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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함양군 청렴도 측정 결과에 대해
2019년 함양군 청렴도 측정 결과에 대해
  • 배현준
  • 승인 2019.12.26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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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군 행정과 감사담당 / 함양군 청렴기획단 간사 배현준
함양군 행정과 감사담당 / 함양군 청렴기획단 간사 배현준

 지난 9일 국민권익위원회에서 발표한 우리 군 청렴 성적표는 종합청렴도 4등급(외부 5등급, 내부 2등급)으로 얼핏 보면 다소 실망스러운 결과일 수 있다. 하지만 결과를 세밀히 분석해보면 모두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말해준다.

 외부청렴도에서 최하위 수준이었던 인허가 부분이 2배 가까이 높은 평가를 받았고, 보조금 지원 부분은 과거의 보조금 부정수급이 최근에 사건화됨에도 불구하고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으며, 내부청렴도는 전체 지자체 평균 점수가 하락하는 추세에도 조직 내 균형ㆍ투명 인사 체계 확립 등을 통해 전년도보다 0.19점 상승, 2등급을 유지하면서 도내 상위권을 달성했다.

 내부 조직문화, 인사, 예산, 업무 공정성 분야에서 모두 준수한 실적을 거둔 점, 평가 대상기간 동안 부패사건 및 음주운전 등 불미스러운 일이 한 건도 발생하지 않은 점에는 청렴 함양으로 쇄신 중인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단, `공사관리 감독` 분야는 또다시 갈 길이 멀다는 사실을 각인시켜 줬다.

 공사관리 감독 부분이 뼈아픈 0점(전국 최하위)으로 향상된 다른 분야들의 장점이 희석돼 버렸고, 타 지자체 역시 전체적으로 청렴도가 상승해 상대적으로 우리 군이 제자리걸음인 것처럼 보이게 됐다.

 공사관리 감독 부분에서 0점을 받은 것은 공사관리 감독 부분의 낮은 부패 의식 문제가 아닐까 한다. 공사분야 관계자들은 자신이 저지르는 행위가 부패라는 인식조차 못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가 된다.

 청렴도는 우리 군 전체의 청렴함을 나타내는 대표성을 가진 지표로서, 이 상징성으로 인해 설문조사 대상자들이 군을 대표하는 선출직 군수와 군의원에 대한 여론 평가의 의미로 응답할 여지가 있다. 전직 군수가 직을 상실하고 구속 수감돼 있던 함양군의 지난 지방선거는 역대 어느 선거보다 치열했고 최종 득표수 차이도 적었다. 첨예하게 나눠졌던 유권자의 성향은 현시점의 군정과 청렴도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조심스럽게 판단해 본다.

 청렴도 측정이 위와 같은 사실에 기반하지 않고 지역 군정과 반하는 평가로 변질되어 무분별한 흠집 내기, 편 가르기, 갈등 조장의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고 본다.

 국민권익위원회의 부패요인 분석은 설문자 보호 명분으로 측정 과정이 비공개로 진행되기 때문에, 근거 없이 일방적으로 행해지는 설문과 답변에 대한 검증장치가 없어 타 지자체에서도 신뢰성에 대한 불만이 꾸준히 제기되는 실정이다. 적어도 청렴을 담당하는 부서에는 부패 공무원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개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쪽으로 청렴도 측정방식이 보완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일차적 책임은 모든 공무원의 청렴 의지를 꺾으면서 사익만을 위해 부패행위를 계속하고 있는 극소수 부패행위자에게 있겠지만 군 전체의 청렴업무를 위임받은 청렴 담당으로서 실망스러운 결과를 막지 못한 점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따라서 2020년에는 철저한 자기반성의 자세로 근본적 부패 원인 차단을 위해 공사관리 감독 분야에서 강도 높은 청렴도 개선 대책을 추진할 예정이다.

 공사분야 부패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공무원의 재량행위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과 부당한 관계들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그리고 업체와 감독 공무원의 고질적인 갑을 관계를 청산하고자 공사 감독의 지시ㆍ검사 등 권한을 최소화, 투명화하고, 부패행위에 대해서는 `부서 연대책임제`와 더불어 `최고 수준의 징계`로 대응할 것이며, `업무 관련자와 사적 모임 신고제` 등을 추진하여 부패행위 근절 분위기 조성에 힘쓰고자 한다.

 함양군의 청렴도를 담당하는 책임자로서, 군민들께 실망감을 안겨드린 데 대해 깊은 유감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하지만 함양군 공무원은 반드시 청렴도 향상을 이뤄냄으로써, 왜란에 맞서 위기를 극복했던 함양 선비들의 저력이 여전히 이 땅의 후손에게도 뿌리 깊이 남아 있다는 사실을 보여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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