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19:48 (목)
음원 사재기 등 여론 조작하는 불법 없어야
음원 사재기 등 여론 조작하는 불법 없어야
  • 김용락 기자
  • 승인 2020.01.07 22: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회부 기자 김용락
사회부 기자 김용락

 2010년대 우리나라 가요 문화계는 `사재기` 논란으로 꾸준히 잡음을 겪어왔다. 그리고 이 문제는 2019년 절정에 다다랐고 해결되지 않은 채 2020년을 맞이했다.

 음반ㆍ음원 사재기는 해당 가수의 음반 판매량, 음원차트 순위를 조작해 만들어진 가짜 인기로 부가 수입을 얻는 데 목적이 있다. 최근에는 음반 판매량의 중요성이 낮아지고 음원 중심으로 가요계가 재편돼 음원 사이트 순위 조작이 주된 목표다.

 `음원 사재기`는 브로커 등을 통해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특정 음원을 불법 프로그램으로 무제한 재생해 음원 순위, 실시간 차트 등 각종 기록을 올리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재기 의혹은 초창기 아이돌 그룹을 중심으로 발생하다 2018년 2월부터 최근까지 인지도가 없던 인디 발라드 가수들이 연달아 대형 아이돌 그룹 등 음원 강자를 물리치고 차트 1등을 기록하며 증폭됐다.

 언급된 가수들의 소속사들은 그동안 `바이럴 마케팅`을 통해 페이스북 등 SNS에서 입소문을 탔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새벽 시간대 50대 음원차트에서 김연자의 `아모르파티`를 제치고 1등을 석권하고 발라드 선호도가 떨어지는 여름철 차트를 장악하는 모습 등에 대중들의 의심의 눈초리는 더욱 커진 상황이다.

 최근에는 한 아이돌 가수가 사재기 의혹을 받는 특정 가수들의 이름을 언급하며 논란에 불을 붙였다. 사재기 의혹을 받는 가수들도 고소 등 법적 조치를 취하며 진실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정황만 무성한 상황에서 최근 방송을 통해 음원 홍보업계 관계자가 폭로한 이야기는 충격적이었다. 한 음원 홍보대행업체 관계자는 "SNS 등 바이럴 마케팅은 음원 순위 상승의 명분이고 실체는 작업도 같이한다며 매크로 프로그램을 통해 특정 음원을 반복 재생하고 있음을 밝혔다. 이 과정에서 음원 재생을 위한 사이트 계정과 아이피 확보를 위한 개인 정보 도용 등 불법 행위도 자행되고 있었다.

 "한 의뢰인은 `국민청원` 동의 20만 명 달성을 요구했어요. 4만 명 정도는 제가 올렸죠. 작업이 오래 걸리진 않았어요." 국민청원도 조작했다는 그의 폭로는 음원뿐만 아니라 온라인상의 모든 여론을 조작할 수 있다는 의미로 들렸다. 2018년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이 오버랩됐다. 또 다른 킹크랩이 음원 시장, 인기 검색어, 블로그 등 인터넷 여론을 장악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감도 엄습했다.

 지난 5일 `제34회 골든디스크 어워드`에서 음반ㆍ디지털 음원 부문 대상을 받은 BTS 리더 RM은 수상소감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지금도 진심을 다해 음악을 만드시고 공명하려 노력하시는 많은 아티스트가 있다"며 "2020년대는 그분들의 공명과 노력과 진심이 공정하고, 정당하고, 헛되지 않게 많은 대중분들에게 닿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하며 음원 사재기 없는 2020년을 기도했다.

 음악차트는 우리나라 가요계 여론의 흐름을 담은 기록물이다. K-POP이란 장르를 만들어 낸 이 나라에서 당대 대중들의 공감을 얻었던 노래가 정정당당하게 기록돼야 한다. 그렇기에 음원 사재기 등 불법행위는 반영하지 않는 견고함을 구축해야 한다. 사재기를 암묵적으로 방관하는 음원 사이트들은 대중들의 비판을 수용하고 개선해야 한다. 이에 앞서 가짜 여론을 구분하고 밝혀낼 수 있도록 관련 기관들의 관심과 제도 개선도 절실해 보인다. 2020년은 10년간 응어리진 사재기 문제를 해결하는 해가 되길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