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참게의 구수한 맛 내는 걸쭉한 죽 ‘하동 지방 향토음식’
[기획/특집]참게의 구수한 맛 내는 걸쭉한 죽 ‘하동 지방 향토음식’
  • 김영복 식생활문화연구가
  • 승인 2019.12.17 22: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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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복과 떠나는 맛있는 여행
하동군 하동읍 화심리에 자리한 ‘하동 섬진강재첩횟집’ 전경.
하동군 하동읍 화심리에 자리한 ‘하동 섬진강재첩횟집’ 전경.

하동 ‘섬진강재첩횟집’참게가리장국

처음엔 참게+밀가루+된장 끓여

TV 프로에 소개되면서 인기 끌어
그 후 껍데기째 갈아 보양식으로
들깨+검은콩가루ㆍ견과류 등 넣어
구수한 향 특허받아 명품 맛 유지

 하동군 화개면 화개로를 따라 화개초등학교 왕성분교를 조금 지나면 지리산국립공원 ‘서산대사길’에 들어선다.

 이곳은 하동군 화개면 신흥리 의신 쪽에서 흘러오는 대성계곡으로 불리는 냇물 절벽에 ‘세이암(洗 耳岩)’이란 글자가 새겨져 있다.

 신라 말 고운(孤 雲) 최치원(崔致遠)은 여기서 귀를 씻고 신선이 돼 지리산으로 입산했다고 한다.

참게가리장국.
참게가리장국.

 특히 이곳은 최치원이 목욕을 하는데 게가 최치원의 발가락을 물었다고 한다. 최치원은 이것을 고약하게 여겨 그 게를 잡아 멀리 던지면서 다시는 여기서 사람을 물지 말라고 했다 한다. 그 이후 이 근처엔 바위가 많아 게가 서식할 만한 적지인데도 불구하고 게가 없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동군 일대 섬진강을 비롯한 지류 계곡에는 십각목(十 脚 目) 바위게과에 속하는 갑각류로 담수산(淡 水 産) 참게가 서식하고 있다.

 이곳의 참게는 둥근 사각형 모양의 등딱지는 다소 녹색을 띤 갈색으로 돼 있으며, 배 딱지는 흰색을 띤다. 집게발에는 짧고 부드러운 털이 빽빽하게 나 있다.

둥근 사각형 모양의 등딱지를 가진 참게.
둥근 사각형 모양의 등딱지를 가진 참게.

 하동의 참게는 1980년대까지만 해도 강가나 논두렁에 기어 다니는 게를 손으로 잡기도 했다.

특히 계곡 등지에서 손으로 게를 낚을 때는 가늘고 긴 갈대 끝에 지렁이를 빠지지 않게 꿴 다음에 바위 밑 참게 구멍에 넣고 바깥쪽으로 살살 유인을 하다가 게가 완전히 다 나왔을 때 손으로 덮쳐서 잡는다.

손으로 잡는 방법은 주로 날씨가 맑지 않은 가을날 밤에 횃불을 들고 개울이나 강가로 나가 산란을 위해 줄지어 내려가는 참게를 잡는 것이다.

최근에는 에는 주로 통발을 강바닥에 내려놓고 다음 날 아침에 배를 타고 다니면서 통발을 걷어 올려 그 안에 든 게를 잡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통발 안에는 주로 돼지비계를 넣어놓고 게를 유인하는데, 통발에 한 번 들어간 게는 다시 나가지 못하게 돼 있다.

투망에 잡힌 참게.
투망에 잡힌 참게.

 2000년 어느 날 하동 섬진강재첩횟집(하동군 하동읍 화심리 951 전화 055-883-5527, 055-883-4588) 주인 양해영 씨가 필자를 찾아 왔다.

 당시는 필자가 마산mbc ‘이야기가 있는 별미산책’을 진행하고 있을 때였다.


 필자는 양해영 씨 부부를 만나 혹시 어렸을 적 먹었던 음식을 모두 이야기해보라 하니 어릴 때부터 섬진강에서 잡은 참게에 밀가리(밀가루)와 된장을 풀어 넣고 끓여 먹었다고 한다.

 그래서 필자는 그럼 ‘참게가리장국’을 해 보라고 권유하고 내가 진행하고 있던 TV프로에 소개를 했다.

 이 메뉴는 예상대로 적중했다.

 TV프로가 나가자 각 TV방송 매체에서 찾아와 촬영해 내보냈고 방송을 본 시청자들이 전국에서 찾아 왔다.

 처음에는 참게에 된장과 찹쌀가루를 풀어 끓여 장사를 했으나 ‘하동 섬진강재첩횟집’이 장사가 잘 되자 주변 민물횟집에서 ‘참게가리장국’을 팔게 되고 만지 배밭 도로는 그야말로 ‘참게가리장국’ 맛 길이 됐다.

‘세이암(洗 耳岩)’.
‘세이암(洗 耳岩)’.

 경쟁이 심해지자 ‘섬진강재첩횟집’은 참게를 껍데기째 갈아 들깨, 밀가루, 쌀가루, 검은콩가루 등 곡물ㆍ견과류 가루와 함께 끓인 보양식을 탄생시켰다. 죽처럼 걸쭉하고 황갈색인 국물은 그냥 봐서는 참게가 들어갔는지 알기 어려웠지만, 참게 특유의 구수한 향이 나는 걸쭉한 죽 형태의 장국을 개발해 특허청에 특허를 신청해 업그레이드된 명품 ‘참게가루장국’을 탄생시켰다.

 ‘참게가루장국’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보양식으로 하동지방의 귀한 향토음식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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