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22:33 (금)
겨울철 도로 위 살인자 `블랙 아이스`
겨울철 도로 위 살인자 `블랙 아이스`
  • 오원택
  • 승인 2019.12.11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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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경찰서 경무계 경위 오원택
함양경찰서 경무계 경위 오원택

 매년 겨울철 도로 위를 운전하다 보면 다리나 산모퉁이 커브 길에서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차량이 미끄러져 사고가 나는 경우가 많다. 평소처럼 생각하다가 조금만 속도를 내면 연쇄 충돌로 이어지고 사망사고까지 발생한다. 운전자들이 이론적으로는 알고 있지만 실제 본인이 당하고 나면 당황해하는 것이 블랙아이스에 의한 사고다.

 블랙아이스란 낮 동안 내린 눈이나 비가 아스팔트 도로의 틈새에 스며들었다가, 밤사이에 도로의 기름과 먼지와 섞여 도로 위에 얇게 얼어붙어 생기는 것인데, 이를 블랙아이스 즉 `도로 결빙 현상`이라고 한다. 얼음이 워낙 얇고 투명하므로 도로의 검은 아스팔트 색이 그대로 비쳐 보여서 검은색 얼음이란 뜻의 `블랙아이스`란 이름이 붙여진 것이다.

 블랙아이스 상습 발생지역을 보면 주로 겨울철 새벽 시간대에 터널 출입구와 다리 위 도로에서 자주 발생하며, 눈이나 비가 내리지 않더라도 습도가 높은 저수지와 해안도로, 호숫가 주변과 같이 늘 그늘이 져 있거나 기온 차가 큰 곳에 상습적으로 발생한다. 또한 겨울철 제설 작업을 위해 도로 위에 뿌린 염화칼슘과 눈이 결합하면 남아있던 수분이 도로 표면을 미끄럽게 만들어 블랙아이스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경찰청 겨울철 교통사고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눈길 사고 사망자는 186명이며, 블랙아이스 사고 사망자는 706명으로 무려 4배 이상 높게 집게 됐다. 이유는 운전자가 핸들 제어가 어렵고, 대부분 연쇄 충돌 가능성이 큰 대형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블랙아이스에 의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응달지역과 교량과 고가도로 같은 곳에서는 블랙아이스가 생기기 쉽기 때문에 이런 곳으로 진입할 때는 속도를 줄이고 앞차와 안전거리를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운전 중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차가 미끄러지고 있을 때는 핸들을 급하게 조작하지 말고 미끄러지는 방향으로 천천히 움직여 최대한 직진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엔진 브레이크로 속도를 줄이고 브레이크를 밟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빙판길에서는 마른 노면에 비해 제동거리가 2배 이상 길어지므로 타이어 마모상태를 점검하고 적정 공기압을 유지해야 한다.

 겨울철에는 도로가 결빙돼 있다는 것을 항상 염두하고 기본적 사항을 준수해 운전한다면 자신의 안전을 지킬 뿐만 아니라 타인의 안전까지도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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