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10:16 (목)
하늘에서 아빠가 보낸 성탄선물
하늘에서 아빠가 보낸 성탄선물
  • 김용락 기자
  • 승인 2019.12.25 2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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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중원 기수가 예약 주문한 자녀의 성탄선물이 지난 24일 문 기수의 영정 앞에 놓여 있다. /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문중원 기수가 예약 주문한 자녀의 성탄선물이 지난 24일 문 기수의 영정 앞에 놓여 있다. /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마사회 폭로 유서 남긴 문중원 기수
숨지기 전 8ㆍ5살 자녀 위한 선물 예약
‘면담 거절’ 노조ㆍ마사회 갈등 최고조

 마사회의 구조적 문제점을 폭로하고 극단적 선택을 한 문중원 기수(40)가 생전 크리스마스에 맞춰 자녀들을 위해 예약 주문했던 선물이 공개됐다.

 25일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과 유족에 따르면, 문 기수는 한국마사회의 부조리를 유서에 남기고 세상을 떠나기 하루 전인 지난달 28일 8살 딸과 5살 아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온라인으로 주문했다.

 당초 크리스마스 전날로 배송 예약을 했지만 지난달 30일 도착했고, 문 기수의 부인은 남편의 뜻대로 선물을 보관하다 지난 24일 장례식장에 있는 자녀들에게 전달했다.

 문 기수 부인 오은주 씨는 “남편이 크리스마스 선물을 이브 날에 배송되도록 예약 주문해둔 사실을 남편이 남긴 편지를 보고 알았다”며 “이렇게 자녀들을 생각했던 다정했던 남편을 억울한 죽음으로 몰아간 마사회가 하루빨리 제도를 개선해 더는 남편 같은 희생자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문 기수가 자녀들에게 준비한 마지막 성탄 선물은 영정 사진 앞에 놓였다.

 반면, 유족과 노조는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제도개선, 공식사과 등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장례를 연기하고 있지만 마사회와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갈등이 극대화되고 있다.

 한국경마기수협회와 한국마사회가 경마제도 개선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지만, 노조와 유족 측 목소리가 반영되지 못하는 것에 공공운수노조 측이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1일에는 노조 측이 마사회장과의 면담을 신청했지만 거절당했고 이 과정에서 유족이 경찰에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노조와 마사회 갈등은 극에 치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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