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와 도의회, 존재 이유 되새겨야 한다
경남도와 도의회, 존재 이유 되새겨야 한다
  • 박재근 기자
  • 승인 2019.12.22 22: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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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자ㆍ칼럼니스트 박재근
대기자ㆍ칼럼니스트 박재근

고사 위기 원전산업엔 입 닫고 신공항문제는
도민 목소리와 결이 확연히 다른 도와 도의회
대선공약같은 도정운영 지난 사례 반면교사

광역단체 중 로스쿨 없는 경남인데도 입 닫아

 12월도 다하는 연말이다. 괜스레 들뜨게 만드는 게 연말이다. 하지만 올해는 도파민의 증가마저도 기대할 수 없는 무기력증에 빠진 듯, 혼란스럽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수도권의 집값과 달리, 경남은 수직 낙하한 한 해였다. 모든 경제지표도 회생은 더디다. 때문인지, 경남도의 신경제 지도가 성큼 다가오지 않는 잿빛이다.

 경남도는 중앙-도-기초단체인 현 행정 체계상 중앙정부와 기초 자치단체를 이어주는 가교 역할과 함께 지역의 역사적, 문화적 동질성을 바탕으로 단합된 모습도 주도한다. 하지만 경제가 모든 것을 대변하는 시대 상황만큼이나 경남도의 역할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그렇다 해도 지방정부가 강화된 자치권을 가지고 역량을 극대화 시키는 게 세계적 추세다. 이처럼 경남도의 역할은 중요하고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이다.

 하지만, 올해 경남도는 광역자치단체로서 존재의 의미가 흐릿하다. 취임 후 현 정권의 실세를 증명이라도 하듯이 국책사업 추진이 눈에 띌 정도였다. 여기에 더해 요즘에는 각종 권력형 비리 사건에도 이름이 빠지지 않을 정도로 실세임을 증명하고 있다. 그렇지만 정작 요구되는 경남의 절박한 현안에 대해서는 손을 놓다시피하고 있다. 부산 중심의 메가시티를 논하지만 정작 경남도의 존재 이유를 잊고 있지는 않은지 묻고 싶다. 물론 이를 통해 경남경제 활성화를 꾀한다는 게 목적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중앙정부가 해야 할 일이고 경남도는 도의 몫이 있다. 그런데도 부ㆍ울ㆍ경에서 영남권으로 확장된 후, 수도권 외 광역 경제 주창과는 달리, 경남경제는 상대적으로 쪼그라들고 있는데도 그러하다. 마치, 전 경남 도지사가 대선 출마에 앞선 도정 운용이 동남권의 경제 블록화에 이어 통폐합 주장에 이어 영남 경제권 선언과 엇비슷하다. 지난 사례지만 결론은 `쇼`였고 행정 낭비였다. 때문인지, 대선캠프 정책 발표와 흡사하다는 게 중론이다. 모든 게 실세 도지사에 대한 도민들의 높은 기대치 때문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국가정책이라 해도 경남의 현안은 경남도가 챙겨야 한다.

 대표적인 게 원전이다. 경남은 우리나라 중공업의 본산이지만 원전과 방위산업은 경남만의 특화된 산업이다. 8백여 업체가 이를 통해 경남 부가가치도 높았다. 이 같은 경남의 특수산업이 단지 국가정책이라는 이유로 공멸의 위기에 처했는데도 손을 놓고 있다. 국가적으로는 산업 생태계 붕괴, 원전 수출 부진 등으로 막대한 손실을 낳았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마치 없는 듯 외면해버린다. 탈원전은 자해(自害) 정책이나 다름없다는 게 과학계 원로들의 충언이다. 원전 핵심 기기를 공급하는 창원 소재 두산중공업은 현 정부 들어 임원이 절반 이상 줄고 간부급 2천400명이 순환 휴직해야 하는 위기에 몰렸다. 2천여 관련 중소기업도 간신히 명맥을 유지할 뿐이다. 내년 4월 총선 후엔 정부도 전기 요금을 인상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온실가스 배출량은 매년 늘고 있고 미세먼지의 고통도 다시 시작됐다. 현 정부가 중단시킨 신한울 3ㆍ4호기의 건설 재개 공론화를 정부는 물론, 경남도는 흘려들어서 될 일이 아니다.

 각종 국책사업 선정에도 경남경제가 살아나질 못하고 있는 원인이기도 하다. 도는 물론, 입을 다물기는 경남 도의회도 마찬가지다. 시답잖은 건의문 채택과는 달리, 현장과 경남도민의 목소리마저 외면한다면 존재 이유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

 김해 신공항도 부산 이익에 우선해 진행될 뿐 경남 이익을 위한 발언은 없다. 김해 신공항이 잘못된 결정으로 결론이 난다면 부산시가 주장하는 가덕도가 아니라, 각종 평가에서 수월성이 입증된 밀양을 주장해야 함에도 입을 다물고 있다. 인접한 밀양과 달리, 가덕도로 결정된다면, 창원 김해 양산 등 경남산업의 중추도시 부가가치는 뚝 떨어진 도시로 전락할 것이다. 글로벌 시대 `하늘길`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또 경남이 쪽팔리는 것은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에서 유일하게 없는 로스쿨, 도세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치ㆍ의대와 한의대 등 유치를 위한 대책이 없다. 대학발전이 경남발전의 기반인데도 그렇다. 부산 그늘이 원인이며 경남 패싱인 만큼 경남 홀로서기는 도와 도의회가 몫인데도 간과하고 있다. 또 중량감 있는 도지사 족적이 경남도보다는 정치적 영향력 확대와 인기 영합에 치우친 탓이다. 한서 곽광전의 곡돌사신(曲突徙薪)은 굴뚝을 구불구불하게 만들고 굴뚝 옆의 땔나무를 옮기라는 말로 `화를 미연에 방지하라`는 의미다. 이를 미연에 방지하는 게 경남도 존재 이유다. 도민들은 경남도가 광역자치단체인 `도(道)`로서의 존재가치를 가지기를 원하다. 더 이상 도의 존재 이유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 새해에는 경남도를 위한 고민에 우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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