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04:29 (목)
김해미술협회, 수상 작품 선정 비리 의혹
김해미술협회, 수상 작품 선정 비리 의혹
  • 김정련 기자
  • 승인 2019.12.11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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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회 김해미술협회 회원정기전 모습. 기사내용과 관계없음.
43회 김해미술협회 회원정기전 모습. 기사내용과 관계없음.

심사과정 끝난 이후 특별상 3개 추가
심사위원 A씨 “지부장 등 간부 입김”
수백만원 금전 주고 대작 만연 지적
협회 측 “관행일 뿐… 인맥 관련 없어”

 지역 신진작가의 등용문으로 여겨지는 김해미술대전의 심사 결과가 협회 일부 간부에 의해 변경되는 등 심사 비리로 얼룩져 있다는 내부 고발이 본지에 전해졌다. 김해미술협회 측은 허용되는 관행이며 의논 과정이 없어 문제가 발생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지난달 진행된 제12회 김해미술대전 서양화 부문 심사위원 중 한 명인 A씨는 본지를 찾아 “당초 13개 작품이 특별상으로 수상하기로 심사 과정에서 결정했었는데 갑자기 입선 작품 3개가 추가로 특별상으로 선정됐다”며 “미술계의 부패를 뿌리 뽑기 위해 이 사실을 알리게 됐다”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제12회 김해미술대전 서양화 부문출품 작품은 총 361개로 1차 심사를 통해 222개 작품이 입선작으로 선정됐다. 출품작의 입상 여부는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의 심사로 진행되며, 서양화 부문은 20명으로 심사위원이 구성될 예정이었지만 1명이 불참하며 총 19명의 심사위원과 1명의 분과위원장으로 심사위원회가 구성됐다.

 심사위원 19명은 1차 심사를 통과한 작품 중 1명당 1개의 작품을 선별한 후 19개 작품에서 재투표를 거쳐 대상, 최우수상, 우수상, 특별상, 특선 등으로 입상을 결정한다. 당시 심사위는 대상 1명, 우수상 5명, 특별상 13명으로 최종 심사를 마무리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최근 3개의 입선 작품이 추가로 특별상을 수상하게 된 것이다. A씨는 추가 특별상 수상의 배경에는 협회 내부 간부들의 인맥과 금권에 있다고 주장했다.

 A씨는 “당시 이를 이상하게 여겨 동료 심사위원 B씨에게 한 출품작(C씨 작품)을 추가로 특별상으로 올렸냐고 물었다”며 “이에 B씨는 ‘C씨 작품은 정 회장과 관련 있고 나는 다른 작품에 신경 썼다’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B씨가 언급한 정 회장은 한국미술협회 김해 지부장이며 C씨의 화실 스승”이라고 덧붙였다. A씨의 주장이 사실일 경우, 정씨는 물론 B씨 또한 심사 비리 의혹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단순 교육이라는 명목으로 금전을 제공하고 대회서 손쉽게 수상하는 관행도 지적했다. A씨는 “보통 미술대전 출품을 위해 힘 있는 스승에게 수백만 원 상당의 수강료를 주고 그림 지도를 받는다”며 “실상은 해당 스승이 제자의 그림을 대작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A씨는 “이러듯 스승과 제자 사이의 돈거래는 이미 김해 내 미술계 종사자들 사이에서는 피할 수 없는 누습”이라며 “순수한 마음으로 그림을 배우는 미술인들이 피해를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미술협회 전ㆍ현직 간부들이 연루된 미술대전 심사 관련 비리는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라며 “역량 있는 신진작가 발굴 취지는 잃은 지 오래이며 경찰 수사 후 벌금형으로 끝낼 문제가 아니라 제보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김해미술협회 지부장 정씨는 “미술대회 활성화를 위해 1~2 작품 정도는 운영위원장과 심사위원장이 의논을 거친 뒤 특별상 선정에 반영 하는 편”이라며 “심사를 하다 보면 특정지역에서 다수의 수상자가 생기기도 해 지역의 우수한 작품의 경우 특별상으로 선정하기도 한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번 대회에서는 시간이 맞지 않아 심사위원들과 의논 과정 없이 선정한 것이 문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인맥과 금권은 전혀 연관성이 없다”고 심사 비리에 대해 선을 그었다.

 한편, 한국미술협회 김해 지부장 선거는 오는 20일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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