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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은 추억일 뿐 도전은 감독의 인생”
“지난 일은 추억일 뿐 도전은 감독의 인생”
  • 연합뉴스
  • 승인 2019.12.17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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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2일까지 통영 전지훈련 “통영 전훈은 재충천의 시간”
 “1년만 버텨보자고 했던 게 여기까지 왔네요. 지난 일들은 추억일 뿐이죠. 다시 도전해야 합니다. 그것이 감독의 인생이니까요.”

 베트남 축구의 역사는 이제 박항서 감독(60) 부임 이전과 이후로 양분되게 됐다. 지난 2017년 10월 박항서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베트남 축구 역사에 수많은 이정표가 세워졌다.

 2018년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준우승을 시작으로 2018 자카르타ㆍ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역대 처음으로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지난해 12월에는 10년 만에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우승에 성공하더니 이번 달에는 베트남 축구 역사상 60년 만에 동남아시안게임(SEA) 정상에 오르는 쾌거까지 달성했다.

 베트남 축구 역사를 매번 새롭게 바꾸는 박 감독은 베트남의 ‘국민 영웅’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런 가운데 박 감독은 동남아시안게임을 끝낸 뒤 선수들을 이끌고 14~22일까지 일정으로 통영 전지훈련에 나섰다.

 다음은 박 감독과 일문일답.

 -경남FC 감독을 맡았던 이후 오랜만에 통영에 온 소감은.

 “경남FC 초대 감독을 지낸 뒤 전남 드래곤즈와 상주 상무 등을 지휘하면서 전지훈련으로 통영을 자주 찾았다. 경상남도 산청이 고향이다. 한국에 온 게 기쁘다. 베트남 선수들을 환영해주신 팬들에게 감사드린다.”

 -전지훈련지로 통영을 선택한 이유는.

 “베트남 U-23 대표팀이 최근 끝난 동남아시아의 올림픽이라고 불리는 ‘동남아시안게임’(SEA)에서 60년 만에 남자 축구 우승을 해냈다. 대회가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부상 선수들도 있어서 체력 회복과 부상 치료 차원에서 통영을 전지훈련지로 선택했다. 선수들도 재충전이 필요한 때다. 한국은 저의 고국인 만큼 내년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을 준비에 도움을 받을 수도 있어서 추운 날씨지만 통영에 왔다.

 동남아시아축구도 최근 급성장하고 있다. 아직 동북아시아 팀들과 간격은 있지만 모두 ‘탈(脫)동남아’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번 전지훈련은 휴식의 의미가 큰가.

 “제가 A대표팀과 U-23 대표팀을 함께 맡고 있다. 동남아시안게임 준비 기간이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과 겹쳐서 그동안 U-23 대표팀에 신경을 많이 못 썼다. AFC U-23 챔피언십은 엔트리가 23명이다. 필드 플레이어 25명과 골키퍼 3명을 데리고 왔다. 출전 기회를 덜 받았던 선수들은 정상 훈련을 치르고, 부상이 있는 선수들은 회복 훈련에 집중할 것이다. 선수들을 A, B, C 그룹으로 나누어 훈련할 예정이다.

 -올 한해를 돌아보면 어떤 느낌인가.

 “처음 베트남에 갔을 때는 ‘1년만 버텨보자’는 생각이었다. 1년을 버티고 나니까 계약 기간을 채우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2018년이 끝날 즈음에는 ‘2019년은 어떻게 할까’라는 생각을 했는데 올해 많은 성과를 거뒀다. 지난 일들은 추억일 뿐이다. 다시 도전해야 한다. 이것이 축구 감독의 인생이다.”

 -축구 철학은 어떤 것인가.

 “깊은 축구 철학이 있었으면 3부리그 팀을 맡다가 베트남에 갔겠는가(웃음). 선수들의 능력을 극대화하는 데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베트남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많은 목표를 이뤘다는 것은 좋은 선수를 만났기에 가능했다.

 선수들도 감독을 믿고 따라와 줬다. 이영진 코치, 김한윤 코치 등 한국인 코치를 비롯해 베트남인 코치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 좋은 코치들은 만난 것도 행운이다.”

 -AFC U-23 챔피언십에서 8강에 진출하면 한국과 만날 가능성이 있는데.

 “우리는 조별리그 통과가 우선이다. 목표가 조별리그 통과다. 한국은 당연히 조 1위를 차지할 것이다. 같이 조 1위를 하면 8강에서 안 만날 수도 있다(웃음).”

 -내년 1월 AFC U-23 챔피언십에 나서는 각오는.

 “지난해 중국에서 열린 대회는 부임한 지 3개월 만에 선수들 이름도 잘 외우지 못하고 출전했는데 운이 좋아서 준우승까지 했다. 제가 베트남에 와서 처음 성과를 낸 대회여서 기억이 많이 난다.

 이번 대회는 내년 도쿄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대회여서 베트남 팬들도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 조별리그 통과도 쉽지 않지만 준비를 잘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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