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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뒤숭숭한 경남도, 이대로는 안 된다
연말 뒤숭숭한 경남도, 이대로는 안 된다
  • 박재근 기자
  • 승인 2019.12.15 2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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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자ㆍ칼럼니스트 박재근
대기자ㆍ칼럼니스트 박재근

 경남도가 뒤숭숭하다. 1등급 한 곳 없는 경남도의 청렴도는 도민들이 공직사회를 불신하는 바로미터며 시쳇말로 청렴도정은 공염불이 된 꼴이다. 국민권익위원회의 청렴도 발표 결과 몇 년 동안 1등급 등 상위권을 유지하던 청렴도는 지난해 취임 후 공정과 공평을 내세우는 김경수 도지사의 도정 철학에도 불구하고 중위권으로 추락했다는 사실이다. 청렴도에 이어 바닥권인 경제지표까지 보태지면서 흉흉하다.

 경남도가 신경제 르네상스 시대를 내세운 것과는 달리, 창원공단 등 도내 주요 공단의 가동률은 IMF 이후 최고치란 아우성이다. 각종 경제지표가 수직 낙하인 그 여파는 집값 하락, 상가 공실률 증가, 자영업 몰락을 비롯해 복지 성금마저 줄어드는 등 경남 전반에 걸쳐 생명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목소리다. 그만큼, 경제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경남경제가 바닥인 것은 조선, 기계, 자동차 등 제조업 본산인 경남의 불황과는 달리, 창원을 중심으로 한 원전 및 방산 산업은 제조업과는 또 다른 메카였다. 하지만 `정부의 탈(脫) 원전` 정책이 경남경제를 후퇴시킨 결과여서 경남도민들을 뿔나게 하고 있다. `탈(脫) 원전이 세계적 추세`라는 정부 주장과 달리 독일 프랑스 등 재생에너지 확대를 공언해온 주요국은 지난해 원전 의존도를 오히려 높였다. 탈 원전 정책이 `성역`이라 해도 각계 목소리는 재검토가 절박하다고 주장한다. 정부 정책이라 해도 교조적이지 않다면 더 늦기 전에 경남도가 나서 정책 오류 가능성을 따져볼 기회다.

 도가 팔짱을 낀 것은 또 있다. 김해공항 건설 재검증을 요구한 것과는 달리, 김해 신공항 문제가 총리실로 이관된 이후, 도의 입장 발표가 없다. 부산시가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을 공식화하는 것에도 그렇다. 용역 결과 밀양이 가덕도보다 훨씬 나은 적지임에도 부산의 정치적 주장에 동의하듯, 입을 닫고 있다. 경남도(밀양)와 부산(가덕도)이 경쟁한 것을 감안하면 경남도의 이 같은 처신은 논란만 증폭시킬 뿐이다. 때문에 영호남을 아우르는 사천공항 추진 등 도민들이 목소리 높이는 사태까지 몰고 왔다.

 경남 도정은 동남권을 넘어 영남권, 더 나아가 수도권과 비견되는 경제 블록화 등 대권 공약 같은 총론을 내세울 뿐 각론이 없다. 좋은 일, 주목받는 일에는 끼어들고, 나쁜 일에는 발을 빼는 형국이다. 때문인지, 부산과의 협력도 메가시티를 외치지만 속내는 대권의 꿈을 키우고 것으로 읽힌다.

 때문인지, 이 같은 흐름은 도정과는 무관하다는 여론도 있다. 이 같은 논란도 잠시, 인사 때가 되면 손을 놓을 정도다. 도내 시군과의 교류도 모양새에 그친다. 단체장끼리 만나 현안을 논의하기는커녕, 결정권도 없는 행정부지사와 도내 부단체장들의 만남에 그쳐 일하는 시늉에 그치고 소통과 협력보다 인사 교류를 없애는 등 단절로 흐르고 있다. 이같이 도청 직원들이 도 및 시군 등 부단체장끼리만 만나다 보니, 도의 위상은 낮아만 지고 도의 조정 역할은 기대난이다. 광역 교통망 조성을 위해 꼭 필요하다는 창원과 김해 간의 비음산 터널 개설을 비롯해 남부 내륙고속철도 역사 유치, 진주와 사천시의 중형 위성 조립공장 설립 등의 조정 역할에 대해서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외부 전문가 초치 등 법석인 혁신 도정도 도의회에서 가장 많은 건수의 예산이 삭감되는 등 어느 누구에게도 공감을 얻지 못하는 상황이고 인사 혁신도 지난 10일 승진 내정자 발표 결과, 고시 중심이어서 인사 혁신도 빈말이란 말이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다. 인사에 앞서 신뢰하지 않는 탓인지 노조 게시판과 복도통신에는 각종 낱장 광고가 난무하고, 사무실은 밤에도 불이 꺼지지 않는다. 좋은 보직을 노린 꼼수에 있다. 내부 메신저를 통한 백일장도 열린다. 주요 부서와 주요 보직으로 이동하기 위해, 기피 부서에서 탈출하기 위해 직원들은 본연의 업무가 뒷전인 듯하다. 병원 진단서, 자녀 출생, 부모 봉양 등 잡다하지만 눈물의 주옥편인 사연도 쏟아진다.

 인사 예고에서 발령까지 긴 터울도 업무에 손을 놓게 만든다. 단적인 경우는 근무평정이 끝난 것에 있다. 현 업무에 의한 성과로 받을 포상 등 혜택은 곧 실시되는 인사로 보직 받을 내년 업무 담당자 몫이어서 현 직원에게는 의미 없는 일이 돼버리는 구조가 낳은 촌극이다. 도지사 측근이라지만 정무직과 일반직 사이에는 이미 메울 수 없는 틈이 벌어져, 도청 직원들은 팔짱을 끼고 있는 일이 다반사다. 명확한 목표 제시도 없이 일만 벌이고 있으니 옥상옥일 뿐이고, 어공(어쩌다 공무원)으로 치부되는 정무 직원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경남도의 청렴도는 내부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내부청렴도와 정책고객평가에서는 각각 1등급을 받았다. 하지만, 도민을 대상으로 하고 도민이 평가하는 외부청렴도에서는 오히려 수직 낙하, 중 하위등급에 그쳤다는 점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김경수 지사는 오는 24일 드루킹 사건으로 인해 정치적 명운이 걸린 선고를 앞두고 있다. 때문인지, 도정 연속성을 두고 도민 관심이 높다. 2019년도 다하는 시간, 훌훌 털고 일신해야 한다. 신경제 지도, 민생경제 등 구호성보다 경남대전환을 위한 로드맵을 내놓아야 한다. 그래야만 `용`을 그리려다 도마뱀도 못 그린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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