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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때마다 땜질` 마사회 개혁 이제 시작
`사고 때마다 땜질` 마사회 개혁 이제 시작
  • 경남매일
  • 승인 2019.12.29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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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중원 기수가 한국마사회의 부조리한 문제를 고발하고 극단적 선택을 한 가운데 지난 27일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시민대책위가 출범했다. 시민대책위에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와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등 59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했다. 이날 문 기사 유족은 정부가 공기업인 마사회 관련 문제 해결에 직접 나서 달라며 정부서울청사 인근에 천막 분향소를 설치했다.

 대책위는 말 산업으로 국가 경제 발전과 국민의 여가선용에 기여한다던 한국마사회는 사람을 쥐어짜 수입을 극대화하는 일개 기업에 지나지 않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 14년간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7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음에도 성찰 없이 오히려 `선진 경마`를 한다며 경쟁체계를 강화시켰다고 성토했다.

 전날인 지난 26일 한국마사회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제도 개선안을 내놓았다. 한국마사회는 경마에서 1위 순위 상금 비중을 조정해 중ㆍ하위권 경주마 관계자들에 상금을 재분배하는 상금 구조 개편안 등을 제시했다. 또 부산경남경마공원은 경마 시행 규모 등을 고려, 1인당 1일 7회로 기승 횟수를 제한하기로 했지만 대책위나 유족들은 집회를 강행하면서 근본적인 구조 개선을 촉구했다. 그러나 마사회가 발표한 제도 개선안은 지금이라도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바로 잡으려는 노력이 보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대책위 주장대로 근본적인 구조를 하루아침에 바꾸기는 사실 불가능하다.

 마사회에서 기수와 말 관리사들이 목숨을 끊는 사고가 잇따르는 것은 내부에서 구성원 스스로가 불합리한 문제점을 만드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환부가 썩어들어갈 때 그 부위를 도려내지 못하면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외부 압력이 아닌 자정의 목소리를 높이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도태될 것이고 결국 조직의 생존도 장담하지 못할 것이다. 마사회 개혁은 이제 출발선에 선 것이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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