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15:51 (금)
국내 조선업 `협력과 융합`의 노력 우선 필요
국내 조선업 `협력과 융합`의 노력 우선 필요
  • 황철성 기자
  • 승인 2019.12.22 22: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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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부장 황철성
지방자치부장 황철성

경쟁국보다 효과적 기술방향 제시
장기적 발전 위한 전략 수립 절실
다른 산업과 협력 강화 필요한 시점

 전 세계 선박 시장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의 변화는 빠르고 급격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단기적, 중장기적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시장은 급격한 기술적 변화를 요구하고 있으며, 연료의 변화뿐만 아니라 근본적인 추진체계의 변화까지 예상되고 있다.

 한국은행 경남본부가 국내 조선업 전망 및 향후 발전 전략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급격한 환경 변화에 이어 스마트화의 흐름 역시 변화를 가속화하는 매우 중요한 요인으로 경쟁국들의 대응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조선산업은 2000년대 이후 세계 1위의 자리에 오른 직후 호황 국면을 맞이했지만 뒤이어 발생한 국제금융위기, 2014년 이후 대형 조선사들의 대규모 적자 등 위기에 직면했고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위기가 초래된 원인은 시황 부진이라는 외부적 요인도 작용했으나 한국 조선사들의 전략 부재에도 원인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 변동성이 강한 조선업의 특성에도 불구하고 한국 조선사들은 이에 대비하지 않았다.

 중국은 국가 전략의 일환으로 조선산업을 양성하고 있고 국가의 주도로 급격한 기술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일본은 조선업에서의 기술 개발 역량 붕괴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주도로 결성된 해사 클러스터와 같은 조직을 토대로 한 협력을 통해 의외의 성과들을 만들어가고 있다. 유럽 역시 이러한 변화를 기회로 삼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급격한 환경 변화와 경쟁국들의 움직임 속에 여전히 맹목적인 경쟁에만 매몰돼 있는 한국 조선업계는 우려스러운 면이 있다. 모든 경쟁국들이 협력을 통해 전략을 수립하고 연구개발에 나서고 있는 현실과는 달리 한국 조선업계는 여전히 경쟁만을 지향하며 대형 3사가 각자의 개발에만 몰두하고 있어 효율성이 크게 낮은 행동양식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현실은 산업과 시장의 변화가 기회가 아닌 위기로 작용할 위험을 높이고 있다.

 한국 조선산업은 경쟁국 대비 기술력을 우위로 시장에서 경쟁해 나가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러한 기술의 우위는 매우 중요할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한국 역시 경쟁국 대비 보다 효율적이며 효과적인 기술 개발 방향을 찾아야 한다. 시장의 변화 요구, 경쟁국들의 움직임 등을 감안할 때 한국의 장기적 발전을 위한 전략으로는 `협력과 융합`의 노력이 우선적으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의 극심한 경쟁을 뒤로하고 생존을 위한 상호 간 협력과 조선사, 해운사, 각 해사 기관 등 범 해양산업 내의 협력은 물론 융합을 위한 타 산업과의 협력 등이 필요한 시점이다. 조사자료에는 공학적 기술 개발 외에도 선박 시장의 변화에 따른 제도와 법률, 비즈니스 모델 등 비공학 연구도 같이 수행하며 기술 개발과 함께 연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는 향후 국제적 논의에서 한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고 기술 개발의 방향을 제시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기업 차원의 전략으로는 고객, 즉 선주들과의 소통 강화를 통한 발전 전략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단기적으로는 이를 통해 선주들이 기술발전 속도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발주 투자 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시장의 요구와 기회를 포착하고 이를 장기적인 제품개발 방향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

 또한 조선업 고유의 특성인 장기적 변동성에 대한 대응 전략을 개발할 필요가 있는데, 우선 재무적으로 순이익이 발생한 해에 일정 부분을 장기금융상품에 적립하고 위기 시 이를 금융기관의 지원과 함께 활용해 위기를 쉽게 넘길 수 있는 장기적 재무관리를 정부와 기업 차원에서 고민하고 실행할 필요가 있다.

 호황기의 수익으로 불황기에 선주들의 투자를 유도할 제품이나 기술을 개발하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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