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17:02 (목)
젊음이여, 꿈의 나래를 펴라
젊음이여, 꿈의 나래를 펴라
  • 신화남
  • 승인 2020.01.01 22: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한민국산업현장 교수 신화남
대한민국산업현장 교수 신화남

 닭의 평균 수명은 얼마나 될까? 놀랍게도 무려 30년이나 된다. 그러나 이 세상에 30년 천수(天壽)를 누리고 가는 닭은 없다. 달걀에서 병아리로 부화해 삼계탕 그릇에 담기기까지는 기껏 두 달밖에 걸리지 않는다. 닭은 원래 날짐승이었다. 물론 지금도 엄연한 날개를 가지고 있지만 우리는 닭을 가축으로 분류할 뿐 날짐승으로 부르지 않는다.

 오랜 옛날, 닭은 먹이를 찾아 하늘을 날며 고달픈 삶을 살아야 했다. 참새나 제비처럼 몸집이 작아 날렵하지도 못하고 날카로운 부리나 발톱도 없는 닭의 삶은 항상 불안하고 고달팠다. 맹금류의 표적이 돼 쫓기는 삶을 살 수밖에 없었던 닭은 불평을 하기 시작했다.

 "나는 날카로운 부리나 발톱도 없어, 거기다가 몸집이 작으면 많은 먹이를 구하지 않아도 될 텐데 무슨 팔자가 이렇게도 기구해 매일 솔개와 독수리를 피해 도망을 다녀야 하는가?"

 이러한 닭의 하소연을 들은 인간이 제안을 해 왔다.

 "닭아. 내가 너를 솔개나 독수리의 위협으로부터 안전하게 지켜주겠다. 또한 매일 풍족한 먹이를 제공해 주마. 대신 하루 한 개씩 알만 낳아다오."

 인간의 달콤한 유혹에 넘어간 닭은 날짐승에서 가축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닭은 더 이상 솔개와 독수리에게 쫓기는 삶을 살지 않아도 됐고 먹고사는 문제에 대해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됐다. 닭에겐 언제나 평화와 안락이 보장됐다. 그런데 하루 한 개의 달걀로 만족하지 못했던 인간은 닭을 비좁은 닭장에 가둬놓고 잠도 자지 못하게 밤에도 환하게 전깃불을 켜 놓았다. 밤과 낮의 구분도 없는 닭장 안에서 닭은 하루 두 개씩의 달걀을 낳았다. 그러나 욕심에 한계가 없는 인간은 마침내 잔인한 선포를 했다.

 "알도 필요 없다. 고기만 다오."

 닭은 부화한 지 두 달 만에 삼계탕 그릇에 담기고 있다. 닭이 날짐승이기를 포기하고 안락한 삶을 택한 대가는 이처럼 처참한 것이었다.

 인간은 누구나 꿈의 날개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꿈의 날개를 펼치고 하늘을 날기 위해서는 위험을 감수해야 하고 모험을 각오해야 한다. 닭의 모이처럼 쉽게 주어지는 것에는 응분의 대가가 따르기 마련이다. 가축으로 전락한 닭이 먹고 사는 데는 노력이 필요 없으며 위험도 따르지 않는다.

 쉽게 주어지는 것은 가치가 없다. 이처럼 앞으로 살아갈 날이 창창한 젊은이들이 땀 흘리기를 싫어하고 쉬운 일만 찾는다면, 창의력을 발휘하기 위해 고민하는 삶을 살지 않는다면 사회와 국가는 물론이요, 자신에게도 매우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다. 돌은 강이나 바다, 그리고 산을 비롯한 자연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부러워하는 다이아몬드를 캐기 위해 광부들은 수백 미터의 지하에서 목숨을 걸고 피땀을 흘려야 한다. 성공과 행복을 위해서는 시련과 고난을 스스로 이겨낼 수 있는 신념과 용기가 있어야 한다. 아니, 시련과 고난을 즐길 줄 알아야 하며 실패와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실패와 실수 속에서 교훈을 발견한다면 성공의 정상에 한 걸음씩 다가갈 수 있는 것이다. 이 세상의 어떤 성공자도 단번에 위대한 업적을 이룬 사람은 없다. 끝없는 도전과 실패, 좌절과 눈물을 딛고 위험을 감수하며 날기를 멈추지 않아야만 성공을 쟁취할 수 있는 것이다.

 1903년, 인류 최초로 하늘을 나는 꿈을 실현시켰던 라이트 형제(Wilbur Wright & Orville Wright)는 `인간도 날개만 달면 새처럼 날 수 있다`는 지극히 단순한 논리를 과학으로 증명한 불굴의 인간이었다. 그들이 최초의 동력 비행기인 <플라이어>를 만들어 비행한 시간은 12초에 지나지 않았으나 무수한 실패와 실수, 그리고 좌절을 딛고 드디어 세계 항공기산업을 주도했다. 그들은 자신의 삶 전체를 비행기를 위해 바치다 미혼으로 죽었고 윌버의 아버지는 아들의 추도문을 직접 썼다. "중요함으로 가득한 짧았던 삶, 동요하지 않는 열정, 크나큰 겸손과 자기 신뢰, 정의를 명확히 바라보고 그것을 꾸준히 추구하면서 살다 죽다."

 생명이 있는 존재는 언젠가는 죽는다. 그러나 죽음이 두려워 어떤 일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생명을 값없이 낭비하는 일이다. 자신의 일을 하면서 성공과 실패를 생각하지 말라. 그저 묵묵히, 정상을 향해 한 걸음씩 발걸음을 옮기는 등산가의 자세로 열정을 쏟으며 최선을 다하는 것 자체가 삶을 값지게 하는 것이다. 나는 것이 위험하고 힘들다고 날기를 포기하고 가축으로 전락해버린 닭의 비참한 운명에서 우리는 섬뜩하리만치 냉엄한 교훈을 깨달아야 한다. 이 세상은 어디든 위험이 가득하다. 어떤 시련과 가혹한 운명이 우리 앞을 가로막을지 모른다. 그러나 오히려 이러한 시련을 기꺼이 받아들이며 두려움을 떨치고 높고 푸른 하늘을 향해 날아야 한다. 젊음이여, 저 높고 푸른 하늘을 향해 꿈의 나래를 펴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