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23:31 (금)
[기획/특집]“새로운 국제 경제질서 파악해야 기업발전 거듭한다”
[기획/특집]“새로운 국제 경제질서 파악해야 기업발전 거듭한다”
  • 김용구 기자
  • 승인 2020.01.08 22: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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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으로 읽는 여덟번째 강의 제1기 경남매일 CEO아카데미
지난 7일 김해 부원동 아이스퀘어호텔에서 ‘경남매일 제1기 CEO 아카데미’ 제8차 강연이 열리고 있다.
지난 7일 김해 부원동 아이스퀘어호텔에서 ‘경남매일 제1기 CEO 아카데미’ 제8차 강연이 열리고 있다.

 

강사 한상춘 논설위원(한국경제 근무)
주제 “또 다른 10년, 2020년대 첫해 대내외 금융시장 전망”

미ㆍ중 무역전쟁 당분간 지속 OPEC 원유패권 경쟁 격화 예상
디지털 기축 통화 새 화두로 부의 양극화로 소비 계층 변화
“달러 약세 유지에 적극 대응을”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업 환경이 크게 변했습니다. 대학에서 배웠던 이론이나 상식, 관습이 통하지 않게 된 것이죠. 2010년대 경제 상황도 그 여파에서 벗어나기 힘들었습니다. 2020년. 새로운 10년의 시작점에 섰습니다. 각종 매체에서는 여전히 경기가 밝지 않으리라 전망합니다. 기업 환경을 정확히 파악하고 준비하는 노력이 절실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앞으로의 10년을 짚어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지난 7일 김해 아이스퀘어호텔 2층 연회장에서 열린 ‘경남매일 제1기 CEO 아카데미’ 제8차 강연에서 경제전문가인 한상춘 한국경제 논설위원이 이같이 말하며 강의를 시작했다.

 한 강사는 우리나라 경제가 유독 어렵다는 시각이 많은데 사실 세계적인 흐름이라고 진단했다. 이런 상황은 국제 환경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모든 협상은 미국의 주도 아래 국제기구와 규범의 틀에서 진행됐다. 그러나 최근 그 구속력이 떨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 각종 기구에서 탈퇴하고 있는데 이는 트럼프의 개인적인 성향이 아니라 국제 환경이 예전과 다르기 때문이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미국 쇼핑몰에 상품을 주문하면 이틀 만에 도착하는 시대가 됐다. 국가라는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제 규범의 의미도 퇴색하고 있는 것.

 올해 초 카타르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에서 탈퇴하고 영국의 브렉시트 단행이 논의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제 어느 국가도 세계화(Globalization)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 한 발 나아가 ‘세계화의 쇠퇴’를 의미하는 ‘슬로벌라이제이션(Slobalization, Slow와 Globalization의 합성어)’ 시대가 도래했다. 이는 자국우선주의 확산으로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글로벌 협력 체제가 둔화하는 현 상황을 말한다.

경제 전문가 한상춘 한국경제 논설위원이 “또 다른 10년, 2020년대 첫해 대내외 금융시장 전망”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경제 전문가 한상춘 한국경제 논설위원이 “또 다른 10년, 2020년대 첫해 대내외 금융시장 전망”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세계경제 단일권 국제 전쟁 이해도 높여야

 이런 상황에서 2020년대에 지속될 3가지 국제 전쟁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우선 미국과 중국의 패권 전쟁이다. 세계 경제가 단일권이기 때문에 보호주의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미국이 적극적인 공세에 나서고 있다. 단일의 경제 체제 아래서 세계 각국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노력한다면 공동사회가 잘살게 될 것이라는 논리이다.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옳지 못하다. 경제 패권은 쉽게 정리되는 것이 아닐뿐더러 트럼프 개인의 성향 때문에 직면한 문제도 아니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원유 패권 문제이다. OPEC은 회원국의 잇따른 탈퇴, 원유 생산량 감소 등의 영향으로 유가를 올려야 생존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 열린 ‘OPEC 플러스’ 회의에서 하루 원유 감산 규모를 170만 배럴로 대폭 확대했다. 그런데 유가 상승은 재선에 도전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치명타로 작용한다. 취임 이후 표심을 끌어올릴 만한 확실한 성과가 없기 때문이다. 원유 패권 전쟁도 쉽게 끝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는 이유이다.

 마지막으로 가상화폐 전쟁이다. 새로운 기축통화를 선점하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중국은 올해 ‘디지털 위안화’ 발행을 예고하면서 탈(脫)달러화를 선언했다. 미국이 가만히 있을 리가 없다. 앞으로 디지털 달러화와 디지털 위안화 간의 기축통화 전쟁이 예상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2017년 비트코인 사태 이후 부작용을 우려해 가상화폐를 멀리하고 있다. 당장 지갑을 열어보라. 지폐를 10장 이상 가지고 다니는 사람이 몇이나 되는가? 경제활동 중심지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지면서 실물 통화가 없어도 전혀 화폐생활을 하는 데 지장 없다. 현 정부가 대응하지 않으면 스스로 준비해야 한다.

 소비계층 변화 등 새로운 환경 전개

 2020년대에는 또 다른 새로운 경제 환경이 많이 전개될 것이다. 우선 소비 계층의 변화이다. 100년이 넘게 명품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한 에르메스가 바겐세일을 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부의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점차 중산층이 사라지고 있다. 상위층은 소득과 구매력이 높지만 그 수는 적어지고 있다. 반면 대중은 구매력은 떨어지지만 수입의 대부분을 지출하고 그 수도 많다. 어떤 시장에 집중할지 답이 보이는 상황이다.

 산업 측면에서는 4차 산업을 넘어 6차 산업이 전개될 전망이다. 6차 산업은 산업의 구별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농업, 제조업, 서비스업 간의 경계선이 무너지면서 융복합 추세가 심화되는 것이다. 실업 증가에 따른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0년대와 같이 제조업의 중요성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환율 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2015년 12월부터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서 달러 강세를 점치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한국 경제가 어렵고 미국이 잘 나가니 달러를 구매해야 한다는 주장도 잇따랐다.

 그런데 결과를 보면 해당 시기부터 현재까지 단 한 번도 1천200원에서 1천270원 선을 벗어난 적이 없다. 이유가 무엇일까? 달러는 교환수단이기 때문이다. 미국이 강세를 보인다면 달러를 살 것이 아니라 미국 주식을 사는 것이 효과적이다.

 한상춘 강사는 마지막으로 “지난 4년 동안 기업들이 달러에 많이 투자했다. 원화로 70조 원에 이르는 자금이 투입된 상황이다. 돈이 묶여 있으니 경제 활성화가 떨어진다. 국가의 효율적인 자산이 낭비되는 것”이라며 “앞으로 환율이 1천150원 선에서 머물 것이란 생각을 가지고 사업 계획을 세우면 무리가 없다”고 조언했다.

 오는 21일 송광석 북한학 박사가 ‘남북통일은 우리의 숙명’을 주제로 제9차 강연에 나설 예정이다. 자세한 문의는 경남매일 사업국(055-323-1000)으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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