 원 이하 읍ㆍ면 주민숙원사업 190여 건이 포함됐다. 전액 국ㆍ도비 지원 사업 등 정부가 선정한 공모 사업비도 일괄 삭감했으며, 중증장애인 이동 목욕 차량 운영비 6천200만 원을 전액 삭감해 장애인 단체 관계자가 군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한 데 이어 급기야 100여 명의 장애인들이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역시 전액 삭감된 또 다른 단체는 "권력자가 된 잘난 의원들아 다음 선거 때 두고 보자"며 분을 삭이지 못했으며, 집행부도 "군의회가 집행부 길들이기 막무가내식 예산 칼질을 했다"며 비판 하고 있는 실정이다.
무소속 등 5명이 주장하는 예산 삭감 사유는 사업 효과 불확실을 비롯해 지원 근거 미흡, 타당성 및 사업 재검토, 시기 부적정이 다수로서, "밥그릇 싸움에서 우위에 있는 의원들이 앉아서 천 리를 보고 있는 식"이라는 비아냥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삭감한 사업은 각종 시설물 건립을 비롯한 농로 포장 사업, 도로 사업 등 주민숙원사업과 필수사업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특히 지역 주민들이 신청한 내년도 읍ㆍ면 주민숙원사업 중 농ㆍ배수로 정비 사업을 제외한 3천만 원 이하 소규모 사업은 모두 삭감 처리됐다.
전체 삭감된 예산액을 살펴보면, 기획예산담당관이 요구한 △각종여비=1억 4천120만 원 △행정과=1억 8천200만 원 △주민생활지원과=6천200만 원 △민원봉사과=980만 원 △문화관광과=38억 3천400만 원 △일자리경제과=19억 5천900만 원 △안전관리과=47억 2천300만 원 △도시재생과=1억 5천500만 원 △건설과=41억 8천200만 원 △산림휴양과=3억 7천만 원 △농업기술센터=9억 9천200만 원 등 이다.
의석에서 밀린 4명의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무소속 측에서 사전에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파행이 있을 때부터 본회의에 직권 상정을 위한 사전 준비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 근거로 "의사과 직원을 시켜 2020년도 예산안은 12월 11일까지 처리하라고 날짜를 명기한 공문을 밤늦은 시간에 보내 사인을 받도록 하는 등 불법적인 일을 저질렀고, 의장이 허위 공문서를 만들도록 한 데 이어 권한을 남용한 면이 있다"고 발끈했다.
손태영 의장은 "이번 예산안 삭감은 기존 이월 사업이 산재함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다수의 소규모 사업들이 편성됐기에 이를 조정할 필요가 있어 공사 관련 예산이 대폭 삭감된 것"이라며 "자유한국당에서 주장하는 공문서위조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해 앞으로 파행이 계속될 조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