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우리감 익어가는 소리가
낮은 담장 넘어오는 가을 허리
가슴에 무명 손수건 달고 달리던
그때
그 아이들이
추억을 끼니처럼 되새기는 노년이 되어
길게 공들인 세월 앞에 모였다
뒤뚱거리던 인생도
떠메고 달리던 과거도
마알간 가을볕에 널어두고
늙은 이야기꾼들이 되어
그 나이 적 꾸던 꿈을 꺼내면
장마철 계곡물처럼 추억이 쏟아진다
설친 잠 무거워 건들거리는 가을 아침
하룻밤 새 유년이 되어버린 늙은 아이들
정맥이 푸른 산맥을 이루는
마른 손을 잡고 작아져 버린
교실에 앉아
우리는 내일 만날 것처럼 헤어졌다
<서평>
마음속에 있는 고향을 그리듯 유년의 생각은 항시 새롭다. 끼리끼리 만남 지속성이 있고 은유서정의 멋을 더했다. <안태봉 시인>
〈시인약력〉
- 부산 출생
- 『詩와 수필』등단
- 신서정문학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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